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암묵지/추억의 책장 · 메모

외뿔

반응형

원문작성 : [2008/04/13]



' 나한테는 외형적으로든 내면적으로든

   금붕어 아줌마보다 나은 점이 물벼룩의 눈곱만치도 엄따.

   나는 아무리 발버둥질쳐도 한평생 저 열등의 토굴 속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 마리 물벌레에 불과한 거시다.

   괜히 금붕어 아줌마의 자화자찬에 심통이 나서

   그냥 한번 장난을 쳐보아쓸 뿌니다.

   하지만 금붕어 아줌마는 지금쯤 속이 몹시 상해 이쓸 거시다.


   담에 만나면 아줌마라고 부르지 말고 꼭 누나라고 불러야게따.'


인간들 중에서도 자신의 외모에
지나친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여자들이 공주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

공주병 환자들은 한결같이 백마를 타고 오는 왕자를 기다린다.

그러나 공주병 환자들이 나중에 결혼해서 같이 사는 남자를 보면 거의가 마부들이다.

아무리 지체 높고 교양 있는 남자라도 공주병 환자와 삼 년만 같이 살면

영락없는 마부로 전락해 버리고 마는 것이다.


그러나 그대가 아무리 신분이 비천한 존재라도 

자신의 내면을 아름다움으로 가득 채울 수만 있다면 그대는 진실로 거룩한 존재다.



<외뿔 이외수 우화상자(寓畵箱子)>

이외수 지음

해냄 출판사, 2001

반응형

'암묵지 > 추억의 책장 · 메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배려  (0) 2008.08.22
도마뱀  (0) 2008.08.22
용기  (0) 2008.08.22
1日 30分  (0) 2008.08.22
디지로그  (0) 2008.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