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lley Uprising Official Trailer, 2014

 

CASHNER : Because climbers are so free, you know. Live out of their cars, or wherever, and just enjoy life.

클라이머는 좀 자유롭잖아요. 차에서 살거나 어디서든 그냥 삶을 즐기고요.

LONG : 100 years from now, nobody's going to remember that ranger at all, but they are going to remember Jim Bridwell. They'll going to remember what the climbers of that generation did because that was history, and the rangers knew that, and that used to piss them off.

100년이 지난 지금, 아무도 레인저를 기억하지는 않지만 짐 브리드웰은 기억하고 있죠. 그 세대의 클라이머가 어떤것이 었는지 그들은 기억할거에요. 그건 역사였으니까요.

 

 

NARRATOR : Over the past 60 years, climbing has evolved to a place that would be unfathomable to the early pioneers of these walls. But that basic yearning for adventure remains the same. To step into the unknown and go beyond the possible.

지난 60년간 오랜 선구자들이 도무지 알 수 없던 이 장소에서, 클라이밍은 진화되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모험에 대한 갈망은 똑같이 남아 있죠.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서 가능함을 넘어서는.

NARRATOR : As when Alex Honnold walked up to the base of Half Dome, the wall where it all began, and started up the 2000 foot route. 

With no equipment but his climbing shoes and a chalk bag.

알렉스 호놀드가 등반을 시작하는 하프돔 베이스로 걸어갑니다. 그리고 2,000 피트 높이의 루트를 시작하죠.

어떠한 장비도 없이, 암벽화와 쵸크백만 가지고서.

LONG : Half Dome was first climbed in 1957, and it was the first Big Wall ever climbed in the world. 51 years later, Alex Honnold comes along with the idea of climbing it without a rope. And that's sort of the ultimate statement of what's going on right now.

하프돔은 1957년 초등 되었고 그건 세상에서 없던 척 빅월 등반이었어요. 51년이 지나고 알렉스 호놀드는 로프 없이 등반을 하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왔죠. 그리고 그건 어떤 엄청난 일이었어요.

HONNOLD : The same thing that drew Royal Robbins to Half Dome, is the same thing that drew me to Half Dome: Just the awe-inspiring face. I mean, I don't know how else to say it. Just how impressive the wall is. Being by yourself on a huge big wall, it just puts you in your place. But you also feel a part of something bigger. This rich history of climbing in Yosemite.

로얄 로빈스가 하프돔에 그렸던 꿈과 같은 꿈을 저도 하프돔에 그리는 거죠. 장엄한 벽면이요. 그러니까 제 말은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그냥 얼마나 저 암벽이 인상적인지요. 거대한 암벽에서 자기 자신이 되는 거에요. 그 속에 자신을 넣는거죠. 하지만 무언가 더 큰 것의 일부가 된것 같은 느낌이 들게 될거에요. 이 풍성한 요세미티 등반 역사에서요.

O'NEILL : Alex coming along to free solo Half Dome shows the arc of progress in Yosemite climbing.

알렉스가 하프돔 프리 솔로를 하러 와서 요세미티 등반의 진전을 보여줬죠.

HILL : Climbing in Yosemite, it's constantly evolving. People come there to make a statement about what's possible with passion, and vision, and heart.

요세미티 등반은 계속 진화합니다. 사람들은 이곳에 와서 어떤것이 열정과 비전과 심장으로 가능한지 제시하죠.

LONG : Yosemite will always be there for people that have a free spirit and plenty of raw energy. For the ones amongst us who want to adventure on a huge scale.

요세미티는 언제나 그곳에서 사람들이 자유로운 순수한 에너지를 갖게 해 줄 것입니다. 우리중 누군가 정말 커다란 스케일의 모험을 원하는 사람을 위해서요.

NARRATOR : As the sport of climbing has matured, Yosemite climbers have been making an effort to recast their outlaw image.

스포츠로 락클라이밍이 성장해 가면서 요세미티의 클라이머들은 그들의 불법적인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POTTER : Climbers and rangers working together to clean up the park.

클라이머와 레인저가 함께 일하면서 요세미티를 청소하는거죠.

PARK RANGER : Even though there's always been that friction between climbers and rangers, I think the Park Service is recognizing that climbers really love this place. They want to protect Yosemite, and, when it comes down to it, the mission is the same for both groups.

클라이머와 레인저 간에 항상 충돌이 있어왔지만, 관리공단은 클라이머들이 정말 이곳을 사랑한다는걸 깨닫기 시작했죠. 그들은 요세미티를 보호하고 싶어하죠. 그런 관점에서 볼 때 두 그룹의 미션은 같아요.

NARRATOR : But in an era of increasing good will, there remains, at the heart of Yosemite climbing, a spirit that's not so easily tamed.

하지만 호의가 축적되고 있는 이 시기에도 쉽게 길들여 지지 않는 요세미티 등반 정신은 남아있습니다.

 

<Valley Uprising : 반란의 계곡>

감독 : 피터 모르티머(Peter Mortimer), 닉 로젠(Nick ROSEN)

다큐멘터리, 2014

 

 

◎ Golden Age (1955~1970) Royal Robbins

◎ 스톤마스터, The Stonemasters (1973~1980) : Rick Accomazzo, Dale Bard, Jim Bridwell(짐 브리드웰), Dean Fidelman, Richard Harrison, Mike Graham, Robs Muir, Gib Lewis, Bill Antel, Jim Hoagland, Tobin Sorenson, John Bachar, Lynn Hill(린 힐), Ron Kauk, Ken Yager and John Long(존 롱)

◎ The Stone Monkeys era, 스톤 몽키즈 (1998~Present) : Din Potter(딘 포터), Tomy Cordwell(토미 카드웰), Allex Honold(알렉스 호놀두)

 

[원문] 월간산 2019.07월호 (통권 597호) http://san.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26/2019062601182.html

등산강사 자격증 따기 위한 2박3일간의 테스트 과정 실전

북한산 백운대 암장에서의 연수 모습. 암벽등반기술 실기평가에 앞서 진행 방식에 대해 설명하는 오호근 교수와 긴장된 눈빛으로 바라보는 연수생들

 

대한산악연맹 등산교육원(원장 남선우)은 6월 7~9일, 서울 우이동 블랙야크 알파인센터와 북한산에서 2019년 등산강사 자격과정 하계연수를 실시했다. 모두 29명의 연수생이 참가했으며, 등반 경력 5년 이상의 베테랑 등반가들이 등산강사를 목표로 뜨거운 열정을 보이며 과정에 임했다. 

향후 등산강사가 되면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도록 실내 교육과정은 교육론 위주로 구성되었으며, 일반등산 교육론(오호근), 암벽등반 기술(김성기, 윤재학), 스포츠클라이밍 개론(임갑승), 스포츠클라이밍 지도론 및 실기(손정준), GPS활용(남정권), 산서로 본 등반사(이용대), 알피니즘과 등반의 본질(남선우 원장) 등 국내 최고 수준의 강사진으로 꾸려져 연수생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둘째 날부터는 북한산 백운대 암장에서 암벽등반기술 실기 및 실기 지도 능력평가가 진행되었고, 셋째 날 이론지도 능력 발표와 필기평가를 끝으로 과정을 마쳤다.

올해부터는 스포츠클라이밍 과목이 신설되어 손정준 교수가 명강의를 펼쳤다. 예전 2박3일 두 차례로 나누어서 진행하던 연수 방식에서 벗어나 교육과 평가 위주 방식으로 탈바꿈했다. 동계연수도 기존과 달리 하계연수 합격자에 한해 참가 자격이 주어진다. 하계연수 자격검정에 합격한 후, 동계과정 이수 후 합격하면 2급 등산강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자격 취득 후에는 각 시도연맹과 등산학교에서 강사로 활동할 수 있다. 

대산련은 2006년부터 자격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2018년 기준 2급 등산강사 자격을 취득한 인원은 202명이다. 대한산악연맹 등산교육원에서 실시한 ‘등산강사 자격증 활용에 대한 현황조사 연구’에 따르면 등산강사 자격을 취득한 이들은 산행경력 20년 이상, 강의 경력 5~10년 이상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기본적인 전문성은 대부분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스포츠클라이밍 지도론을 강의 중인 손정준 교수.

 

“나무에 보울라인 매듭 만들어 보세요!”

매듭법 평가 담당인 김성기 교수가 내 이름을 호명하며 얘기했다. 평소 안전벨트에 직접 연결하는 형태로만 보울라인 매듭을 사용했던 터라 반대 방향으로 매듭을 만들려니 숙달되지 않아 도무지 진행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자진납세를 하고 나무를 끌어안았다.

“강사가 등 돌리고 매듭 만들면 안 된다고 했는데, 매듭은 만들어야 하니까 이렇게라도 할게요.”

“어디서 정보를 듣긴 들었는데, 숙지가 안 되셨군요?”

평가자와 피평가자 모두 동시에 웃음이 터졌다. 덕분에 평가 분위기는 부드럽게 마무리되었지만, 면이 서지 않고 영 부끄러웠다. 이날의 웃지 못할 에피소드 덕분에 ‘기둥에 보울라인 매듭 묶기 1,000번은 연습하리라’는 오기가 발동했고,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그날부터 오늘까지 매일 잠들기 전에 10번씩 매듭을 만들고 있다. 그렇다고 아직 눈감고 매듭을 완성시킬 자신은 없다.

곧이어 실기 지도능력 평가 시간이 되었다. 연수생들은 발표를 위해 주머니 속에 손을 넣어 번호가 적힌 탁구공을 뽑았다. 나는 ‘17번’을 뽑아 ‘확보물-퀵드로의 연결과 로프 클립 기술’에 대해 발표했다. 바위의 갈라진 틈에 캠을 설치하고 등반자의 진행 방향에 따른 방향을 고려해 퀵드로 연결과 로프 클립을 하며 동작과 함께 발표를 이어나갔다.

“인덱스 클립 해보세요!”

“그건 팜 클립이에요, 다시 한 번 해보세요”

윤재학 부원장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한 번 더 기회를 준다. 평소에 늘 사용하던 방식인데도 시험이라는 긴장감에 헛손질과 실수 연발이었다. 무사히 실기평가를 마치고 나니, 그제서야 백운대 자락에 산산하게 부는 시원한 바람이 느껴진다. 얼마나 긴장했던지 얼굴이 발갛게 익는 것도 모르고, 배낭 속에 넣어둔 선크림을 한 번도 챙겨 바르지 못했다. 

백운대 암장에서의 뜨거웠던 둘째 날은 유난히 길었던 하루였다. 일과를 마치고 화끈거리는 얼굴을 부여잡고 밤이 늦도록 다음날 진행될 필기시험과 이론지도 발표 평가를 준비하다 교재를 베개 삼아 잠이 들었다. 이렇게라도 해서 책 내용이 머릿속에 쏙쏙 들어갈 수 있다면…. 그것도 아니면 꿈속에서라도 시험 문제들과 책 속의 정답들이 나타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눈을 붙였다.

백운대 암장에서의 암벽등반기술 실기평가를 마치고, 한 자리에 모인 연수생과 지도교수들.

대망의 셋째 날, 하계연수의 하이라이트인 이론지도 능력 발표는 평가위원인 교수진들 앞에서 5분 동안 뽑은 주제에 대해 강의하고, 질의응답을 통해 알고 있는 지식을 전달하고 교육하는 능력에 대한 평가다. 제 아무리 발표 전문가여도 시험이 주는 긴장감에 떨리기 마련이었다. 

뽑기 운을 바라며 탁구공을 선택해, 비교적 자신 있는 주제인 ‘산의 자연적인 위험과 인위적인 위험, 그리고 대책’을 뽑았다. 학창시절 주기율표 외우던 신공으로 “암붕낙크눈벼비(암벽의 붕괴, 낙석, 크레바스, 눈사태, 벼락, 비…)” 암기송을 만들어 달달 외웠던 자신 있는 주제였다. 신나게 발표를 시작하려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그래도 벙어리처럼 입 다물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칠판에 ‘자연적 위험’, ‘인위적 위험’이라고 큼지막하게 적으며 잠시 시간을 벌었다. 이어 호흡을 가다듬고 떨리는 목소리로 발표를 시작했다. 기상 상황에 의한 변화가 산에서 얼마나 위험한지, 그리고 예방 대책을 위해 체온을 잘 유지해야 하는 방법들을 설명하며 나름대로 차분히 이어나갔다.

“우리는 암벽등반을 주로 하니까, 암벽등반 중 만나는 위험에 대해 집중해서 설명해 주면 좋겠다.”

성우 뺨치는 목소리로 윤대표 특임교수가 주문했다. 살짝 당황했지만 다시 판서를 활용하며 발표를 이어나갔다. 더 이상 이어지는 질문이 없자, 발표를 마쳤다. ‘잘한 건가…?’하는 의문이 들었다. 5분 스피치 발표를 마치고, 마지막 남은 필기평가를 위해 다시 수험생 모드로 돌입했다. 교육 시간에 강조된 부분을 필기해 놓은 노트를 참고해, 연수생들은 서로 족집게 예상문제를 내고 답을 맞히며 필기평가 준비에 매진했다. 마지막 시간까지 문제풀이를 한 덕에 어렵지 않게 필기평가를 마칠 수 있었다.

등산강사 자격과정 연수는 교학상장의 참뜻을 되새길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교학상장이란 가르침과 배움이 서로 진보시켜 준다는 뜻으로 ‘사람에게 가르쳐 주거나 스승에게 배우거나 모두 자신의 학업을 증진시킴’을 이르는 말이다. 나는 등산강사가 되기 위해 지식을 타인에게 전달하기 좋은 형태로 재정립해야 함을 몸소 체험하는 유익한 시간을 가졌다. 연수생들은 부족한 부분은 채우고 기존에 알고 있던 지식들도 다듬고 되새김질할 수 있는 유의미한 시간을 가진 것만으로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입을 모았다. 

등산강사가 되겠다는 마음은 노련한 등반 기술과 산에 대한 해박한 지식뿐만 아니라, 그에 앞서 인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즉, 기본적으로 교육생들이 바라보고 배우고 싶은 스승의 자세가 갖추어져야 한다는 말이다. 앞으로 교육생들을 대할 때, 잘난 체하며 등반 지식을 뽐내기보다는 초보 시절 마음을 잊지 않고 낮은 자세로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번 등산강사 연수 과정은 자격의 취득여부를 떠나 누군가에게 모범이 되고 선생이 되려면 등반 기술을 잘 연마함은 물론이요, 스스로 존경 받을 만한 사람이 되고자 정진해야겠다는 열정을 불러일으켜 주었다. 그래도 ‘한 번에 합격하면 좋겠다’는 요행을 바라는 마음은 어쩔 수 없다.

 

글 차승준 사진 차승준, 대산련 등산교육원

 

[원문] 사람과산 2019 06월호 (Vol. 356)

황산리지 러닝빌레이 구간에서 후등자 확보 중인 최원일 강사. 뒤로 바위를 품은 바닷가 마을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바다 위로 내려앉은 청명한 하늘과 구름의 그림자를 보고 있자니 신선놀음을 하고 있는 기분이다.

 

태산이 높다 한들 동해의 노산(崂山)만 못하다

코오롱등산학교(교장 윤재학)가 지난 3월 29일부터 4월 2일까지 중국 청도(靑島)를 대표하는 명산, 노산(崂山, Laoshan)자락의 황산고(黃山崮, Huangshangu) 암봉에 두 개의 리지 코스를 개척했다. 황산고 암장은 산둥반도(山東半島)의 동서부에 위치해 있으며, 청도시에서 동쪽으로 약 30km 떨어져 있다. 이번 개척 등반에는 총 7명의 강사진(정준교, 최원일, 이기범, 전양준, 문성욱, 배대원, 양유석 교무)이 참여했으며, 김은희(정규반 61기)씨와 필자가 개척진의 말미에서 시험 등반으로 코스를 따라 올랐다.

개척은 '원 푸시 스타일(One-push Style)'로 진행됐다. 원 푸시 스타일은 확보물이 전혀 없는 바윗길을 선등자가 앵커를 만들며 길을 이어가는 방식이다. 황산리지의 선등자는 문성욱 강사가, 노림가리지의 선등자는 이기범 강사가 마탔다. 강사진들은 망설임 없이 자연스러운 등반선을 보여주며 정상까지 안전하게 루트를 개척했다.

코오롱등산학교는 이번에 개척한 황산리지와 노림가 리지를 포함해 중국 청도 황산고 암장과 노산 일원을 등반하는 해외암벽반을 개설했으며, 1기 과정을 2019년 5월31일부터 6월6일까지 진행한다.

 

개척 등반에 앞서 장비와 로프를 점검 중인 정준교, 이기범, 양유석 강사.
정상에 올라 바다를 바라보는 최원일, 문성욱 강사와 필자

 

바람의 길, 황신리지

황산리지는 바닷가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상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등반 내내 아름다운 바다와 아기자기한 해안 마을, 그리고 평화로운 녹차밭의 전경을 내려가 볼 수 있으며, 각 피치의 종료 지점은 노산의 수려한 경치가 한눈에 들어와 전망이 좋다. 그래서인지 등반의 긴장감보다는 유유자적 평화로운 기분이 이어져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이번 개척등반은 내내 바람이 강하게 불어 모두가 추위로 고생했다. 바닷바람에 꽃샘추위까지 얹어진 강풍에 양 볼이 얼얼할 지경이었다. 지난가을에 파타고니아로 원정등반을 다녀온 문성욱 강사가 '이 바람은 흡사 파타고니아급이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황산고를 대표하는 리지인 만큼 결국 '황산리지'라 이름 짓긴 했지만, 바닷바람에 고생을 했던 강사진들은 루트의 이름을 놓고 '바람'을 포함하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기도 했다. 각설하고, 뺨 때리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바람 부는 이른 아침에 황산리지를 데려가시라.

황산리지는 전반적으로 무난한 난이도를 가져, 적은 볼트 수에도 부담 없이 등반할 수 있다. 110m의 긴 구간을 자랑하는 3피치는 러닝 빌레이(Running Belay)를 통해 이동해야 등반 시간을 줄일 수 있다. 크랙 시작 지점인 4피치는 빌레이 옵션 볼트가 1개 설치돼 있어 편하게 확보를 볼 수 있으나 등반이 제법 까다롭다. 레이백과 재밍을 적절히 섞어가며 올라야 하는데, 살결이 날 선 바위의 까슬함이 손가락을 타고 온몸으로 전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요령을 부려볼까 잠시 망설였지만, 까마득한 선배들이 빌레이를 보고 있어 이내 요령일랑 접어두었다.

마지막 6피치 종료 지점은 볼트가 설치돼 있지 않다. 직접 가로 크랙에 캠으로 확보물을 설치해야 등반이 완료된다. 강사진들에 따르면 황산고의 정기가 흐르는 정상부에 구멍을 내어 볼트를 설치하는 것은 자연에 무례하다고 판단해, 차마 완등 볼트를 설치할 수 없었다고 한다.

황산고 등반 루트 중 우뚝 솟은 황산고 정점의 봉우리에 다다를 수 있는 루트는 황산리지 뿐이다. 처음에는 저곳에 오를 수 있을까 막연하기만 했는데, 상상만 하던 봉우리의 정상에 실제로 오르니 황산의 정기를 한 몸에 받는 것 같은 황홀경에 빠졌다.

 

노림가리지 코스 전경, 자연스러운 등반선을 따라 선등하는 이기범 강사와 확보를 보고 있는 정준교 강사
지난해 코오롱등산학교가 개척한 황산고의 또 다른 루트, 붕자원방래( 朋自遠方來 ) 의 8피치를 오르고 있는 필자.

 

정겨운 노림가리지

노림가리지는 개척진의 현지 숙소 이름(노림가 게스트하우스)에서 따왔다. 게스트하우스에서 황산고를 바라보고 산길을 따라 북벽 방향으로 약 1km 정도 접근하면 좌측에 '황산고 동릉#2 리지'를 마주하게 되는데, 동릉#2의 좌측 골짜기 쪽으로 10분 정도(150m) 오른 후 안부에서 등반을 시작한다.

첫 피치는 슬랩과 크랙으로 이어지는 등반 라인으로, 볼트 2개 이후 우측 크랙을 따라 등반하며 캐머롯 등의 확보장비가 필요하다. 2피치는 수직벽에서 레이백 자세로 클립하며 등반을 시작하고, 우측 능선으로 넘어서면 항아리 모양으로 움푹 페인 종료지점에 도달한다.

3피치는 직선 슬랩을 따라 30도 정도 경사의 평평한 바위 지대를 오른 후, 짧은 직벽으로 이어지는 어려운 구간을 오른다. 완경사 이후 바로 직벽으로 이어지는 등반선이 나오는데, 추락 시 발목 부상에 주의해야 한다. 강사진들은 이 구간에 후등자의 안전을 위해 여분의 슬링을 걸 수 있는 볼트를 설치해두었다.

4~6피치는 비교적 완만한 능선 구간이다. 러닝 빌레이 구간인 4피치의 첫 번째 볼트를 지나면 짧은 클라이밍 다운을 해야 한다. 초보자와 동행할 경우, 경험자가 확보물을 설치하고 뒷줄을 이용해 초보자의 확보를 해주는 것이 좋다. 6피치는 쉬운 슬랩을 지나 오른쪽으로 트래버스 한다. 등반 거리가 길기 때문에 중간 트래버스 구간에 설치된 볼트에 확보를 하고 피치를 나누어 등반 할수도 있다.

노림가리지의 7,8피치는 기존 개척루트인 안타티카 8,9피치와 같다. 7피치는 마지막 크랙 구간에 캠을 설치하고 왼쪽 방향의 슬랩을 이용해 쉽게 오를 수 있다. 크랙 구간은 볼트가 없는데, 벙어리 크랙이라 초보자는 추락의 위험이 크므로 선등자가 크랙 방향으로 진입하며 확보물을 설치하기를 권장한다. 크랙을 지나 3시 방향으로 트래버스를 하게 되는데, 테라스가 좋은 곳이라 피치를 나누어 이곳에서 확보를 볼 수 있도록 볼트를 2개 설치해두었다.

마지막 8피치는 침니 구간으로 배낭을 멘 상태에서 등반이 쉽지 않다. 이 구간을 지나 완만한 슬랩을 지나면 짧은 페이스가 나오는데, 노림가리지에서 가장 어려운 최고 난이도 구간(5.10a)이다. 크럭스를 지나 1시 방향으로는 종료 지점이, 11시 방향으로는 황산리지의 종료 지점이 나온다.

 

갑각석UP반암장(甲角石UP攀岩場)의 면저수고(眼低手高, 5.11a, 28m, 10 bolts) 루트를 오르고 있는 문성욱 강사.
자연스러운 등반선을 따라 선등하는 이기범 강사.

 

바위꾼들의 자투리 시간

귀국에 앞서 반나절의 자투리 시간이 남자, 강사진들은 고민할 여지도 없이 청도 시내 청양구(城阳区)에 위치한 “갑각석UP반암장(甲角石UP攀岩場)”을 찾았다. 갑각석UP반암장은 30m여 미터 높이의 벽으로, 10여개의 루트가 정갈하게 나있는 곳이다. 한국의 삼성산 암장과 비슷한 느낌이다. 개척 등반으로 피로가 쌓였을 법도 한데, 공항에 가야 하는 시간을 재차 확인하며 마지막까지 번갈아 바위를 오르기에 여념이 없다. 불나방이 불을 향해 날아드는 이치를 어쩔 수 없듯, 등반가들의 바위 사랑은 세계 어디를 가든 말리 수 없나 보다.

 

개척 등반에 참여한 코오롱등산학교 강사진들.

 

Information. 황산고(黃山崮) Ridge 

황산고 암장

중국 라오산 구 칭다오 시에 위치한 황산고 암장은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5월(해에 따라 6월)까지 산불방지 입산 제한 기간으로, 사전 등반 가능 기간을 확인해야 한다. 여름철 등반지 접근을 위해서는 가시나무를 비롯한 다양한 수풀이 자란 접근로로 이동해야 하므로 얇은 긴 바지를 입는 것이 좋다. 습도가 높은 날씨의 영향으로 일부 바위에는 이끼가 있어 미끄러우니 주의가 필요하다. 운해의 영향으로 등반 중 해가 나지 않는 경우가 많고, 바닷바람이 상시 불어 여름철에도 체온 조절을 위한 얇은 긴 팔을 필수로 준비해야 한다.

 

황산리지(黃山, Mount Huangshan Ridge)

총 295m, 6피치, 난이도 5.5~5.10a, 필요장비 BD캠 0.5~4호

 

노림가리지(老林家, House of the Primeval Forest Ridge)

총 310m, 8피치, 난이도 5.7~5.10a, 필요장비 BD캠 0.5~3호

 

이동

인천공항~(비행시간 1시간 30분)~청도 류팅 공항~(약 50km, 택시/밴 약 1시간 20분)~게스트하우스~(약 1.3km, 도보 약 30분)~황산고 암장.

 

숙식

王哥庄农贸市场(노림가 게스트하우스) : 약 30명 수용가능. 침대 및 화장실 샤워시설 구비, 조/석식 제공 및 간단한 취사 가능.

 

글·사진 차승준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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