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원문] 트래비 2017 12월호 (Vol.310) 44~61p. / http://www.travie.com/news/articleView.html?idxno=20044
가라쓰, 다시 올레!
●Karatsu Olle
가라쓰(唐津) 사가현 북서부에 위치한 항구도시로 요부코항에서 신선한 활어회와 각종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가을이 되면 가라쓰 거리는 축제로 물든다.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가라쓰군치 축제 기간 동안 청년들은 각 마을을 상징하는 히키야마 행렬을 이끌고 신사로 향한다. 서귀포시와 자매도시인 가라쓰에는 규슈 올레 19개의 코스 중 제주 올레와 가장 닮은 가라쓰 코스가 있다.
올레길의 종착점인 하도미사키(하도곶)에는 주상절리와 해송이 어우러진 절경이 펼쳐지고 그 말미에 익숙한 얼굴의 돌하르방이 제주에서 건너와 관광객을 맞이한다
헐레벌떡 배 안으로 뛰어들었다. 배를 놓친 덕에 1시간을 기다렸으니 이번 배도 놓칠 순 없었다. 일행이 요부코항에서 나나쓰가마(七ツ釜)로 향하는 관광 유람선에 오르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문이 닫히고 배는 육지를 밀어냈다. 1925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나나쓰가마는 일곱 개의 부뚜막을 늘어놓은 것 같은 모양으로, 거센 파도가 현무암을 깎아 만든 주상절리의 절경이다. 유람선을 탄 채 폭 3m, 깊이 110m에 달하는 큰 해식동굴에 직접 들어가 볼 수도 있다. 벌집이 바다에 솟은 듯한 모습으로, 파도에 따라 이리저리 깎인 바위기둥을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었다. 언젠가 저 부뚜막 같은 절벽 위에 텐트를 치고 해풍에 씻긴 별밤을 바라보며 잠들고 싶다는 소망이 간절했으나 1925년부터 지정된 일본의 천연기념물이라 가능할 것 같지 않다.
다시 항구로 돌아오는 길에 햇빛이 나나쓰가마의 무늬처럼 비스듬하게 눕기 시작했다. 늦은 오후였다. 유람선을 한번 놓친 것은 운전기사님과의 언어소통의 문제였지만 시침은 이미 2시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배를 놓친 김에 정말로 ‘어쩔 수 없이’ 짬을 내어 점심을 먹으러 갔었다.
만약 가라쓰에서 단 하나의 음식밖에 먹을 수 없다면 꼭 오징어 활어회를 먹어야 한다. 사가현은 남과 북 바다에 닿아 있는데 지역마다 대표적인 해산물이 다르다. 그중에서 북쪽 해안에 자리한 가라쓰의 요부코는 풍부한 어장에서 건져 낸 활어회와 해산물을 파는 아침 시장으로도 유명하다.
산 채로 바로 썰어 접시에 담겨 나오는 요부코의 오징어 활어회는 아직 살아 있는 듯 투명하고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다. 오징어 활어회 전문점인 만보(萬坊)에서 맛본 튀김과 오징어 찐만두는 둘이 먹다가 둘이 다 죽어도 모를 지경이다. 다만 살아 있는 오징어의 숨결까지 접시에 함께 담겨 나오는 통에 꿈틀거림이 있고, 그 눈망울이 식탁에서 나를 쳐다보고 있는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가라쓰에는 즐길 거리도 많다. 가라쓰는 제주올레가 시작된 서귀포시와 1994년부터 자매도시를 체결해 교류해 왔는데, 그 때문인지 규슈 올레 가라쓰 코스는 제주를 꼭 닮았다. 가라쓰 코스는 초반에 있는 나고야 성터 주변으로 역사적 의미를 볼 수 있는 진영 터를 지나 소박한 옛길을 거쳐 평화로운 마을 길로 접어들었다가 후반부에는 하도미사키 해안 올레가 펼쳐지는 코스다. 특히 이 해안길에서는 자연이 조각한 주상절리와 푸르름을 머금은 해송을 볼 수 있어 제주 올레가 연상된다. 해안선을 따라 솔향기를 맡으며 데이트 산책을 하기에도 좋다.
코스의 종착점인 하도미사키하도곶의 소라구이 포장마차 촌에서는 가라쓰의 명물인 반건조 오징어와 소라를 구워 준다. 다닥다닥 붙은 포장마차에서 옆 손님과 어깨를 맞대고 촘촘히 앉아 집게로 소라 살을 빼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올레길을 걷고 출출해진 터에 숯불 향 그윽한 소라를 한 입 베어 무니 향긋한 바다 내음이 입 안 가득 퍼진다. 시원한 맥주, 아니 사케 한 잔이 생각나는 맛이다. 캬~!
소라와 오징어를 구워 주는 인심 좋은 포장마차촌
산지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오징어 활어회
감탄사마저 음소거 되었던 나나쓰가마의 주상절리 풍경
▶규슈 올레 가라쓰 코스 (거리 11.2km, 약 4~5시간 소요, 난이도 하)
www.welcomekyushu.jp/kyushuolle
코스 미치노에키 모모야마텐카이치(특산물 판매점) → 마에다 도시이에 진영터(0.2km) → 후루타 오리베 진영터(1.0km) → 호리 히데하루 진영터(2.1km) → 400년 역사의 길(2.9km) → 다원 가이게쓰: 다도문화 체험(3.7km) → 다이코미치(3.9km) → 히젠 나고야성터 박물관(4.5km) → 가라쓰 도자기 히나타가마(5.9km) → 하도미사키 소년자연의 집(7.0km) → 하도미사키 산책로(9.5km) → 소라구이 포장마차(11.2km)
코스 미치노에키 모모야마텐카이치(특산물 판매점) → 마에다 도시이에 진영터(0.2km) → 후루타 오리베 진영터(1.0km) → 호리 히데하루 진영터(2.1km) → 400년 역사의 길(2.9km) → 다원 가이게쓰: 다도문화 체험(3.7km) → 다이코미치(3.9km) → 히젠 나고야성터 박물관(4.5km) → 가라쓰 도자기 히나타가마(5.9km) → 하도미사키 소년자연의 집(7.0km) → 하도미사키 산책로(9.5km) → 소라구이 포장마차(11.2km)
소라구이 포장마차
주소: 1616-1 Chinzeimachi Hado Karatsu-shi, Saga
전화: +81 955 82 4774
가격: 소라구이 500엔, 오징어구이 600엔
오픈: 9:00~18:00(3월 중순~10월), 9:30~17:00(11월~3월 중순)
주소: 1616-1 Chinzeimachi Hado Karatsu-shi, Saga
전화: +81 955 82 4774
가격: 소라구이 500엔, 오징어구이 600엔
오픈: 9:00~18:00(3월 중순~10월), 9:30~17:00(11월~3월 중순)
나나쓰가마 유람선 이카마루
주소: Yakataishi Karatsu-shi, Saga
전화: +81 955 72 9127
가격: 어른 1,600엔, 어린이 800엔
운행시간: 9:30~16:30 연중무휴
(요부코항에서 1시간마다 출항, 소요시간 40분)
홈페이지: www.marinepal-yobuko.co.jp
주소: Yakataishi Karatsu-shi, Saga
전화: +81 955 72 9127
가격: 어른 1,600엔, 어린이 800엔
운행시간: 9:30~16:30 연중무휴
(요부코항에서 1시간마다 출항, 소요시간 40분)
홈페이지: www.marinepal-yobuko.co.jp
가라쓰 만보(萬坊)
주소: 1944-1 Yobukocho Tononoura, Karatsu-shi, Saga
오픈: 평일 11:00~18:00, 주말 10:30~20:00
홈페이지: www.manbou.co.jp
주소: 1944-1 Yobukocho Tononoura, Karatsu-shi, Saga
오픈: 평일 11:00~18:00, 주말 10:30~20:00
홈페이지: www.manbou.co.jp
글 사가현 원정대 차승준 사진 정혜진 에디터 천소현 기자
반응형
'반짝반짝 빛나는 > 수기 [手記]' 카테고리의 다른 글
[Travie JUN 2018] 멕시코에 '풍덩' 빠졌다 (0) | 2018.06.13 |
---|---|
[월간산 DEC 2017][코오롱등산학교 정규반 수료기] 우리는 산에 왜 오르는가 (0) | 2018.01.10 |
[Travie DEC 2017] 다케오에선 먹고 걷고 사랑하라! (0) | 2017.12.07 |
[Travie DEC 2017] 미인들의 온천 마을 우레시노 (0) | 2017.12.07 |
[Travie DEC 2017] TARA Ryokan Night - 뜨끈한 사케 한 모금, 호요소에 별빛이 내린다! (0) | 2017.1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