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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묵지/추억의 책장 · 메모

지식ⓔ season3; 가슴으로 읽는 우리시대의 智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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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 11 버튼을 누르지 않은 이유


실험 전
예일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당신은 다른 사람에게 비인간적인 행위를 가할 수 있겠습니까?
그럴 수 없다 92%

실험주최측은
450V까지 전기충격을 가할 수 있는 사람이
0.1%에 불과할 것이라 예측했다.

그러나

실험에 참여했던 사람들 중 35%만이
300V 단계에서 주최측의 명령을 거부했다.

450V의 버튼을 누른 나머지 65%의 사람들...
"내가 왜 그런 무자비한 일을 했을까요?"
"제 자신이 이해가 안 갑니다."
"시켜서 한 것뿐이예요."

피실험자들이
실험자가 내리는 명령에 저항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한 가지
불합리한 명령을 내리는 '권위자'와의 관계를
완전히 단절하는 것뿐이었다.

"나는 알고 싶었다.
 왜 사람들이 비인간 적인 명령도 맹목적으로 따르는지
 왜 정의롭지 못한 권력자의 명령을 거부하지 못하는지
 왜 평범한 사람들이 끔찍한 대량학살을 저지르는지 정말 알고 싶었다" - 스탠리 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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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스탠리 밀그램은 '징벌에 의한 학습효과'를 측정하는 실험에 참여할 사람을 공개적으로 모집했다. 실험참가의 대가는 4달러였다. 지원자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쪽에는 선생 역할을, 다른 한쪽에는 학생 역할을 맡기고 학생에게는 암기해야 할 단어, 선생에게는 테스트할 문제들을 주었다. 그리고 선생은 문제를 틀린 학생에게 15볼트의 전기충격을 가하도록 한 후 오답이 나올 때마다 전압을 15볼트씩 높이도록 했다. 실험실 내부를 가른 칸막이 때문에 학생과 선생이 서로를 직접 볼 수 없었지만 의사소통은 가능한 상태였다. 실험이 시작되자 칸막이 너머에서는 비명과 욕설, 심지어 '불길한 침묵'이 계속됐지만 실험은 강행되었다. 엄격한 실험주관자는 망설이는 선생들에게 계쏙 지시대로 수행할 것을 종용했다.

그러나 선생 역으로 하여금 인간에게 치명적인 450볼트까지 전압을 올리게 했던 이 실험은 사실상 사기였다. 학생 역은 지원자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틀린 답을 말한' 실험팀의 일원이었고, 전기충격과 칸막이 너머의 고통반응은 연기일 뿐이었다. 실험의 진짜 의도는 '징벌을 당하는 학생의 학습효과'를 연구하고자 한 것이 아니라 '징벌을 가하는 선생의 윤리적 태도'를 연구하고자 한 것이었다. 실험팀은 원래 150볼트 이상의 상황에서 대부분의 지원자들이 실험을 거부하리라 추정했으나 결과적으로 지원자의 65%가 권위자의 지시를 끝까지 따랐다. 밀그램의 결론은 다음과 같았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만들어진 인성이 아무리 정의로운 것이라 할지라도 그 시민들이 만약 옳지 않은 권위의 지배를 받게 된다면 그들 역시 인간의 야만성과 비인간적인 태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지식ⓔ Season3; 가슴으로 읽는 우리시대의 智識>
EBS 지식채널ⓔ 제작팀 지음
2008, 북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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