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의 실루엣/국내 여행기

[지리산 종주] 생애 첫 지리산, 나 홀로 종주

반응형

지리산 종주

꼭 한 번 도전해보고 싶기도 했고, 그저 막연한 기대감도 있었다. 

고산지대로의 트래킹 여행을 한 달 앞두고, 체력 관리 + 산악(?) 적응을 위해 지리산 종주를 택했다. 원래 계획은 10월 무렵 단풍이 절정일 때에 종주길에 오르려 했는데, 프로젝트 막바지 몇 달간의 야근+주말 근무에 운동도 제대로 하지 않아 체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조금씩 몸 관리를 하고 11월이 넘어서야 그 막연했던 산행길에 올랐다. 11월 가을의 끝자락 지리산은 낙엽으로 뒤덮였고, 군데군데 마지막 단풍이 불타오르고 있었다.


그야말로 산 무식자(?)였던 나는 무모하고 용감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날. 새벽 4시 무렵 컴컴한 어둠을 뚫고 산행을 시작했다.

헤드랜턴과 스틱에 의지해서 (비록 우비를 입긴 했지만) 저벅저벅 비를 쫄딱 맞으며, 비로소 나는 혼자 하는 산행이 얼마나 위험한지 깨달았다. 다행히 두 그룹의 등산객(혹은 산악회 분)들께 많은 도움을 받고 무사히 여정을 마쳤고, 자연스럽게 산악회의 막내가 되었다. 



14시간이 넘는 산행을 마치고, 오후 6시가 넘어서야 세석대피소에 도착하니, 땀과 비에 젖은 탓에 몸이 오들오들 떨려왔다. 거기다 급히 먹은 밥이 체해서 속을 다 게워내기에 이르렀다. 마른 옷으로 갈아입고, 모포를 3장이나 받아 대피소 한편에 자리를 잡았다. 바로 곯아떨어진 나는, 근래 드물게 거의 죽은 듯이 꿀잠을 잤다! 다음날 새벽에 일어나 세석대피소 밖에 나와보니, 운해가 장관을 이룬다.


△ 세석 평전에서 일출 직전. 그야말로 장관인 운해가 펼쳐진다.


전날 저녁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아, 아쉽지만 천왕봉 코스를 포기하고 거림으로 하산길을 잡았다. 


△ 등산을 도와주셨던 분께서 천왕봉 등산길에 찍어 보내주신 멋진 운해 사진.


가끔씩 혼자 동네 뒷산에 오른다는 L이 말하길...

우리는 이제 산이 좋아질 나이(?)라며, 그런데 산이 좋아진다는 건 나이가 들었다는 거란다.

나는 아직도 계속 철없고만 싶은 나이 같은데,  벌써 산이 좋아졌다...


△ 명품 지리산 곶감. 지리산은 지금 곶감, 감말랭이가 한창 ~



산행을 마무리하며 하늘을 바라보니, 가을 하늘 참 맑다.

지리산. 내년 봄에 다시 와야겠다! ; )



■ 종주 코스 (1무 1박 3일)


- 동대문운동장 22:00時 출발 ~ (+1일) 새벽 3:00분 지리산/성삼재 도착, 식사 후 산행 시작 

성삼재~노고단~화개재(6,3km)~토끼봉(7,5km)~연하천(10,5km)~벽소령(14,1km)~세석산장(20,4km 숙박) : 오후 18시 30분 세석산장 도착

- 세석산장에서 1박   

- 7시 하산 시작 : 세석산장~거림(6.5km) 

  ※ 원래 계획은 장터목(23,8km)~천왕봉(25,5km)~법계사~중산리(33,5km) 하산 예정이었으나 컨디션 조절 실패로 거림에서 하산 

- 거북이식당에서 샤워 및 식사후 12:30時 출발~서울(17:30분) 도착



■ 준비물


1) 의류 & 장비류


등산복 상하의(착복), 윈드자켓, 경량패딩 1(유니클로 울트라라이트다운), 상의 여벌 1, 속옷 여벌 1~2, 상하의(대피소 취침용), 

넥워머 1, 손수건 2, 양말 3족, 장갑 2, 모자, 선글라스, 우의, 등산 스틱, 헤드랜턴(예비 전지)


2) 음식

참치캔, 멸치볶음 반찬팩, 김, 과일, 육포, 에너지바, 천하장사 소시지, 초컬릿, 생수 500ml*2

※ 햇반은 산장/대피소에서 3,000원에 구입 가능


3) 카메라, 보조 배터리


4) 기타 산행 준비물

주민등록증(대피소 방배정시 필요), 접이식 방석, 컵, 수저세트, 지도, 핫팩 3, 

극세사 수건, 세면도구(물티슈, 양치용 소금) 버그 스프레이, 물티슈, 티슈, 비닐봉지(쓰레기 수거용)

상비약(타이레놀, 소화제, 밴드, 스프레이 파스), 현금(3~5만원, 모포대여료, 부식비)


기타 Tip


- 식수는 2시간 정도 지나면 보충할 수 있으며 각 산장 매점에서도 생수를 판매

- 쌀은 출발전 닦아 말린다음 휴대하거나 누룽지로 대용하는것도 편리

- 찬 종류는 가벼우면서 염분섞인 김,젓갈류로 준비

- 산장 및 샘터에서는 비누,삼푸,치약은 사용을 못함. 연성세재 및 소금을 준비하여 그릇을 닦거나 양치.


- 복장은 속건성,투습도가 높아야 하며 면종류는 피할 것 

- 바지는 장거리 산행시 간편하고 견고하면서도 스판과 통풍이 잘되어야 걷기가 편리

- 스틱은 관절과 무릎에 힘을 덜어주며 무릎보호대는 관절과 인대을 보호하므로 장거리 산행시에는 필히 준비


- 등산화는 방수가 되어야하며 될수있는한 목이 길어야 발목을 보호할수 있음

- 랜턴 종류는 손에 들면 산행시 불편하므로 헤드랜턴을 사용하는것이 편리

- 직사광선을 피해 눈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썬글라스 준비



NOV 2015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