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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묵지/추억의 책장 · 메모

[그 곳에 산이 있었다] 한국 등산 교육의 산증인 이용대 교장의 산과 인생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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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 돌아오는 것이 자랑이어야 한다


_그래도 살아 돌아와야 한다 – 69p.

최근 몇 년 사이 우리의 젊은 산악인 8명이 히말라야에서 희생되었다. 2011년 안나푸르나 남벽에서 박영석, 신동민, 강기석이 목숨을 잃었고 같은 해 촐라체 북벽에서 김형일, 장지명 등이 유명을 달리했다. 2012년엔 에베레스트에서 송원빈이 희생됐다. 연이어 2013년에는 칸첸중가에서 박남수가 가고 에베레스트에서 서성호가 목숨을 잃는 등 너무나 많은 희생자를 냈다.

해마다 꽃다운 나이의 수많은 젊은 산악인이 히말라야에 도전하다 목숨을 잃는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죽음과 마주했던 끔찍한 일들을 기억하면서도 히말라야에 오르려 하는 것일까?

등반에 몰입하다 보면 고도와 완등에 대한 욕망을 포기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등산은 살아서 돌아옴으로써 완성된다. 성과를 얻는 것은 등산의 목적이 아니다. 생명의 존귀함을 알고 살아 돌아오는 것 자체가 자랑이어야 한다.

등산은 힘겨운 상황에서 자신을 시험하고 한계를 타파하는 행위이지 죽고 사는 문제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성과에 대한 지나친 집착은 살아 돌아올 수 있는 기회마저 잃게 한다. 상황이 아니다 싶으면 과감하게 떨쳐버리는 것이 최선책이다. 우리는 앞서 간 이들이 목숨을 바쳐 일깨워준 교훈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 자일과 자일샤프트 – 71p.

나와 동료의 체온이 녹아 있는 줄이 자일이다. 독일어로는 베르크자일(berg seil)이라고 하며 보통은 그냥 자일이라고 부른다. 프랑스어로 꼬르드(corde), 영어로는 로프(rope)라 부르며, 자일을 함께 묶고 등반하는 동료를 자일샤프트(silschaft), 꼬르데(cordée), 로프트 파티(roped party) 등이라고 한다. 



# 알피니스트의 초상 – 181p.

그는(박영석) “어려움이 없는 등산 행위는 뜻을 잃고 만다”라고 생각했다.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덤벼들 수밖에 없는 운명적인 만남, 그것이 바로 등산이라고 정의하며 살았다. 어떤 악조건하에서 어떤 곳을 어떤 방법으로 올랐는가 하는 것이 등산의 방법이자 목적이라고 외치며 끊임없이 산을 찾아다녔고 그것이 산악이느이 숙명이라고 말했다.



# 고미영을 보내며 


_ 놀라운 투지와 열정으로 자신만의 ‘산’을 올랐던 산악인 – 189p.

모든 사람이 같은 방법으로 산에 오르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의 등반을 가지고 폄훼할 일도 아니다. 메스너에게는 메스너의 산이 있고 쿠쿠츠카에게는 쿠쿠츠카의 산이 있듯이, 고미영에게는 고미영의 산이 있다. 고미영은 주어진 여건 속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자신만의 산을 만들어왔다.

한번 목표를 설정하면 온몸을 던져 자신을 불사르던 그의 활기찬 모습은 이제 볼 수가 없지만, 실의와 좌절을 겪으며 현실에서 방황하는 많은 사람들이 그의 인생과 발자취를 보며 용기와 자신감을 얻을 것이다.



# 뜨겁고 강한 한국 여성의 힘 – 196p.

꿈과 목표가 없는 인생은 무의미하다. 어떤 길이든 스스로가 선택한 일을 성취하기 위해 묵묵히 자기 길을 걸어가는 사람만이 자신의 세계를 열 수 있다. 고 고미영, 오은선, 김영미, 김점숙, 채미선, 한미선, 이진아, 배경미 등은 그런 길을 걸어가는 여성들이다.



# 에드먼드 힐러리 , 거인과 만나다


사랑과 겸손의 아이콘 – 200p.

“모험의 세계에서는 상황이 나쁘게 전개될 경우 일단 물러나는 것도 용기라고 본다. 후퇴는 전진을 위한 기회일 수 있기 때문이다. 메스너도 고산에서 상황이 악화되자 일단 하산한 후 재등반을 시도했다”라고 말하며, 에베레스트에서 무산소 등반을 실현한 메스너와 하벨러를 두고 강인한 등산가라고 극찬했다.



# 노산 이은상, 그의 행적을 돌아보다 – 223p.

산악인은 무궁한 세계를 탐색한다.

목적지에 이르기까지 정열과 협동으로 온갖 고난을 극복할 뿐,

언제나 절망도 포기도 없다.

산악인은 대자연에 동화되어야 한다.

아무런 속임도 꾸밈도 없이,

다만 자유 평화 사랑의 참 세계를 향한 행진이 있을 따름이다.

- 산악인의 선서


헤르만 불, 8000미터 위와 아래

제임스 힐튼, 잃어버린 지평선


<그 곳에 산이 있었다>

이용대

해냄출판사, 2014


그 곳에 산이 있었다
국내도서
저자 : 이용대
출판 : 해냄출판사 201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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