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잉카

(3)
[잉카 3 : 마추픽추의 빛] 베일에 싸인 잉카 제국의 수수께끼 ■ 본문 중에서 내게 말해다오,보석이 빛을 발하지 않았거나땅이 제때에 돌이나 낟알을 건네주지 않아,나 여기서 벌 받아 죽었노라고.그대들이 떨어져 죽은 바위와그대들을 못 박아 매달았던 나무 기둥을 내게 가리켜다오.그 오랜 부싯돌을 켜다오,그 오랜 등불을, 그 오랜 세월 짓무른 상처에달라붙어 있던 채찍을그리고 핏빛 번뜩이는 도끼를. 파블로 네루다, 중에서 # 07 1536년 6월, 올란타이탐보 – 159~161p.너는 나와 함께 있단다, 호수의 눈을 지닌 소녀야,네가 나의 분신 형제를 보호하는 한 나는 더 이상 네 곁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그 뒤에는 모든 것이 사라질 것이며, 그도 똑같이 사라질 것이다.너는 퓨마가 대양 너머로 달려가는 걸 보게 될 것이다.그는 떠나 네게로 돌아올 것이다.비록 서로 떨어져 있..
[잉카 2 : 쿠스코의 황금] 베일에 싸인 잉카 제국의 수수께끼 ■ 본문 중에서 #02 1533년 4월 14일, 카하마르카 – 73p.구름 낀 하늘에서 한줄기 태양빛이 쏟아졌다.기병은 찰쿠치막 바로 앞에 와서 멈춰 섰다. 그는 무릎으로 말의 몸통을 조여 앞발을 들어 올리게 했다. 말은 울음소리를 내면서, 정복당한 장군의 머리 위 허공을 발굽으로 사납게 후려쳤다.찰쿠치막은 그대로 꼼짝도 하지 않았다.그는 태양신을 올려다보며 웃었다. 그의 얼굴에 태초의 산맥처럼 주름이 졌다.두려움을 느낀 것은 외눈박이 이방인이었다. #03 1533년 6월, 카하마르카 – 92p.고함 소리와 싸우는 소리로 시끄러운 어두운 길을 걸으며 가브리엘은 생각했다. 단지 살아남는 일과 신을 경외하는 일에만 몰두하는 사람들이 이 도시에서 살았던 시절이 있었음을. 하지만 지금 여기에는 열에 들떠서 불길..
[잉카 1 : 태양의 공주] 신비의 잉카 문명과 그 몰락에 관한 대하역사소설 ■ 본문 중에서 #01 1526년 12월, 포코나 근교 - 29p.아나마야는 용기를 내어 엄마의 얼굴을 쳐다보았다.엄마의 이마 한가운데 붉은 꽃이 피어 있었다. 눈은 감겨 있고, 입술이 맞닿은 곳에서는 갈색 물이 조금 흐르고 있었다.그녀는 안다.엄마 손에 여전히 쥐여 있는, 혼령이 감춰져 있던 초록색 액체에 흠씬 젖은 헝겊을 쳐다보았다. 아나마야는 꽉 쥐인 손가락을 펴고 헝겊을 빼냈다. 그녀에게는 승리한 병사들의 웃음소리도, 죽어가는 사람들의 신음 소리도, 어느 오두막집 안 해먹에 버려진 아기의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쓰러지는 마지막 투사들, 울타리와 오두막집을 불태우는 첫 번째 불꽃도 보이지 않았다. 마치 마음속의 모든 문이 차례로 닫히듯, 그녀의 내부에는 침묵뿐이었다.공기를 태우는 뜨거운 불길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