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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묵지/책 더하기 · 리뷰

[명사들의 문장강화] 이 시대 대표 지성들의 글과 삶에 관한 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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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 뷰


당대 최고 문장가 10인의 '우리는 왜 글을 써야 하는가'

글쓰기란 무엇인가? 사전적 의미로는 "생각이나 사실 따위를 글로 써서 표현하는 일"의 명사를 일컫는다. 글에는 글쓴이의 생각, 즉 글쓴이가 오롯이 담겨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글을 통해 다양한 정보들을 읽고 유익한 지식을 습득한다. 때로는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를 읽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기도, 할레드 호세이니의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을 읽고 분노에 일기도 한다. 글의 힘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전달되고, 사람을 동하게 한다. 반면에 한 줄의 글이 악플이 되어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사람을 죽이기도, 스스로 자살을 하게 만들기도 한다. 글의 힘은 실로 대단하다. 한 줄의 글은 누군가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기도 하고, 인류의 역사를 바꿔놓기도 한다. 따지고 보면 '글쓰기'란 정말 매력적인 일이 아닌가. 


그렇다면 어떻게 써야 하는가?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글을 쓴다. 직장인은 보고서를, 취업 준비생은 자기소개서를, 상품 광고를 위해 멋진 카피 문구를 써야 한다. 지난해 나도 우연찮은 기회에 책을 한 권 출간한 일이 있었다. 어쭙잖은 공저로 책을 한 권 써내면서도 나는 골머리를 싸쥐어야 했다. 탈고의 과정을 거치면서 내 문장들이 낯설게 느껴지기도 수차례였다. 머릿속에만 맴도는 생각을 아름다움과 감동으로, 어떻게 근사한 이야기로 풀어놓을지 몰라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그리고 나서 받아든 인쇄본 책을 읽으면서도 아쉬움은 더 크게 남았다. 이 부분은 다르게 표현했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이런 건 차라리 구어체를 쓰는 것이 독자들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갈텐데... 물방울이 또르르 흘러내리듯, 노래하듯 흐르는 고은 시인의 아름다운 문장, 마법의 언어와 같이 힘 있는 안도현 시인의 문장이 그저 부러울 뿐이었다.


지적으로 충만한 인생을 사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매일 자신을 위해 한 줄의 글을 쓴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을 것인가. 블로그와 SNS 등 발전하는 매체로 인해 글을 쓸 기회는 더 많아졌지만, 많은 사람들이 소질과 재능을 핑계 삼아 글쓰기를 망설인다. 물론 날 때부터 뛰어난 문장가도 있지만, 자전거 타는 방법을 배우듯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 처음엔 서툴고 넘어지기를 수 없이 반복할 테지만, 부단히 노력하고 연마하면 글쓰기는 자신만을 표현하는 최고의 방법이 될 것이다. 글 쓰기는 삶의 전략이자 글을 쓰는 시간은 자신의 자아와 만남을 갖는 시간이다. 글의 문체, 문법에는 그 사람이 살아온 세월이 묻어 향을 낼 것이다. 아직도 글쓰기가 망설여지는가? <명사들의 문장강화>를 통해 이 시대 최고의 천재 문장가들 10인의 글쓰기 비법, 노하우를 전수 받아 보자.



■ 본문 중에서


○ 시인 고은의 문장강화 - 시인들의 샤먼으로 우뚝 선 고은, 우주의 노래를 담다 

표현은 따라오게 되어 있다. 수레바퀴가 굴러가면 바퀴 자국이 생긴다. 이것이 표현의 문법이고 장르이고 양식이다. 문법이 먼저 있어서 그 길을 따라 가는 것이 아니고 내가 길을 가야 문법이, 문체가 생기는 것이다.

우리 민족의 아픔과 희망을 노래한 작가. 1958년 등단한 이래 시, 소설, 평론 등의 저서를 150권 이상 세상에 내놓았다. 그 가운데 연작 시집 《만인보》는 '20세기 세계문학사상 최대의 기획'으로 꼽히고 있다. 팔순이 넘은 지금도 뜨거운 가슴으로 세상을 살피며 왕성한 저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 세계속의 시인 - 15p.

수많은 대중화된 작가들이 사회 도처를 점유하고 있다. 특히 전산 문명 이후의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들 덕분에 그러하다. 수많은 사람들이 임시적이고 즉흥적이며 충동적인 발언을 한다. 순간적으로 의미를 부여하고 사라져버리는 우주 속의 초신성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이런 현상 속에서 '진정한 작가는 이런 불가피한 당대의 현실로부터 소외되어서 독백의 무대를 고수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하고 시인이 말한다.


# 피할 수 없는 시인의 운명 - 33p.

그에게 '왜 시를 쓰는가'라는 상투적인 질문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는 그런 질문 따위와는 상관없이 시를 쓴다. 그의 시를 이해하려면 그의 삶을 알아야 한다. 시가 곧 그의 삶이기 때문이다.

1962년, 그는 승려의 옷을 벗고 세상으로 환속했다. 10년간의 승려 생활로 어느 정도 전쟁의 상처를 치유했지만 다 씻어내지는 못했다. 그때 찾아온 불면증은 그를 10년 동안 따라다녔다. 가혹한 불면증과 함께 죽음에 대한 명제가 다시 들러붙었고 퇴폐와 허무주의가 그를 다시 빨아들였다. 그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무교동 술집을 찾아다니며 술을 마셨다. 프랑스 취향의 다방도 드나들면서 장폴 사르트르의 《구토》와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T.S. 엘리엇의 《황무지》를 이야기했다.



○ 자연과학자 최재천의 문장강화 - 세상 모든 일의 끝에는 글쓰기가 있다.

이 세상 모든 일의 끝에는 글쓰기가 존재한다. 학자는 논문을 써야 하고 직장인은 기획안을 써야 한다. 연인을 얻으려면 연애편지를 써야 하고 식당을 광고하려면 전단지를 작성해야 한다. 글쓰기는 작가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우리 모두의 것이다.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서는 학자. 서울대학 자연과학대학 생물학과 교수, 환경운동연합 공동 대표, 한국생태학회장 등을 지냈고, 현재 이화여자대학 자연과학대 에코과학부 석좌 교수이며, 국립생태원 초대 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과학자의 서재》《개미제국의 발견》《열대예찬》 등이 있다.


# 글쓰기가 즐거운 이유 '미리 쓰기' - 59p.

《노인과 바다》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어니스트 헤밍웨이도 《무기여 잘 있거라》를 마지막 페이지까지 총 39번 새로 썼다. 천재 작가라도 퇴고의 과정을 비켜 갈 순 없는 모양이다.

'미리 쓰고 100번 고치는 것'. 이것이 최재천이 힘주어 말하는 글쓰기 방법이다. 그래야 글에 대한 스스로의 만족도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 최재천의 메시지: "재능보다 더 중요한 건 치열함이에요" - 96p.

이젠 생존 독서를 하셔야 합니다. 어느 정도 인생을 살아보니까, 이 세상 모든 일의 끝에는 글쓰기가 있더라고요.

학자는 논문을 써야 하고, 회사에 들어가면 기획안을 써야 하고, 아름다운 여인을 얻으려면 연애편지를 잘 써야 하고, 식당을 새로연다면 식당 이름을 지어야 하고, 가게를 광고하려면 전단지도 만들어야 하는데, 그것도 글쓰기잖아요.

이 세상에 글스기 아닌 일이 무엇이 있을가요? 끝에 가면 모든 일이 글쓰기로 판정이 나거든요. 그런데 글쓰기 훈련을 받지 않는건 모순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쓰기는 단지 '작가'만의 소유물이 아니에요. 우리 모두의 것이죠.



○ 문화심리학자 김정운의 문장강화 - '글' 쓰는 놈 위에 '재미'있는 놈 있다

글을 써서 폼 잡는 시대는 갔다. 재미가 있어야 한다. 자신이 겪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써라. 재미와 의미가 교차하는 지점이 바로 글쓰기의 핵심이다. 

문화심리학자이자 여가학자. 독일 베를린자유대학 심리학과 전임강사, 명지대학 여가문화연구센터 소장. 한국여가문화학회 부회장, 명지대학 인문교양학부 교수 등을 지냈고 지금은 여러가지문제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지은 책으로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노는 만큼 성공한다》《남자의 물건》 등이 있다.


# 글쓰기는 치유다 - 108p.

사람이 가장 행복할 때는 생산을 할 때예요. 내 안에 있는 모든 것이 밖으로 쏟아져나올 때 난 희열을 느껴요. 눈에 보이지 않는 내면의 것들이 눈에 보이는 상품으로 만들어졌을 때의 즐거움이란 엄청난 거예요."


○ 소설가 김홍신의 문장강화 - 꾸준히 단련하라

자꾸 자기를 감독하지 말아야 한다. 내 마음 안의 검열관을 지워야 한다. 적어도 책 천 권은 읽어야 쓸 것이 생긴다. 독서로 영혼의 힘을 키우고 자신 내면의 목소리에, 감성에 귀 기울여보라. 자신의 다양한 감정을 글로 표현할 줄 알게 되는 것 만큼 짜릿한 일은 없다.

펜으로 사회의 모순에 맞선 소설가. 제15~16대 국회의원. 경실련상임 집행위워너, 민화협집행위원장, 건국대학 언론홍보대학원 석좌교수를 거쳐 현재 통일의병대표, 민주시민정치아카데미 원장이다. 지은 책으로 《인간시장》《칼날 위의 전쟁》《대발해》《인생사용설명서》 등이 있다.


# 끊임없는 퇴고와 교정의 과정 - 173p.

글도 사람과 같이 나이를 먹는다. 나이를 먹을수록 더 많은 뜻을 머금고 풍부해지며 깊어진다. 글쓴이의 관심사에 다라, 또 그가 어떤 삶을 살았느냐에 따라 글의 향기도 달라지기 마련이다. 글을 쓰는 사람과 그의 글이 세월과 함께 여물어가는 셈이다.

인생이 마음먹은 대로 안 되듯 처음엔 글도 계획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 소설 노트에 열심히 써놓은 시놉시스가 있어도 글을 쓰다보면 시놉시스대로 가지 않고 엉뚱한 방향으로 빠지기도 한다. 마치 우리네 인생처럼 들쑥날쑥하다가 돌아오기도 하고, 서로 이야기가 엉키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일단 써보는 것이다.



○ 종합지식인 남경태의 문장강화 - 글쓰기는 즐거운 지식의 생산이다.

사유와 성찰의 결합이 없는 글은 의미가 없다. 내용과 주제가 무엇이든 작가 자신이 새롭게 각색하고 문체마저도 자신의 것이 아니면 안되는 독특한 향기를 불어넣는 글이 살아남는다.

인문학 대중화에 관심을 두고 번역가, 저술가로 활동 중인 종합지식인. 지은 책으로 《개념어 사전》《누구나 한번쯤 철학을 생각한다》《종횡무진 한국사》《종회무진 동양사》《종횡무진 서양사》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문학과 예술의 문화사 1840~1900》《페다고지》《비잔티움 연대기》《30년 전쟁》 등이 있다.


# 남경태의 메시지: "글쓰기, 이것만은 놓치지 마라" - 214~215p.

- 지식을 채우고 사유하고 재단하라.

글을 쓰려면 지식의 양이 어느 정도 축적되어야 한다. 자기의 방법대로 재단할 줄 아는 눈이 없으면 글 쓰는 의미가 없다. 축적된 지식과 철학적 통찰력을 키우는 것이 우선이다. 그 다음이 문장력과 글 쓰는 훈련이다.

- 역사는 교양이다. 반드시 통사를 읽어라.

어떤 글을 쓰든 역사를 알아두면 힘이 된다. 자신에게 맞는 통사 한두 권만 사서 보면 된다. 적어도 두세 번식 읽어라. 그래야 내 것이 된다.

- 아는 척하지 마라. 자기가 모르는 글은 절대 쓰면 안 된다.

제임스 조이스가 쓴 《피간네의 경야》를 보면 영어 알파벳 마흔다섯 개나 되는 단어가 나온다. 저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독자의 입장에서 말하면 폼 잡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그것은 독자를 전혀 배려하지 않는 저자의 지적 허영이다.

- 글은 논지가 정확해야 한다.

독자를 위해 읽을 만하게 써야 한다. 글은 소통을 위한 것이다. 자신만 아는 독백의 글은 일기에 쓰고, 확실하게 아는 글을 써라. 누구나 아는 것에 자신만의 독창적인 생각을 결합시켜야 한다. 철저하게 독자를 배려하라.

- 목차를 상세하게 적은 후 시작해라.

글쓰기가 막막할 땐 큰 목차에서 작은 목차로 세부화하면 많은 도움이 된다.

- 솔직하게 쓰되 창피해하지 마라.

진심보다 더 강력한 힘은 없다. 철저하게 아는 것만 쓰고, 행여 틀리면 고치면 된다. 아는 척하면서 쓰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다. 그것은 독자를 우롱하는 것이다.



○ 문인 장석주의 문장강화 - 온몸으로 읽고 써라

살면서 반드시 책 한 권을 써보라. 단 한 권의 책을 쓴다면 그것은 자서전일 수밖에 없다. 에세이든 소설이든 그 무엇이든 간에, 그 내용은 자기 자신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그게 바로 가장 독창적인 책이 된다.

시인이자 소설가이자 평론가. 출판기획자, 방송진행자, 대학교수, 북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했다. 1975년 《월간문학》 신인상을 받았고 1979년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와 문학평론이 각각 당선되었다. 《햇빛사냥》부터 《오랫동안》까지 14권의 시집을 펴냈고, 현재 경기도 안성의 한 호숫가에 살면서 70여 권의 책을 쓴, 이 시대 대표적인 문장가이자 독서광이다.


# 나는 자유다 - 252p.

호랑이는 항상 단독으로 다녀요. 대개 동물들은 무리 지어 다니잖아요. 그런데 호랑이는 무리 짓기보다는 항상 혼자 다니죠. 작가라면 그래야 할 것 같아요. 무리의 힘을 빌려서 무언가 이루려 하지 않고 혼자서 해내는 고독한 존재가 되어야 해요. 혼돈 속에서 본질을 꿰뚫어볼 수 있는 조건이 고독이 아닐까요?



○ 드라마 작가 김영현의 문장강화 - 세상을 탐색하는 즐거움

작가는 '관심'이 있어야 한다. 그 대상이 누구든, 무엇이든, 관심을 가지면 그것에 대한 자신만의 시각이 생기고, 그 시각이 글로 표현된다. 그 글을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다면 그 이상 좋은 것이 없다.

한류를 이끈 드라마 작가. 제5회 서울드라마어워즈 한류특별상 작가상, 제48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극본상 등 굵직굵직한 상을 거머쥐었으며 지금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대표 작품으로는 〈대장금〉〈선덕여왕〉〈히트〉〈로열 패밀리〉〈뿌리깊은 나무〉 등이 있다.


# 김영현의 메시지: "작가는 가슴이 끓어야 한다" - 286~287p.

- 자신만의 시각을 가져라

책을 많이 읽어라. 책은 지적 수다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와 대화하기도 하지만 자기 자신과도 일상에서 하지 못해던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된다. 같은 주제에 관련된 책이라도 여러 저자의 책을 읽어보면 다양한 시각을 가질 수 있다.

나는 글 쓰는 직업을 갖기 전에 그리 많은 글을 쓰지 못했다. 그런 개인적인 경험 때문인지 몰라도 많이 쓰는 것보다 많이 보고,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는 것을 권한다.

- 세상에 관심을 가져라

글을 쓰려거든 사회와 사람에 대한 관심을 끊으면 안 된다. 그것이 곧 작가로서의 역량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관심을 가지면 알게 되고, 그러면 가슴속에서 하고 싶은 말들이 끓게 된다. 언어가 끓게 된다는 말이다. 그것을 뱉어내면 그것이 글이다.

뚝배기처럼 가슴이 끓지 않으면 글을 쓰기 어렵다. 훌륭한 문장을 논하기 전에, 하고 싶은 말이 가슴 안에서 끓어야 한다. 그것이 문법, 문체, 문장의 우수성보다 우선이어야 한다.

끓어야 넘치는 법이다. 그러려면 관심을 가지고 세상을 탐색해야 한다. 지금부터 책을, 신문을, 사람을, 사회를, 세상을, 자기 자신의 주변부터 둘러보라. 그럼 보이리라 믿는다.



○ 시인 안도현의 문장강화 - 가슴으로 시를 써라

글쓰기의 '정성'은 몰입이다. 모든 감각을 한 곳에 모아야 한다. 찰나의 순간일지라도 집중해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음식을 만들어주는 마음으로 글을 써야 한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 너는 /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라는 시구로 잘 알려진 한국의 대표 시인. 1981년 〈대구 매일신문〉 신춘문예에서 〈낙동강〉으로 등당한 이후 많은 시를 썼으며 《서울로 가는 전봉준》《모닥불》《그대에게 가고 싶다》 등 수많은 시집을 펴냈다. 어른을 위한 동화 《연어》《관계》 등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현재 우석대학 문예창작학과 교수다.


# 무엇을 어떻게 쓸 것인가 - 319p.

시인이 묻는다. 당신에게 사과를 소재로 시를 쓰라고 한다면 무엇부터 시작할 참인가? 그는 열 가지의 행동을 수행하고 사유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 열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① 사과를 오래 바라보는 일

② 사과의 그림자를 관찰하는 일

③ 사과를 이리저리 만져보고 뒤집어 보는 일

④ 사과를 담은 접시를 함께 바라보는 일

⑤ 사과를 한입 베어 물어보는 일

⑥ 사과에 스민 햇볕을 상상하는 일

⑦ 사과를 기르고 딴 사람과 과수원을 생각하는 일

⑧ 사과가 내 앞에 오기까지의 길을 되짚어보는 일

⑨ 사과를 비롯한 모든 열매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일

⑩ 사과를 완전하게 잊어버리는 일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


# 안도현의 메시지: "시를 쓸 때,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 327~328p.

해야 할 것

- 많이 쓰기 전에, 많이 생각하기 전에, 많이 읽어라

- 재능을 기대하지 말고, 자신의 열정을 키워라.

- 언제 어디서든 메모할 준비를 해라.

- 상투적이고, 익숙하고, 편한 언어들을 버려라.

- 소재에 집중하기보다 사물을 바라보는 자신의 시각에 집중해라.

- 필사적으로 필사해라.

- 고독을 즐겨라.

- 많이 경험해라.

- 모방을 배워라. 모방을 하면서 모방을 괴로워해라.

- 수십 번, 수백 번의 퇴고를 즐겨라.


하지 말아야 할 것

- 제발 시를 쓸 때만 그리운 척하지 마라.

- 혼자서 외로운 척하지 마라.

- 당신만 아름다운 것을 다 본 척하지 마라.

- 아프지도 않은데 아픈 척하지 마라.

- 눈물 흘릴 일 하나 없는데 질질 짜지 마라.

- 무엇이든 다 아는 척, 유식한 척하지 마라.

- 철학과 종교와 사상을 들먹이지 마라.

- 기이한 시어를 주워 와 자랑하지 마라.

- 시에다 제발 각주 좀 달지 마라.

- 자신에게 감정을 고백하고 싶으면 일기에 쓰면 된다. 시는 감정의 배설물이 아니라 감정의 정화조다.

- 특정한 상대에게 감정을 고백하고 싶으면 편지에 쓰면 그만이다.


○ 자기계발서계의 스타 작가 이지성의 문장강화 - 내가 꿈을 배반하지 않으면 꿈도 나를 배반하지 않는다

작가는 매일 매일 깨달음이 있어야 한다. 매일 내가 뒤집어지는 순간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쌓여서 글에 녹아나는 것이다.

인문학으로 독자들을 초대하는 작가. 작가가 되기 위해 14년 동안 수천권의 책을 탐독했다. 주로 자기계발서를 써오다 지금은 인문학 도서로 그 분야를 확장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여자라면 힐러리처럼》《꿈꾸는 다락방》《스물일곱 이건희처럼》《리딩으로 리드하라》 등이 있다.


# 이지성의 메시지: "책 읽고 사십니까?" - 358~359p.

아침에 3분, 점심에 3분, 잠자기 전에 7분. 그 정도만 읽어도 내 인생이 여유로워지고 삶이 많이 바뀐다고 확신해요. 책이라는 것은 나를 돌아보게 해주거든요. 또 앞으로 나아갈 길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학교나 회사에서는 결코 배울 수 없는 것이죠. 유일하게 책만 나의 미래를 이야기해줘요.

독서는 나 자신의 미래를 만나는 시간입니다. 하루에 단 13분도 힘든가요? 책 읽는 13분이, 한 시간이 되고, 반나절이 되고, 하루가 되는 순간이 오겠지요. 책을 사랑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쓰고 싶어질 겁니다.



○ 생태경제학자 우석훈의 문장강화 - 청춘이여, 당당하게 표현하라

일단 쓰기 시작해야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정확하게 알게 된다. 잘못 아는 것은 썼다가 틀리면 고치면 되지만, 아예 모르는 것은 아무것도 쓸 수가 없다. 일단 써봐야 내가 아는 게 있는지 없는지 알게 된다.

환경 문제와 경제 이슈를 함께 엮어 살피는 생태경제학자. 인생의 4분의 1을 독일, 프랑스, 영국, 스위스에서 보냈고, 유엔 기후변화협약의 정책분과 의장과 기술이전분과 이사를 마지막으로 국제 협상과 공직에서 은퇴했다. 지은 책으로는 《아픈 아이들의 세대》《88만원 세대》(공저)《불활 10년》《1인분 인생》 등 다수가 있다.


# 솔직하고, 두려워하지 않는 글 - 374~375p.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에서 아메리카노에 대해 거침없이 '구정물 커피', '시체 썩은 물'이라고 쓴 에코의 직설적이고 정확한 글처럼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당당하게 쓴 글을 좋아한다. "아메리칸 커피 중에는 위에서 말한 것 말고도 구정물 커피가 있다. 대개 썩은 보리와 시체의 뼈, 매독 환자를 위한 병원의 쓰레기장에서 찾아낸 커피콩 몇 알을 섞어 만든 듯한 이 커피는 개숫물에 담갔다 꺼낸 발 냄새 같은 그 특유의 향으로 금방 식별할 수 있다. 이 구정물 커피는 감옥과 소년원뿐만 아니라, 열차의 침대칸이나 일급 호텔 등에서도 마실 수 있다."



■ 차 례


서문

시인 고은의 문장강화 : 시인들의 샤먼으로 우뚝 선 고은, 우주의 노래를 담다

자연과학자 최재천의 문장강화 : 세상 모든 일의 끝에는 글쓰기가 있다

문화심리학자 김정운의 문장강화 : ‘글’ 쓰는 놈 위에 ‘재미’있는 놈 있다

소설가 김홍신의 문장강화 : 꾸준히 단련하라

종합지식인 남경태의 문장강화 : 글쓰기는 즐거운 지식의 생산이다

문인 장석주의 문장강화 : 온몸으로 읽고 써라

드라마 작가 김영현의 문장강화 : 세상을 탐색하는 즐거움

시인 안도현의 문장강화 : 가슴으로 시를 써라

자기계발서계의 스타 작가 이지성의 문장강화 : 내가 꿈을 배반하지 않으면 꿈도 나를 배반하지 않는다

생태경제학자 우석훈의 문장강화 : 청춘이여, 당당하게 표현하라




■ 지은이 : 한정원


방송작가로 오랫동안 일하며 각계각층의 다양한 인물들과 폭넓은 교류를 가졌다. 이 시대 지식인들이 사랑한 책과 그 치열한 지성의 영혼을 정갈한 문체로 담아 낸 《지식인의 서재》와 인문 정신을 경영 철학으로 승화한 경영자들은 1년 동안 인터뷰해 펴낸 《CEO의 서재》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매일 치열한 글쓰기 작업에 파묻혀 살어가던 그에게 어느 날 문득 자신이 왜 글을 쓰는지, 어떤 글을 써야 하는지에 대한 웅숭 깊은 질문이 다가왔다. 그날로부터 1년여의 시간 동안 그는 시인, 인문학자, 경제학자, 역사학자, 번역가, 베스트셀러 작가 등등 내로라하는 당대의 문장가들을 찾아 나섰다. 그리고 돌아와 문장과 글과 삶에 관한 지혜와 성찰이 담긴 이 책 《명사들의 문장강화》를 완성했다. 이 책은 글쓰기의 기술이나 작문법을 다루지 않는다. 이 책은 그보다 더 앞선 이야기들을 독자들에게 들려준다. 쓰는 사람과 읽는 사람 모두를 치유하는 힘을 가진 글은 어떻게 탄생하는지에 대해 유쾌하고도 진지한 논의를 담고 있다. 따라서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매일 자신을 위해 글을 쓰는 삶, 나아가 지적으로 충만한 삶의 아름다운 입구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명사들의 문장강화>

한정원 지음

나무의 철학, 2014



명사들의 문장강화
국내도서
저자 : 한정원
출판 : 나무의철학 2014.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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