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트래비 2019 01월호 (Vol. 323)

http://www.travie.com/news/articleView.html?idxno=20707


타이완은 1624년부터 38년간 네덜란드의 식민 통치를 받았고, 이후 약 200여 년 넘게 청 왕조의 통치를 받았다. 그러다 1895년 청일 사이에 시모노세키 조약이 맺어지고 1945년 독립하기까지 50년간 일본의 식민통치를 받게 된다. 타이완의 과거부터 근현대사까지 톺아 보려면 타이베이 고궁박물원과 중정기념당을 찾아보기를. 그리고 지금의 맨해튼과 같이 변모한 타이베이를 즐기려면 타이베이 101 전망대에 올라 시내를 둘러보자.



● 중화문화의 보고

타이베이 고궁박물원 國立故宮博物院


1949년 중국공산당과 내전에 패배한 장제스의 국민당 정권은 중화민국 정부를 타이완의 타이베이시로 옮겼고, 중국과 독자적인 정치체제를 유지하고 오늘날의 타이완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당시 전통문화에 애착이 많았던 장제스는 타이베이로 이주할 때 베이징 고궁박물원과 자금성에서 소장하고 있던 유물을 비롯해 중국 전역의 문화재들을 엄선하여 총 61만여 점을 타이베이 고궁박물원으로 옮겨 왔다. 만약 이때 문화재들을 타이완으로 가져오지 않았다면, 중국 본토의 문화대혁명의 광풍이 불었을 때 대부분 불에 타 소실되었을 것이라고. 이 문화재들을 전시하는 타이베이 고궁박물원은 1965년 재개관하여 현재와 같은 박물관의 모습을 갖추었다. ‘중화문화의 보고’로, 세계 4대 박물관 중 하나로 손꼽힐 만큼 소장품이 많아 옥제품, 도자기, 회화 등의 작품들은 3개월에 1번씩 교체하여 전시한다고. 박물관 건물은 지상 4층의 중국 전통 궁전 양식으로 설계되어 있다. 안내데스크에서 한국어 음성 가이드를 150NTD에 대여할 수 있다.


오픈: 일~목요일 8:30~18:30(금·토요일 21:00까지)  

입장료: 350NTD(인터넷 예약 가능)

전화: +886 2 2881 2021

홈페이지: npm.gov.tw



● 중정을 길이 새기는

중정기념당 中正紀念堂


1980년 정식 개관한 중정기념당은 타이완의 초대 총통인 장제스(蔣介石)을 기리기 위한 기념당으로 그의 본명인 ‘중정’을 따서 중정기념당이라 이름 지었다. 아치형 정문 양쪽으로는 국립극장과 콘서트홀이 자리 잡고 있다. 기념관 1층의 전시실에는 중정이 총통 시절 사용했던 자가용 등 각종 기념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중앙에 위치한 기념당에 입장하려면 89개의 계단을 올라야 하는데, 89는 중정이 서거한 나이를 뜻한다. 계단을 올라 기념당에 들어서니, 중앙에 거대한 중정의 동상이 도시를 바라보고 앉아 있다. 그 양옆으로 근엄한 표정의 근위병이 엄호하고 있는데, 11시 정각이 되니 교대를 위해 근위병들이 절도 있는 걸음걸이로 입장한다. 교대식은 약 10분 정도 진행된다. 


오픈: 9:00~18:00(근위병 교대식은 매시 정각 진행)  

전화: +886 2 2343 1100

홈페이지: www.cksmh.gov.tw





● 타이완에서 가장 높은 대나무

타이베이101 전망대 臺北101觀景台


타이완 유명 건축가 리쭈위엔(李祖原)이 설계하고 한국 건설사가 시공한 타이베이 금융센터는 ‘타이베이101’이라는 이름의 전망대로 더 유명하다. 높이가 508m에 달하는 초고층 빌딩이다. 대나무 위에 꽃잎이 겹겹이 포개진 형상의 빌딩이 하늘까지 곧게 뻗어 있어 타이베이 시내 어디에서나 눈에 들어온다. 건물의 엘리베이터는 5층부터 89층까지 단 37초 만에 이동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엘리베이터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원래 용도는 타이베이 금융기관이 모인 건물이지만 대형 쇼핑센터와, 기념품 상점, 음식점이 있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오픈: 9:00~22:00

전화: +886 2 8101 8898  

홈페이지: www.taipei-101.com.tw



글·사진 차승준  에디터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타이완관광청 www.putongtaiwan.or.kr


[원문] 트래비 2019 01월호 (Vol. 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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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펑후 국제마라톤 Gaillardia Island Penghu Cross-Sea Marathon


인생이라는 마라톤


우우, 쓰, 싼, 얼, 이! 탕! 힘찬 출발 신호와 함께 앞으로 내달렸다. 얼마나 달렸을까?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벌써 숨이 밭아 올랐다. 심장 소리가 귓가를 두드리고, 종아리 근육들이 비명을 질러 댄다. 


세계 각국에서 외국인 선수들도 많이 참가했다


출발 전 식전행사. 안전을 당부하듯 무대 앞으로 나선 경찰 인형들


지난해 발목이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다. 아웃도어 홀릭인 나는 한동안 발이 묶여 답답한 날들을 보냈다. 해가 쨍하고 날씨가 맑으면 기분은 더 우울했다. 병원에 누워 파란 하늘을 창밖으로만 바라보는 게 곤욕이었다. 인고의 시간을 보낸 후 깁스를 풀었고, 다시 몇 개월이 지나 목발에 의지하지 않고도 제법 잘 걷게 되었다. 천천히 재활운동을 하며 몸은 이내 정상 생활로 돌아왔다. 하지만 1년 여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몸이 아니라 마음이 나약해졌다. 사실은 부상을 핑계 삼아 운동은 뒷전이 되었고, 다이어트 때문에 먹지 못했던 기름진 치킨과 달콤한 디저트들을 풍요롭게 먹으며 잘 먹어야 빨리 낫는다는 자기합리화를 이어 가는 날들이 꽤 오래 지속되었다.


출발 신호가 울리자 선수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만개했다


다시 등산과 클라이밍을 시작했다. 특별한 계기는 없었다. 탁 트인 자연과 산이 좋아 다시 등산을 했고, 산에 가려니 건강을 유지해야 했다. 예전의 컨디션으로 돌아가기 위해 더디지만 한 발자국씩 전진했다. 한동안 달리지 못했었는데 용기를 내어 펑후 마라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비록 짧은 거리지만 2년 만의 마라톤 도전이었다. 이곳 펑후의 멋진 절경을 배경 삼아 바다를 가르며 경쾌하게 달리는 모습을 꿈꿨는데, 한동안 유산소 운동을 게을리한 탓에 힘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코스튬으로 마라톤의 재미를 더한 이색 참가자들


단체 기념사진을 찍으며 결의를 다지는 동호인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를 즈음, 두어 번 걷다가 다시 달리기를 반복했다. 힘들더라도 멈추지 않고 계속 달리지 못한 것이 아쉬웠지만, 지인들과 깔깔대며 즐겁게 달리다 보니 힘이 솟았다. 달리는 내내 만감이 교차했다. 체력은 방전이 된 것 같은데 야릇하게 웃음이 새어 나왔다. 결승선이 눈에 들어오니 남은 힘을 쥐어짜서 스퍼트를 올렸고, 모두 함께 웃으며 결승선을 통과했다. 함께하니 못할 것이 없었다.


유모차의 아이와 함께 5km를 달린 아이 엄마가 결승선을 향해 달려오고 있다


결승선에서는 모두가 승자였다. 42.195km를 최선의 속도로 달려 자기 기록을 경신한 선수, 5km 미니 마라톤이지만 유모차의 아이와 함께 달리며 큰 박수를 받은 아이 엄마, 모두가 결승선이 보이면 막판 스퍼트를 올렸다. 인생에도 결승선이 있다면 마라톤에서처럼 마지막 순간에 스퍼트를 올리며 열심히 달리게 될까? ‘인생’의 레이스에서 결승선이 어디인지는 누구도 알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는 매 순간을 마지막인 것처럼 즐겁고 열심히 살아가기를 갈망하는 건 아닐는지.


결승선을 통과한 선수의 지친 표정 뒤로 행복한 발걸음이 눈에 들어온다


선수들이 시상식에서 행복해 하는 모습


▶펑후의 상징

콰하이대교 

콰하이대교(Penghu Great Bridge, 澎湖跨海大橋)는 바이샤(白沙)섬과 서쪽의 시위(西嶼)섬을 잇는 길이 2.5km의 해상 다리로 타이완에서 가장 긴 다리로 알려져 있다. 1970년 완공되어 해양 교통로 역할을 톡톡히 해내다가 1996년 재개발됐다. 바다에 걸린 무지개 같은 아름다운 아치형 곡선의 자태를 뽐내며 많은 관광객들에게 사랑받는 펑후 콰하이대교는 이번 펑후 국제마라톤 코스의 꽃으로, 이 다리를 건너면 바로 하프마라톤의 결승선 지점이다. 


펑후의 상징 콰하이대교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무렵, 물감을 풀어 놓은 듯 청량한 바다색 위로 잠든 어선들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더 어두워지기 전에 셔터를 눌러 그 순간을 남기려 부산을 떨었다. 그러다 잠시 카메라를 내려놓고 뷰파인더 밖으로 잠들어가는 바다와 마을과 어선들을 바라보았다. 숨 막히게 아름다운 광경에 넋을 놓고 있으니 온 세상이 곧 어둠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대교 인근에 자리한 선인장 아이스크림 가게에서는 펑후 특산품인 선인장으로 만든 붉은빛 아이스크림을 판매한다. 무슨 맛이냐고 물으신다면 빨간 맛!


펑후 마라톤 코스 전경


▶Gaillardia Island Penghu Cross-Sea Marathon

2018 펑후 국제마라톤


‘타이완의 제주도’라는 별명을 가진 아름다운 휴양지 펑후섬. 설레는 마음을 안고 섬에 첫발을 디디니, 회색빛 섬과 스산한 바람이 반겨 주었다. 관광 성수기이자 여름인 4~9월에는 바람이 세지 않은 편이나, 가을에 속하는 11~12월 무렵의 펑후는 바람이 무척 거세다. 거짓말을 살짝 보태어 태풍처럼 불어오는 바람에 몸도 가누기 힘들 지경인데, 바다는 이상하리만치 고요하다. 이맘때면 해마다 펑후에서 국제 규모의 마라톤 대회가 열린다. 2018년 펑후 국제마라톤 대회는 프랑스, 미국, 러시아, 터키, 일본, 태국 등 13개국에서 2,280명에 달하는 선수들이 출전했다. 42.195km의 풀코스 참가자가 566명이나 되는 전문적인 대회이면서도 가족, 친구와 함께 참석하는 마라톤 동호인도 많아 명실상부한 러너들의 축제다. 

 


글·사진 차승준  에디터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타이완관광청 www.putongtaiwan.or.kr 


[원문] 트래비 2019 01월호 (Vol. 323)

http://www.travie.com/news/articleView.html?idxno=20702



올리는 순간 ‘좋아요!’를 다다닥 받을 법한 인스타그래머블 감성 마을을 펑후에서 만났다. 얼칸 전통마을(Erkan Historic Village, 二崁聚落保存區)은 타이완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전통 고택들이 잘 보전되어 있는 마을로 1890년에서 1910년 사이에 완공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 50여 가구가 남아 있는데, 진(Chen, 陳)씨 일가가 백 년 이상 살고 있는 고택으로도 유명하다.


얼칸 마을 돌담 위에 사이좋게 자리 잡은 항아리들


마을의 고택들은 건축자재부터 인테리어까지 모두 정성이 가득하다. 펑후산 현무암과 산호초 암석을 사용해 돌담을 올렸고, 그 소박한 돌담을 다홍빛 지붕이 끌어안고 있다. 전통방식으로 대들보를 조각하고, 기둥에 아기자기한 그림들을 그려 넣은 집들도 곳곳에 있다. 집집마다 돌담 곁에 올망졸망 자리한 특색 있는 장식물들도 얼칸의 자랑거리다. 예스럽고 소박한 마을 이면에 비범한 예술적 가치가 숨어 있다.


덕분에 최근에는 감성 마을로 알려져 데이트를 하는 연인들이나 인스타그램을 즐기는 젊은이들과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찾는다. 마을을 구경하며, 핸드메이드 기념품을 구매할 수 있고, 아몬드 두유나 선인장 주스와 같은 색다른 간식을 사먹을 수 있다. 특히 이곳의 전통 살구차는 향이 맑기로 유명하다. 


바람소리만 고요한 바닷가 마을 얼칸의 정취를 느끼며 산책하다가 도보 명상에 빠져 들었다. 특별히 집중하려고 노력 않고, 마을 어귀를 걸었을 뿐인데, 어느 순간 공명이 울리며 바람 소리만 들려왔다. 잠시 머무는 것만으로도 심신이 차분해지는 평화로운 곳이다. 


골목을 따라 한참 걷다 보니, 산호초 돌담 위에 자리를 잡고 바닷바람을 베개 삼아 유유자적 잠이 든 마을 고양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심성이 고울 것 같은 착한 얼굴을 한 고양이 예닐곱 마리가 웅크리고 앉아 고요히 잠들어 있으니, 어찌 사랑스럽지 않을까. 


부스럭. 관광객 한 명이 기념품 가게에서 구입한 건어물 봉지를 열었다. 그 자그마한 소리에 고양이들이 일제히 잠에서 깨어났다. 이 골목 저 골목에서 꼬리를 치켜든 고양이들이 몰려들었다. 분명히 귀여운 건 맞는데, 총총 뒷걸음질치며 나도 모르게 고양이들에게서 멀어졌다. 얼칸 마을에서 고양이 집사의 기분을 느껴 보려거든 건어물 간식을 준비하시라. 마을 토박이 고양이들이 인스타그램에 올릴 감성 표정으로 맞이해 줄 거다.


집집마다 올망졸망 특색 있는 장식물들이 돌담 위를 채웠다


소라와 게를 말려 장식한 담벼락


 산호초를 잘 이어 담을 만든 얼칸의 어느 집


현무암과 산호초 암석으로 쌓아 올린 얼칸의 특색 있는 돌담


얼칸에서 인기 있는 간식 중 하나인 아몬드 두유


돌담에서 따뜻한 볕 아래 잠을 자고 있다가 부스럭 소리에 고개를 내민 고양이들


마을이 아기자기해서 어디에서 사진을 찍어도 감성적인 느낌이 물씬하다

 


글·사진 차승준  에디터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타이완관광청 www.putongtaiwa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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