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작성 : [2008/04/02]



나스루딘이 어느 날 자기 집 창문에 매 한 마리가 지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전에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종류의 새였다.
"가엾구나"
나스루딘이 말했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됐니?"
나스루딘은 매의 발톱을 깎아주고, 부리를 똑바로 잘라주고, 깃털을 다듬어주었다.
 
"이제 좀 새 같아 보이는구나."
나스루딘이 말했다.


<적은 내 안에 있다>
남 강 지음
평단문화사, 2005

원문작성 : [2008/04/02]



고대 그리스인들은 망자(亡者)의 입에도 동전을 물려서 보냈다고 한다.
삶을 마감하고 저승의 하데스(Hades) 궁전에 가는데도 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곳에 가려면 몇 개의 강을 건너야 하는데,
첫 번째 강을 건너려면 늙은 뱃사공 카론(Charon)에게 반드시 동전 한 닢을 주어야만 했다.
돈을 갖고 가지 않은 혼령들은 카론에게 거절당해 저승으로도 가지 못하고 구천을 떠돌게 된다는 것이다.
죽은 혼령을 실어나르는 조각배 속에서도 시장이 움직인다니,,,



<카론의 동전 한 닢 - 정갑영의 新국부론>
정갑영 지음
삼성경제연구소, 2005


원문작성 : [2008/01/12]


어떤 날은 환한 창가에 가만히 그녀를 지켜보고 싶기도 하고,
또 어느날은 은밀한 곳에서 등을 쓰다듬고 몸을 포개고 싶은게 사랑이다.
사랑은 이래야 한다 또는 저래야 한다는 공식이 없다.
가끔 누군가 사랑이 무엇이냐고 물어올 때 난감하다.
어릴 때라면 이것저것 남의 말을 옮기듯 쉽게 대답했겠지만 지금은 점점 대답하기가 어려워진다.
각자의 사랑이 모두 다르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만난 지 얼마가 되었으니 손을 잡고 또 얼마가 지났으니 입맞춤을 해야 한다는 정해진 길은 없다.
처음 만나 열정에 이끌리면 키스보다 더 아찔한 쾌감을 나눌 수도 있고,
일 년이 지나도록 손 한 번 잡지 않을 수도 있다.

사랑하면 허공을 걷는 듯한 느낌에 빠진다.
그건 술을 마시면 몸이 뜨는 듯한 느낌인 것과 닮았다.
사랑은 먹을수록 허기가 지고 받을수록 더 받고 싶은, 머리로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다.


<신화 읽어주는 남자>
이경덕 지음
명진출판, 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