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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묵지/추억의 책장 · 메모

왼쪽으로 가는 여자, 오른쪽으로 가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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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y're both convinced That a sudden passion joined them.
Such certainty is beautiful, But uncertainty is more beautiful still.

그들은 둘 다 믿고 있었다.
순간의 열정이 그들을 만나게 만든 것이라고.
그런 확실성은 아름답다.
그러나 불확실성은 훨씬 더 아름답다.

비슬라바 침보르스카(Wislawa Szymborska)의 "첫눈에 사랑이(Love at First Sight)" 에서

[그림출처 : YES24]


하늘은 우중충했고, 햇살 환한 날은 좀처럼 없어
걸핏하면 알지 못할 우울함에 젖어들곤 했던 나.
길을 걷다가 문든 울고 싶은 마음에 화들짝 놀란 적도 많았다 ... ...

10월 15일
끝없이 떠다니는 구름에 해가 가려 집 안이 어두웠다 밝았다 한다.
남자는 여자를, 여자는 남자를 아직껏 만난 적이 없다.

(다음 해) 7월 20일
천둥 번개가 지나간 밤, 달이 유난히 맑다.
미궁 속 같은 도시. 날 불러주는 목소리 하나 들리지 않고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가 없다.


<왼쪽으로 가는 여자, 오른쪽으로 가는 남자>
지미 글·그림, 이민아 옮김
청미래, 2000

[출처 : '向左走, 向右走' 영화포스터]


대만 작가 지미의 그림책

+
가까운 곳 (바로 옆)에 살지만 습관적으로 왼쪽으로 가는 여자와 습관적으로 오른쪽으로 가는 남자는 만난 적이 없다.

바이올리니스트 남자.
작가(번역가) 여자.
습관처럼 걷던 어느날 우연히 만난다.
그리곤 행복한 한 때를 보내고 전화번호를 종이에 적어 주고받지만 비에 젖는바람에 번호를 알아볼 수 없게 되버린다.

그리곤 일년 여의 시간이 흐른다.
서로 함께하지 않는 시간 동안 도시의 적막함과
혼자임의 외로움, 쓸쓸함, 공허함이 생생히 느껴진다.

다시 봄은 온다.
묘한 끝맺음에 덩달아 나도 잔잔해졌다.

포스팅을 하려고 그림이미지를 찾는 도중에 영화도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영화를 보지는 못했지만...
원작(그림책)에 기반한 금성무 주연의 운명적인 사랑이야기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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