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규: 자기 생각 펼치기에는 산문이 좋지. 시는 가급적 빼라. 인민을 나약한 감성주의자로 만드는 거 문학 아니야.
여진: 아니. 좀 더 보고.
몽규: 볼만한 게 있어?
처중: 이거는 필력이 있긴한데, 이광수 선생 작품 같다.
몽규: 이광수, 채남선 같은 변절자들 따라하는 글들. 다 내다버려.
동주: 너, 이광수 선생 작품만 봤었자나
몽규: 그건 어렸을때 얘기지
동주: 지금도 마찬가지지.
관습과 이념에 사로잡혀서 함부로 단정짓는거.
몽규: 관습과 이념을 타파하자고 하는 일이야.
왜, 시를 빼자고 해서?
내가 이 문예지를 하는 이유가 있고 목적이 있어.
시를 무시해서 하는 이야기가 아니야.
동주: 시도... 자기생각 펼치기에 부족하지 않아...
사람들 마음 속에 있는 살아있는 진실을 드러낼 때 문학은 온전하게 힘을 얻는 거고
그 힘이 하나하나 모여서 세상을 바꾸는 거라고
몽규: 그런 힘이 어떻게 모이는데?
그저 세상을 바꿀 용기가 없어서 문학속으로 숨는거 밖에 더되니?
동주: 문학을 도구로 밖에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 눈에 그렇게 보이는 거겠지.
문학을 이용해서 예술을 팔아서 뭐 어떻게 세상을 변화시켰는데,
누가 그렇게 세상을 변화시켰는데...
애국주의니, 민족주의니, 뭐 공산주의니 그딴 이념 원리에 모든 가치를 팔아버리는 거 그게 관습을 타파하는 일이야?
그것이야 말로, 시대의 조류에 몸을 숨기려고 하는 썩어빠진 관습 아니겠니...
(중략)
몽규: 세상을 변화시키지 못할거면 문학이 무슨 소용이오
<동주 (DongJu; The Portrait of A Poet, 2015>
감독 이준익
출연 강하늘(윤동주), 박정민(송몽규)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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