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암묵지/추억의 책장 · 메모

AESOP ; The Complete Fables

반응형

[그림출처 : YES24]


78 노인과 죽음

어느 날, 한 노인이 나무를 한짐 해서 등에다 짊어졌다. 갈 길은 멀고도 멀었다. 지칠 대로 지친 노인은 짐을 내련좋고 죽음의 신을 불렀다. 죽음의 신이 나타나 노인에게 무슨 일로 불렀느냐고 물었다. 노인이 대답했다.
"짐을 좀 덜어 달라고 불렀소이다."
* 아무리 삶이 힘들다 해도 사람이면 누구나 인생이라는 굴레를 벗기 어렵다는 우화이다.

144 강물에 똥을 싼 낙타
 
물살이 빠른 강을 건너던 낙타가 물 속에서 똥을 쌌는데, 물살이 어찌나 빠른지 똥은 금세 낙타를 앞질러 둥둥 떠서 흘러갔다.
낙타는 어안이벙벙해 혼잣말을 했다.
"저기 있는 저게 뭐야? 내 뒤에 있던 것이 나보다 먼저 가네."
* 이 우화는 탁월하고 분별 있는 사람들을 제치고 바보나 어중이떠중이들이 득세하는 상황을 빗댄 것이다.

[사진출처 : http://pppfc.tistory.com/722]


232 등불

기름에 푹 젖어 찬란한 빛을 발하고 있떤 등잔불이 자기는 태양보다 더 현란하다고 잔뜩 뻐기고 있었다. 그러나 한 줄기 강풍이 불어 와 등잔불을 휙 꺼버리고 말았다. 누군가 등불을 다시 켜 주면서 말했다.
"자, 다시 타올라라, 등잔불아. 하지만 별빛은 흐려지는 일이 없음을 명심하렴."
* 명성이 드높다고 오만에 눈이 멀어서는 안 된다. 그렇게 얻어지는 것은 모두 덧없는 겉껍질과 같다.



<이솝우화 ; 국내 최초 무삭제 해설판>
로버트·올리비아 템플 엮음, 김선형 옮김
그린북, 2001


올 봄에 헌책방엘 갔다가 '완역 무삭제판 이솝우화'가 눈에 들어오길래 싸게 사왔었는데
여태 책장에 묵혀두었다가 어제 꺼내들었다.
요즘 자꾸 의미를 찾고 동기부여를 찾느라 이솝우화의 교훈이라도 새겨보자는 심산이었는지...
짧게는 두서너줄 짜리부터 길게는 두페이지 짜리로 다양하게 엮인 358개의 우화들.

몇달 전 '나의 남편은 개발자'라는 T사에 배우자를 둔 아내의 넋두리 글을 담아 포스팅한 적이 있다. (바로가기)
무삭제판 이솝우화에서는 농부가 얼어붙은 뱀을 불쌍히 여겨 따뜻한 품안에 넣었다가 독니에 물려 죽는다.

이렇게 이 책에서는 죽거나 잔인하거나 아니면 약간은 야한 장면들도 서슴치 않고 나와있지만
어린시절 아름다운 이야기로 미화된 이솝우화에서 받은 교훈보다 몇배나 강하게 더 와 닿았다.
한 문장 한문장마다
과거의 리추얼이나, 회사 생활의 한 장면이 떠오르거나 특정 인물이 떠오르는 지금.
교훈과 감동이 몇 배나 더한것은 당연한 이치인지도 모르겠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