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걱정하지 마. 

우린 잘 할거야. 

그렇게 정해져 있어.


기다려 주세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감독 이장훈

출연 소지섭, 손예진

2018


- 64p.
만약 가족과 함께하는 행복 속에서 여든까지 산다면 이 외로움이 없어질까? 역시 그렇지는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내 외로움은 확고하게 있던 것이 없어진 데서 오는 거니까 어떤 인생을 살든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아무것도 잃지 않고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 68p.
아, 좋다, 꿈만 같아, 하고 나는 생각했다. 언제나 생각한다.
사람과 헤어질 때마다, 어떤 장소를 떠나야 할 때마다, 자신에게나 타인에게 몹쓸 말을 했을 때...... 만약 꿈속에서처럼 모든 것이 있는 그대로 전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한다. 시간 감각이 꿈속만 같다면 늘 친절할 수 있지 않을까. 사람은 사람에게, 사실은 언제나 그러고 싶지 않을까.

- 119p.
새 공기가 들어오자 집 안 분위기가 조금은 좋아져 움직여도 괜찮을 만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안개가 낀 것처럼 눈앞이 부옜는데, 또렷해졌다.
촛불을 밝히고 둘이 묵묵히, 불길에 녹아드는 예쁜 촛농의 색을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불빛은 하늘하늘 춤추면서 금속 창틀에 반짝반짝 반사되었다. 내 안에서, 멈춰 있던 시간의 사슬이 뚝 끊어진 느낌이 들었다. 불빛은 지금의 시간 속에 살아 있었다. 무언가를 하나하나 품어 안고 활활 태우는 듯했다.

- 148p.
바로 이 세상은 살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힘이에요. 누군가의 품에 꼭 안겨 본 경험, 귀염받고 자란 기억. 비 오고 바람 불고 맑게 갠, 그런 날들에 있었던 갖가지 좋은 추억. 부모가 맛있는 음식을 차려 주었던 일, 생각난 것을 얘기하고 받았던 칭찬, 의심의 여지없이 누군가의 자식이었던 것, 따뜻한 이불 속에서 푸근하게 잤던 잠, 자신이 있어도 좋다고 진심으로 생각하면서 이 세상에 존재했던 일. 그런 것들을 조금이라도 갖고 있으면 새로운 사건과 부딪칠 때마다 그것들이 되살아나고, 또 그 위에 좋은 것들이 더해지고 쌓이고 하니까 곤경에 처해도 살아갈 수 있어요. 토대니까, 어디까지나 그 위에서 무언가를 키워가기 위해 있는 거니까.

- 193p.
그렇다면 내가 상상한 인생과 이번 여행도, 현실에 있었던 것이나 마찬가지네! 그렇게 나쁘지 않았어. 대충 보면 비참한 인생이지만, 내가 지금 여기에 좋은 기분으로 있다는 건,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는 뜻이야.


<그녀에 대하여>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2010, 민음사

그녀에 대하여
국내도서
저자 : 요시모토 바나나(Yoshimoto Banana) / 김난주역
출판 : 민음사 2010.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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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는 글_아이스 브레이크 - 7p.

내가 좋은 놈일 땐 내가 가장 잘 안다.
내가 나쁜 놈일 때도 그걸 안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어쩌면 내가 나를 제일 모른다.
그래서, 나는 어쩌면 나쁘다.
이미 지은 죄가 많아 훌륭한 사람이 되기란 글렀을지 모른다.
하지만 제 몸에 난 뿔도 모르는 괴물이 되고 싶지는 않다.
적어도 알고는 싶다.

 

# 프로레슬링과 뮤지컬 - 39p.

나는 프로레슬링과 뮤지컬을 정말 사랑한다.

하지만 동시에 웃기기도 하다.

진지한 대화 도중 갑자기 노래와 춤을 선보이는 것과

상대방의 공격을 기다리는 것은 우습잖아!

하지만 우습다고 후진 것은 아니며 진지한 것만 멋진 것은 아니다.

나는 비웃는 동시에 사랑한다.


사랑과 조소는 가분의 개념이 아니다.



# 불쾌 매크로 - 87p.

듣는 순간 기분 나쁜 말.

"기분 나빠하지 말고 들어."



# 상처와 카리스마 - 101p.

사람들이 당신을 겁내는 건

당신에게 대단한 카리스마가 있어서가 아닙니다.


당신은 그냥 쉽게 상처를 주는 사람이기 때문에

상처받게 될 나를 겁내는 것이지,

당신을 겁내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에게 대단한 카리스마가 있어서가 아닙니다.



# 입맛 - 122p.

드라마나 영화에서 맘고생하는 사람들 헬쓱해 보이게 하는 거 그만해라.

일 꼬이고 우울할 때마다 살이 얼마나 찌는데.

입맛이 얼마나 좋아지는데.

새벽에 얼마나 처먹는데.

처먹고 후회하고 또 처먹고 그 와중에 치킨 시키는 내가 싫고 그게 맘고생인데.



# 취향 - 138.

나는 가끔 내 취향까지 허락 맡으려 하는 것 같다.



# 진드기 - 146~147p.

기르던 고양이가 귀를 자꾸 긁기에 데리고 동물병원에 간 일이 있었다.

귀에 진드기가 잔뜩이었다. 뿐만 아니라 겸사겸사 접종을 하러 간 아기 고양이들에게도 옮아 있었다.

검이경으로 귓속을 보여주던 의사선생님이 애들이 이 모양이 됐는데 이제 찾아오면 어떡하냐고 버력버력 화를 냈다.


나는 의사선생님에게 죄송하다고 사과를 했다.

치료만 해줬을 뿐, 아이들에게는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고 의사에게 죄송하다고 했다.


나는 가끔 내가 상처 준 사람보다 가장 화나 있는 사람에게 사과하는 것 같다.



# 미워하지 마 왜 미워해  - 166p.

난 내가 미워하는 사람에게조차 미움받기를 두려워하는 것 같다.



<유병재 농담집, 블랙코미디>

유병재

비채, 2017


블랙코미디
국내도서
저자 : 유병재
출판 : 도서출판비채 2017.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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