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원한 동료이자 가족, 셰르파 - 76~77p.
셰르파족은 16세기쯤 티베트 동부 캄 지방에서 에베레스트의 남쪽으로 넘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셰르파란 말이 '동쪽에서 온 사람'이란 뜻을 지칭하는 배경이다. 이들은 언어, 복장, 종교, 생활풍습 등 모든 면에서 티베트 사람과 비슷하다. 이들은 네팔에만 15만여 명이 살고 있다. 인도의 다르질링, 칼림퐁 지역에도 일부 있다. (중략)
현재 히말라야 등반의 거점인 쿰부와 솔루 지역에는 1만 명 정도의 셰르파족이 살고 있다. 셰르파족은 이름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그들은 태어난 요일에 따라 이름을 달리 짓는다.
월요일에 태어나면 다와, 화요일이면 밍마, 수요일이면 락파, 목요일이면 푸르바, 금요일이면 파상, 토요일이면 펨바, 일요일이면 니마로 한다. 이름만 들어서는 누가 누구인지 헷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 내 인생의 거대한 산, 아버지
나는 좀처럼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 김칫국부터 마시고 호들갑을 떠는 걸 가장 싫어한다. 그러다 잘 되지 않았을 때의 상처와 실망감이 얼마나 큰지 아는 까닭이다. 나뿐 아니라 함께 일을 추진한 동료들도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나는 일반 등반을 할 때도 준비를 철저히 하고 사전 점검도 여러 번 한다. 훈련도, 예산 마련도 다 그렇게 한다. 해외원정도 처음부터 지금까지 그렇게 해 오고 있다. - 144p.
청색은 하늘, 흰색은 구름, 적색은 불과 사람, 녹색은 물, 노란색은 땅을 뜻하는 다르초 깃발. 그 안에 동료들의 안전과 무사를 기원하는 간절한 기도를 담는다 - 146p.
# 그때는 모든 게 어려웠다 - 179p.
등반할 때는 산악인을 봐 주는 관중이 있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 돈을 주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룰도 없는 게임에 목숨을 걸고 청춘을 바쳤다. 그저 목표와 꿈이 산에 있었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오르고 또 올랐던 것이다. 어쩌면 단순히 산에 오르는 일에서 시작해 내가 산이 되고 싶어 올랐던 것인지도 모른다.
# 나가며_ 그래도 나는 아직 산에 오른다 - 263p.
'큰 산을 하나 넘었다'는 말이 있다. 어떤 큰일이나 힘든 일을 무사히 치른 뒤 하는 말이다. 삶의 큰 산 하나를 넘었을 때 자신감이 생기고 마음의 시야가 넓어지는 것처럼 실제로 산 하나를 넘고 내려오면 그런 마음이 생긴다. 히말라야를 등반하듯이 목숨을 걸고 하면 무슨 일이든 겁날 까닭이 없다.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히말라야의 8000m 16좌를 모두 오르고 나니 어떤 이들은 이제 더 이상 오를 산이 없지 않느냐고 묻는다. 그렇지 않다. 산을 오르는 것은 배움이고 수행이기 때문이다.
높은 산이나 낮은 산이나 저마다 정기와 깨달음을 품고 있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틈만 나면 산에 오른다. 그것이 소중한 나의 인연들을 위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기에.
<내 가슴에 묻은 별>
엄홍길 지음
중앙북스,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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