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작성 : [2008/04/15]



제각기 다른 몸을
 가지면서 공유할 수 있는 것, 생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


수많은 것들의 물컹물컹한 무게를 견디며 여기까지 왔다.

생각해 보면 죽 아주 오랫동안 그렇게 해온 듯한 느낌이 든다.

어릴 때부터. 태어나기 전부터. 그것을 알아버린 듯한 느낌이 든다.

그걸 앞으로도 계속해 갈 듯한 느낌이 든다.

싫더라도. 죽을때까지. 죽고 나서도.


하지만 지금은 휴식할 때가 왔고, 많은 일들이 오래 끌기도 했고 피곤해서 이제 졸리다.

오늘 하루가 끝난다.

다음에 눈뜨면 아침 해가 눈부시게 비치며 또 새로운 자신이 시작된다.

새로운 공기를 마시고 본 적도 없는 하루가 생겨난다.

어릴 때 시험이 끝난 방과후나, 특별활동 대회가 있었던 날 밤에는 언제나 이런 느낌이 들었다.

새로운 바람 같은 것이 체내를 떠돌아다니고 틀림없이 내일 아침에는

어제까지의 일이 전부 말끔히 제거되어 있을 게다.


그리고 자신은 가장 근원적인,
진주와도 같은 빛과 더불어 완전히 눈을 뜨겠지. 항상 기도하듯이 그렇게 생각했다.

그 당시와 비슷한 정도로 단순하고 순수하게 그렇게 믿을 수가 있었다.


- 김치꿈



<도마뱀>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민음사,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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