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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타운에서 19번 버스를 타면 스탠리 파크 공원안에 내릴 수 있다. 다시 다운타운으로 돌아갈 때에도 내린 곳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버스를 탑승할 수 있다. 버스의 마지막 정류장이라서 급하게 지나치는 일 없이 운전사가 여유롭게 손님들을 챙긴다.
호텔에 짐을 풀자마자 프런트 직원에게 스탠리 파크로 가는 가장 빠른길을 물었다. 스탠리 파크의 산책로를 따라 여유롭게 걷다가 잉글리쉬 베이에서 일몰을 볼 참이었다. 막상 스탠리 파크에 도착하니 계획을 조금 수정해야했다. 잉글리쉬 베이가 지척이었지만 일몰을 못보더라도 여유롭게 거닐며 산책을 했다. 걸어서 다 둘러보기엔 규모가 큰편이어서 욕심부리지 않고 걸었다. 잠시 벤치에 앉아 사진을 찍다가 음료수를 마시기도 하고, 그렇게 여유로움을 누렸다.
이 곳에서 맑은 내음을 마시다보니 유독 개 혹은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하고 있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이 곳에는 삽살이도많더라. 곰처럼 큰 개와 함께 걷던 가녀린 소녀도, 자그마한 강아지와 함께 조깅을 하던 헤비급 아저씨도 눈이 마주칠 때마다 살포시 미소를 보내주었다. 낯선 이방인의 출연이 어색하지 않았던 그들은, 고맙게도 홀로 고요하게 산책을하던 나에게 길을 알려주기도 했고, 해변 사진을 담기 좋은 산책로를 알려주기도 했다.
▲ 토템폴
영화에서만 보던 비둘기 아주머니(할머니?)가 비둘기들이 아닌 오리들에게 모이를 주고 있었다. 노란 우비를 소담히 차려입은 아주머니는 새들 곁에서 모이를 주며 오래도록 새들의 애교섞인 장난을 받아주며 흐뭇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잉글리쉬 베이의 일몰은 아니었지만, 스탠리 파크를 거닐다가 일몰을 만났다. 앞을 보며 걸어가다가 건물 너머로 떨어지는 해를 보며 연간 셔터를 눌러댔다. 그렇게 이십여분을 걷다 뒤를 돌아보니 하늘이 정말 붉게 타고 있더라. 그 날 밴쿠버의 해는 하늘을 여러 색으로 수놓으며 천천히 사그라들었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일몰의 아름다운 광경을 보고 싶었는데, 이날을 마지막으로 일정 내내 밴쿠버에는 비가 내렸다. 아쉬움이 큰 만큼 마지막에 담았던 그 아름다움이 더 그리운건 어쩔 수 없나보다.
그렇게 해가 저물었다. :)
<Vancouver, BC, Canada - #03 Sunset at The Stanley Park>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January - February 2011
Written by Li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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