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케오에선 먹고 걷고 사랑하라!

●Takeo Olle + Onsen   
다케오에선 먹고 걷고 사랑하라!  

글 차승준 사진 권라희
 
다케오(武雄市)
사가현 서부에 위치한 다케오에는 산과 분지, 강을 모두 가진 천혜의 자연환경과 더불어 1,300년의 유구한 역사를 가진 온천이 있다. 다케오 온천은 특히 피부에 좋은 수질로 유명하며, 규슈 올레의 다케오 코스 종료 지점에 있으므로 한바탕 걷고 난 올레꾼들이 뜨끈한 온천욕을 즐기며 시원하게 몸을 풀기에도 좋다. 다케오 시내와 야마우치초에는 도자기 가마들이 많아, 도자기 생산지로도 유명하다. 일본 다른 곳에서 사는 것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질 좋은 아리타 도자기를 구입할 수 있다. 
 
다케오 신사 뒤편 녹나무로 올라가는 올레길. 조금 더 깊이 올라가면 종아리만큼 굵은 대숲이 나타난다
 
규슈 올레 다케오 코스 (거리 14.5km, 약 4시간 소요, 난이도 A코스 중상, B코스 중) 
www.welcomekyushu.jp/kyushuolle
코스  JR다케오 온천역 → 시라이와 운동공원(1.8km) → 키묘지 절(3.2km) → A,B코스 갈림길(4.8km) → A, B코스 합류점(5.7km) → 다케오시 문화회관(9.8km) → 다케오신사 내 녹나무(10.6km) → 다케오 시청앞(11.9km) → 시쿠라야마 공원입구(13.3km) → 다케오 온천 누문 (14.4km) 

 
다케오 시립도서관의 건립은 이 도시의 문화적, 건축적 사건이었다. 스타벅스 입점도 그랬다

수령 3,000년의 녹나무
 
“좀 걸을까요?” 원정대라는 이름으로 함께한 이번 여행에서 나는 세 명의 새로운 친구를 만났다. 저마다 관심사도 다르고 여행의 목적도 달랐지만 우리는 같은 길을 함께 걸었다. 함께 걷는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말하지 않아도 생각을 공유하고 서로에게 조금 더 익숙해져 갔다.

걷기 위한 길. 제주 올레가 일본 규슈에 만들어졌다. 규슈 올레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다양한 온천을 지닌 규슈의 문화와 역사를 오감으로 느끼며 걷는 트레일 코스다. 규슈 올레는 총 19개 코스로 이중 가라쓰, 다케오, 우레시노 코스 3개의 코스가 사가현에 있다. 다케오 코스는 규슈 올레에서도 가장 걷기 좋은 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시내 중심부를 관통하는 다케오 코스를 따라 걷다 보니 웅장한 건물이 하나 눈에 띈다. 다케오 시립도서관 건물이다. 잠시 쉴 겸 도서관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실내에는 카페와 서점, 그리고 도서관이 함께 있었다. 삼면 전체가 유리창으로 설계되어 어느 곳에나 빛이 잘 들고 탁 트인 느낌을 준다.
 
이 매력적인 도서관은 최근 흑자전환을 통해 도서관 경영의 성공사례로 꼽히며 일본에서뿐만 아니라 각국의 도서관에서 벤치마킹 해 간다고 한다. 최근 서울 도심지 코엑스에 문을 연 별마당 도서관도 일본의 다케오 시립도서관을 벤치마킹 했다고 알려진다. 커피를 마시면서 독서를 즐기고 싶어 하는 지역 주민을 위해 도서관 안에 카페를 만들었고, 도심지의 휴식형 문화체험 공간으로 탈바꿈 한 것이다. 주민 외에도 누구라도 무료입장이 가능해 인구 5만명에 불과한 소도시의 도서관이 연간 수십만의 관광객이 찾는 지역 명소가 됐다. 다케오시에 따르면 도서관으로 지역 경제에 기여하는 경제적 금액도 상당하다고 한다.

도서관에서 5분여 남짓 거리에는 유서 깊은 오래된 다케오 신사가 자리하고 있다. 신사의 왼편 올레길을 따라 조금만 더 걸으면 거대한 녹나무가 우리를 반긴다. 이 나무는 수령이 3,000년이 넘는 신목으로, 영험한 기운을 갖고 있어 지역 주민들에게는 정신적인 힘을 주는 나무이다. 또 신사 밖 한편에는 부부 삼나무로 알려진 연리지가 있고, 이곳에서 소원을 빌면 성혼하기로 유명해서 많은 연인들이 연리지를 찾아 소원을 빈다고 한다. 놀멍 쉬멍 걸으며 연리지 앞에 멈춰 서니 바야흐로 옆구리가 시린 겨울이 다가왔음이 느껴진다. 다시 걷고 싶은 길, 규슈 올레를 다음 번 찾을 때는 짝꿍과 함께라도 좋겠다. 더 추워지기 전에 먹고, 걷고, 사랑하라!
 
 
다케오 도자기 잔에 출렁이는 사케 한잔으로 료칸의 밤이 깊어 갔다

다케오 로몬. 못 하나 사용하지 않고 만들었다는 이 로몬의 건축가 다쓰노 긴고는 일제시대 서울역을 설계한 사람이다

사가규를 포함한 가이세키 상차림은 그 자체가 예술이다

글·사진 사가현 원정대 에디터 천소현 기자 

[원문] 트래비 2017 12월호 (Vol.310) 44~61p. / http://www.travie.com/bbs/board.php?bo_table=travie&wr_id=20047&sca=%ED%95%B4%EC%99%B8%EC%97%AC%ED%96%89

 


미인들의 온천 마을 우레시노


Onsen Village
미인들은 온천에서 녹차를 마시지
 
우레시노(嬉野)
우레시노는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로 사가현의 남쪽에 있다. 우레시노강에는 두루미가 자주 찾아와 ‘두루미가 즐기는 온천’ 이라고도 불린다. 일본 3대 피부 미인 온천 중 한 곳으로 손꼽힌 우레시노 온천은 1,30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하루 3,000톤의 용출량을 자랑하며 온천 수질이 좋기로 유명하다. 또한 에도시대부터 차 재배를 시작하여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수령 300년이 넘는 큰 차나무가 있을 만큼 녹차도 유명하다. 최근 조성된 규슈 올레 우레시노 코스는 이곳의 녹차 밭을 걷는 트레킹 여행으로 뜨고 있다. 
 
와타야벳소의 족욕장에 앉아 우레시노 녹차를 마시는 시간. 푸른 햇빛이 쏟아졌다

우레시노의 4가지 우레이시!
*우레시노라는 이름은 이 곳 강에서 온천이 솟는 것을 발견한 신공(神功) 왕후가 그 온천수로 병사들이 치유되자 ‘아, 기쁘다!(우레시이)’ 라고 말한 데서 유래했다. 
 
 

●‘사가다움’이라고 부르고 싶은 카페 
우레시노 녹차 한 모금
 
글 차승준

미인 온천으로 유명한 우레시노에서 온천욕을 즐겼다면 꼭 들러야 하는 곳이기도 하다. 어렸을 때 목욕탕에 다녀오면 엄마를 졸라 바나나우유를 먹어야 비로소 목욕이 끝이 났다.  요시다야 료칸에서 운영하는 카페 키하코(Cafe & Shop KiHaKo of YOSHIDAYA)는 기념품을 구입할 수 있는 숍과 카페를 겸하고 있다. 점심, 저녁 디저트 타임을 따로 운영하고 각 시간마다 가장 어울리는 메뉴로 미식가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카페 앞마당의 잔디밭에는 물끄러미 바라보고 한참을 사진을 찍어대도 관심조차 주지 않는 염소 한 마리가 터줏대감처럼 도도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내부 인테리어 역시 하얀 염소와 잘 어울릴 법한 백색의 심플한 구성에 모든 테이블이 저마다 특색 있는 의자로 현대적 감각을 겸비했다. 덕분에 카페에 들어서면 마치 갤러리를 방문한 것 같은 착각마저 든다. 또 규슈 올레 우레시노 코스에 자리 잡고 있어 걷다가 지치면 잠시 들러 시원한 음료수를 한 모금 마시며 쉬어 가기에도 안성맞춤이고, 데이트 장소로도 손색이 없다.

우레시노 미인 온천에 왔다면 카페 키하코를 찾아 달콤한 음료 또는 우레시노산 녹차와 달달한 디저트를 먹어 줘야 온천욕을 제대로 마쳤다고 할 수 있겠다.

주소: 379 Ureshinomachi Iwayagauchi, Ureshino-shi, Saga
전화: +81 954 42 0026
오픈: 9:30~21:00, 매주 화요일 휴무 
홈페이지: www.yoshidaya-web.com/kihako  
 
반짝이는 두 눈을 믿어 한 바구니 가득 도자기를 담아 볼까, 요시다사라야 트레저헌팅 
 
피부미인으로 다시 태어나는 곳, 와타야벳소 료칸


사가현에서 발견한 사가니즘

일본 여행이라면 료칸과 라멘이지~. 떠나기 전, 문득 틀에 박힌 생각을 했음을 고백합니다. 아름드리 사가에서 만난 일본에는 뻔한 료칸도 뻔한 음식도 없었습니다. 매 순간 사가에 대한 새로운 기억들이 자리 잡았고, 그중 어느 것 하나도 당연하지 않았습니다. 가라쓰, 다케오, 우레시노규슈에서 만난 올레길은 더 없이 반가웠습니다. 사가다움을 넘어 ‘사가니즘’을 느꼈다고 할 만큼 독특한 여행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틀에 박힌 생각을 가졌던 저를 되돌아보며, 도화지를 보듯 세상을 바라보기에 너무 많은 것을 알아 버린 건 아닌지, 서글퍼졌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여행을 통해 편견을 깨쳐야 할 곳이 무수히 많기에, 어찌 보면 서글픔에 꿈을 버무린 오늘도 행복한 밤입니다.
 

글·사진 사가현 원정대 에디터 천소현 기자 


[원문] 트래비 2017 12월호 (Vol.310) 61p. / http://www.travie.com/bbs/board.php?bo_table=travie&wr_id=20048&sca=%ED%95%B4%EC%99%B8%EC%97%AC%ED%96%89 


 

TARA Ryokan Night - 뜨끈한 사케 한 모금,  호요소에 별빛이 내린다!


탁 트인 바다 전망에 별빛이 쏟아지던 호요소 료칸의 노천탕은 이번 원정의 하이라이트였다 

 
 
 
●TARA Ryokan Night
뜨끈한 사케 한 모금, 
호요소에 별빛이 내린다!  

글 차승준 사진 정혜진     

산을 등에 업고 바다를 내려다보는 천혜의 요지에 자리한 호요소 료칸(豊洋荘)의 노천 온천탕은 은둔자의 비밀장소 같다. 탁 트인 전망의 건물 옥상 노천탕에서 바닷가를 바라보며 온천욕을 즐기다 보면 저 멀리 수평선 너머에서 떠오르는 달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행운을 누릴 수 있다.
 
호요소의 노천 온천욕을 제대로 즐기는 팁은 인위적인 모든 것을 벗어 던지는 것이다. 열린 노천공간이지만 조명을 모두 끄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옷을 훌훌 벗어 버리고 뜨끈한 사케 한잔 곁들이며 바닷가를 바라보거나 고독을 운치 삼아 온천에 몸을 담그자. 적막한 풀벌레 소리와 밤하늘을 촘촘하게 수놓은 별들이 말을 걸어 온다. 이윽고 고요한 바다 내음과 함께 떠오르는 달. 달빛 그윽한 노천탕에 앉아 사케 한 모금에 하루의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지고, 콧잔등을 스치는 산산한 밤바람에 고민 한 줌 날려 버리니 더할 나위 없이 참 좋더라. 부지런한 여행자라면 새벽녘 노천 온천욕을 추천한다. 여명을 머금은 붉은 바다에서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는 것이 그야말로 장관이다. 

다음은 호요소 료칸만의 특식이다. 호요소 료칸의 가이세키 요리 중 꽃은 단연 가니마부시 요리다. 원래 가이세키 요리는 그 료칸의 자부심이자 특색이자, 료칸 주인이 손님에게 제공하는 배려의 집합체다. 호요소도 마찬가지다. 손이 많이 가는 게 요리의 단점을 보완해서 손님들이 먹기 편하게 고민하다가 탄생한 요리가 바로 가니마부시 요리다. 게살을 잘 발라내어 밥 위에 먹기 좋은 크기로 올려 다양한 소스와 곁들여 제공한다. 요리 하나를 내 놓을 때마다 요리에 대한 설명과 먹는 방법들을 세세히 일러 주었다. 

요리에 쓰이는 게는 모두 지역에서 잡은 다케자키 게만 사용한다. 다케자키 게는 아리아케해의 수심 10m 이상에서 서식하는 게로 가을 게가 맛이 좋은 편이고 겨울철 알이 차 있는 암컷을 진미로 여긴다. 다라초 내의 료칸이나 대부분의 음식점에서 연중 맛볼 수 있지만, 뭐니 뭐니 해도 호요소 료칸의 가니마부시 요리가 최고다. 
 
주소: 1099-5 urahei Tara-ch, Fujitsu-gun, Saga
전화: +81 954 68 3545
홈페이지: www.nikani.com
찾아가기: 다라역 또는 히젠오우라역에서 송영서비스 제공(사전 예약 필요)
시설 | 객실(화실) 7실, 온천탕 3실(노천, 실내목욕탕 남/여)
 

▶갯벌에서 뛰는 올림픽 미치노에키 가시마 
아리아케해를 끼고 있는 가시마에는 188km2에 이르는 넓은 갯벌이 있다. 이 갯벌은 일본 최대의 조수 간만의 차를 가진 곳으로 가장 클 때는 5~6m에 이른다. 직접 갯벌 체험을 해보려면 미치노에키 가시마에 예약을 하면 된다. 가시마 휴게소 뒤편으로 돌아가면 드넓은 갯벌이 펼쳐져 있다. 가까이 내려가 흑백사진 같은 풍경 속에서 툭툭 튀어 오르는 짱뚱어를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 갯벌에서는 매년 6월 초 가시마 가타림픽 축제가 개최된다. 가타림픽은 갯벌을 뜻하는 일본어 ‘가타(Gata)’와 ‘올림픽(Olympic)’이 결합된 합성어로 가타림픽 참가자들은 매력적인 아리아케해의 갯벌에서 빠지고 구르며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가시마 휴게소(미치노에키 가시마) 
주소: 4427-6 Otonari, Kashima-shi, Saga
전화: +81 954 63 1768
오픈: 사무실 09:00~18:00, 갯벌 전망관 09:00~17:00 
홈페이지: michinoekikashima.jp
 
 
글·사진 사가현 원정대 에디터 천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