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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묵지/추억의 책장 · 메모

지식ⓔ Season4; 가슴으로 읽는 우리시대의 智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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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그걸 바꿔봐
       Butterfly Effect


목줄이 너무 밭아?
길게 늘이면 되잖아!

그러면 개는 그늘에 들어갈 수 있을 테고
그늘에 드러누워서 짖기를 멈추겠지

그렇게 조용해지면
엄마는 거실에 새장을 걸어놓고 싶었다는 게 기억날 거야

카나리아가 노래를 불러주면
엄마는 다림질을 더 많이 할 수 있을 테고
새로 다린 셔츠를 입고 출근하는 아빠는 어깨가 조금 덜 쑤시겠지

퇴근 후 집에 돌아온 아빠는 예전처럼
십대인 누나와 TV를 보며 농담을 할 거야
그러면 누나는
큰 맘 먹고 이번 한 번만
남자친구를 다음 가족외식 때 데려가보자고
결심할지도 몰라

아빠는 저녁식사에 동석한 그 젊은 친구에게
언제 한번 낚시나 같이 가자고 하시겠지

그냥 줄을 길게 늘여보는 거야
누가 알겠니?
하나를 바로잡으면
다른 변화가 천 개쯤 이어질 거야
그냥 개의 목줄을 길게 늘여보는 거야

출처 : 『여기, 우리가 만나는 곳』 (존 버거 저, 강수정 역, 열화당, 2006)



08 네 번째 사과

   역사상 유명한 사과가 셋 있는데,

첫째는 이브사과
둘째는 뉴턴사과

셋째는 세잔사과다."


- 모리스 드니 (Maurice Denis)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의 개념을 구상하고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군의 암호통신기 애니그마를 해독하여
조국 영국을 승리로 이끈 수학천재

그러나 1952년 "대단히 점잖지 못한 행위"로 체포된다.

    "징역 10년 혹은 호르몬 요법에 처한다.
     여성호르몬 투여로 그의 비정상적인 성적 욕망이 차단되면
     동성애도 사라질 것이다."

장기간의 여성호르몬 투여로
점점 여성처럼 변하는 몸...

사회와 격리된 그의 마지막 선택은
백설 공주의 독사과

   사회는 나에게

여자로 변하도록 강요했으므로
나는 가장 순수한 여자가 선택할 만한 방식으로 죽음을 택한다.

- 앨런 튜링(Alan Mathison Turing), 1912-1954

앨런 튜링의 사후 12년 과학계는
'앨런 튜링 상'을 제정
세계최초의 컴퓨터 콜로서스를 만든 튜링이
인류에 끼친 업적을 뒤늦게 기렸다.

인류에게
다른 세계
다른 생각
다른 상상을 열어준

세 개의 사과

그리고 한 천재가 삼킨
네 번째 사과


애플 사의 초창기 로고를 보면 처음에는 뉴튼의 사과를 염두에 두었음이 분명하다. 사과나무 아래 앉아서 책을 읽는 뉴튼의 전형적인 모습을 묘사한 고전적인 로고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 사가 처음 만든 PDA의 이름 또한 '뉴튼'이었으니 상당히 설득력이 있는 추측이다.
그러나 맥킨토시 컴퓨터 제품이 본격적으로 출시되면서부터 무지개색을 담은 사과에 한쪽에는 베어 문 자국이 있는 로고로 바뀌었다. 이때부터 초기 컴퓨터 모델을 고안한 과학자이자 동성애자였던 앨런 튜링(Alan mathison Turing)에 헌사하는 디자인이라는 설이 득세하게 된다. 무지개색은 1978년 샌프란시스코의 화가 길버트 베이커(Gilbert Baker)가 동성애 사회를 상징하는 깃발을 디자인하면서 처음 사용되기 시작하여 핑크색 역삼각형과 함께 지금껏 동성애의 상징으로 사용되어왔다. 또한 베어 문 자국은 앨런 튜링이 청산가리 사과를 삼킨 것을 상징한다는 설이 있다. 그러나 사실 무지개 깃발의 사용시점이나 초기 로고의 뉴튼 등을 염두에 두면 이 또한 이견이 있을 수 있다.



<지식ⓔ Season4; 가슴으로 읽는 우리시대의 智識>
EBS 지식채널ⓔ 제작팀 지음
2009, 북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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