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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묵지/추억의 책장 · 메모

[외계인 자서전] 지구에 태어난 외계인이 쓴 인류 관찰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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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라는 아름답고 기발하며 슬픈 존재에 대하여 
지구에 태어난 외계인이 쓴 인류 관찰 보고서

 

1. 한 소녀의 탄생, 한 탐사선의 출발: 가장 완벽한 대칭

  • 소설은 1977년, 주인공 '아디나'가 병원에서 힘겹게 태어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 순간을 단순히 '출생'이 아닌 '지구에 도착했다'라고 표현한 것이다. 마치 그녀가 아주 먼 곳에서 온 존재임을 암시하는 듯한 이 묘사는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적인 시선을 예고한다.
  • 또한 바로 그날, 인류 역사상 가장 먼 외계를 향해 나아갈 탐사선 '보이저 1호(Voyager 1)'가 지구에서 발사되었다. 지구에 막 도착한 존재(아디나)와 지구를 막 떠나는 존재(보이저 1호)라는 완벽한 대칭을 단순한 시작점으로 삼지 않고, 이후 40여 년간 아디나의 개인적 역사와 인류가 외계를 탐사하며 쌓아온 우주적 지식의 역사를 교차하며 서술한다.
  • 이 거대한 대칭 구조는 평범해 보이는 한 여성의 삶에 장엄한 우주적 서사를 부여하며,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깊숙이 끌어당긴다.

 


2. 나는 외계인이다: 지독한 외로움을 견디는 법

  • 주인공 아디나는 평생에 걸쳐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할 거대한 비밀을 가졌다. 바로 자신이 외계 행성에서 지구 탐사를 위해 파견된 정보원이라고 굳게 믿는 것이다. 그녀는 이웃이 버린 낡은 팩시밀리(Facsimile)를 통해 멀리 떨어진 외계의 상관에게 지구인의 감정에 대해 보고하고, 그들로부터 짧은 답신을 받으며 임무를 수행한다.
  • 이 설정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넘어, 아디나가 겪는 깊은 고독과 소속감의 부재(Absence of Belonging)를 설명하는 핵심 장치이다. 미혼모 밑에서 가난하게 자라며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하고, 늘 주변과 겉돌았던 그녀에게 자신이 외계인이라는 믿음은 지독한 현실을 견디기 위한 필사적인 생존 전략을 넘어, 자신의 하찮은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살아가야 할 강력한 이유'가 된 것이다.

 


3. 별의 생애로 기록된 한 인간의 역사

  • 소설은 아디나의 40여 년 삶을 시간 순서대로 따라가지만, 그 구조는 매우 독특하다. 각 챕터(Chapter)의 제목이 인간의 생애 주기가 아닌 '별의 생애 주기'를 따르고 있다.
  • 소설은 탄생을 의미하는 1장 '성운(Nebula)'으로 시작해, 유년기와 청년기를 거쳐 마지막 장 '블랙홀(Black Hole)'로 막을 내린다.
  • 한 개인의 미시적인 역사(탄생, 확장 시절, 직장 생활, 죽음)를 우주적인 거대 서사 안에 배치하는 방식은 주인공의 개인적 투쟁을 보편적이고 초월적인 맥락으로 재구성한다.
  • 이 구조를 통해 아디나의 삶을 한 개인의 일대기를 넘어, 하나의 우주가 생성되고 소멸하는 과정과 다르지 않은 장엄한 이야기로 격상시킨다.

 


4. 진짜일까, 망상일까?: 중요하지 않은 질문

  • 소설을 읽는 내내 독자들은 끊임없이 질문하게 된다. "그래서, 아디나는 정말 외계인일까? 아닐까?"
  • 소설은 이 질문에 대해 의도적으로 명확한 답을 주지 않는다. 그녀가 외계인이라는 증거처럼 보이는 부분과, 모든 것이 정신적 고통을 이겨내기 위한 망상이라는 해석의 여지를 모두 남겨두고 있다.
  • 감당하기 힘든 현실 앞에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발명한 이야기가 진실보다 더 중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NotebookLM)

 

■ 본문 중에서

처음에, 아디나와 그녀의 지구 엄마가 있다. 엄마의 심장에서 흘러나오는 생의 박동을 듣는 (자궁 속) 아디나와 맥박이 급격히 떨어지는 분만실 속 엄마. 서로의 중력으로 도는 두 개의 별. 무중력 상태에서 흔들리는 아디나. 수술대에 고정된 테레즈. 침대 위의 모니터는 두 사람의 연결된 심장을 보여준다. 고동치는 심장, 심장, 고동치는 심장, 고동. 아디나가 산도를 따라 나아가자 테레즈의 혈압이 곤두박질친다. 이제 거의 지구에 도착했다. 바로 이 순간, 플로리다에서 보이저 1호 우주선이 발사된다. 그 안에는 지성을 가진 외계 생명체들에게 인간의 삶을 설명하기 위해 만든 소리를 담은 레코드판이 실려 있다. - 7p.

 

뷰티랜드는 인간이 생필품이라고 믿는 것들로 가득해 급할 때 언제든 들를 수 있는 만물상 같은 곳이다. 아무도 찾지 않아서 복도 창고에 창백한 궤양처럼 굴러다니는 소독용 알코올병, 엄마가 머리카락에 억지로 말아주는 스펀지 헤어롤 등등. 두 번 정도 쓰고 버릴 법한 그 헤어롤을 엄마는 십 년째 쓰고 있다. - 16p.

 

인간은 다른 인간이 행복해 보이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다음 날 아침에 답이 도착한다. "유감이군."

아디나는 반대편에 있을 누군가가 그녀를 걱정하며 응원하고 있다고 상상한다. - 19p.

 

죄악보다 더 흉측한 것은 없다. 죄악, 언제나 끊임없이 닦아내야만 하는 마음속이라는 바닥의 흙. 아디나의 학교에서는 모두가 그것에 사로잡혀 있다. 그것은 주요 아브라함 종교 중 하나인 로마 가톨릭교의 기반이 된다. 학생들은 신이 주로 염려하는 큰 죄에는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가지는 것(치명적), 동성에게 끌리는 것(치명적), 혀를 써서 키스하는 것(치명적), 이와 관련해 거짓말하는 것(사소함)이 있다고 배운다. 죄악을 피하는 최고의 방법은 없이 사는 것이다. 아디나와 엄마는 겨울에 새 코트 없이, 자동차 기름을 가득 채우는 일 없이, 에어컨 없이, 그리고 세일가가 아닌 닭과 휴가 없이 산다. 엄마는 직장에서 종이 몇백 장을 훔친다. 그건 죄가 아니라고 엄마는 말한다. 아디나에게 필요한 것이니까. - 26p.

 

인간은 행복할 때, 고통스러울 때, 혐오스러울 때, 실망할 때, 놀랄 때 이를 드러냅니다. 야생의 동물들은 위협적으로 보이고 싶을 때 다른 동물에게 이를(송곳니를) 드러냅니다. 바로 이걸로 너에게 상처를 주겠다는 거죠. 아디나는 팩스를 보낸다. - 56p.

 

아디나는 유창해진 상태로 침대에서 깨어난다. 솔로몬은 그녀에게 새로운 정보를 가르친 것이 아니라 그저 그녀가 가진 능력에 어떻게 접속하는지를 알려준 것이었다. 이것은 언어를 넘어 은유적인 차원에 이른다. 그녀는 《어린 왕자》는 그저 사막의 조종사가 어린 소년과 만나게 되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걸 깨닫는다. 이것은 하나의 존재가 세상에 머무는 이유에 대한 우화다. 이것은 J 걸스, 뷰티랜드 직원, 리프홀터 부인에 대한 그녀의 이해를 완전히 변화시킨다. 그녀는 이 깨달음을 누군가와 간절히 나누고 싶어서 벅차고 초조해진 상태로 새벽에 책을 덮는다. 그녀는 상관들에게 팩스를 보낸다.

정말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요.

답이 온다. 훌륭해. - 97p.

 

아디나와 토니 사이에 거리감이 생긴다. 친구라면 서로에 관해 모든 것을 알아야 할까? 중요한 경험들을 주머니에 감추면, 서로 공유하는 시간 역시 그만큼 줄어들게 되는 걸까? 아디나는 친구가 되기 위해 더 용감해져야 한다는 사실에 화가 난다. 분노와 애정은 친구에게 자신이 진짜로 누군지 말하고 싶은 욕망과 충돌한다. 그녀는 말할 것이다. 토니, 너 사람들이 지구 출신인 거 알지? 그런데 난 아니야. 그러면 토니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 - 109p.

 

잔인한 초승달 같은 여름이다. 아디나는 침대에 누워 대학과 웨이트리스 일에 대한 불안에 시달린다. 이 모든 게 과연 어떻게 흘러가게 될까? 사람들과 이야기를 주고받을 때면, 가끔 탄산이 톡 하고 튀는 듯한 순간이 있다. 마치 하루가 형태를 갖추고 주변을 살펴보는 느낌. 누군가 지켜보고 있는 듯한 감각. 그러면 중요한 막이 벗겨져 누구와 무슨 말을 하고 있든 그때 함께 있던 사람과 그와 주고받은 모든 말의 허무함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만다. 그 모든 것이 결국은 아무 의미도 없을 가능성은 얼마나 높은가. 톱니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눈과 목 뒤에 쌓여간다. 뭔가 다른 것. 그것은 지속될 것만 같은 감각을 지닌 채로 나타난다. 꿈꾸는 이에게 그 꿈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고 믿게 만드는 꿈처럼. 처음에, 다른 것은 그녀의 마음속을 잠시 동안 뒤적거린다. 엄마가 쿠폰북을 다음 장으로 빠르게 넘기는 시간만큼 짧은 찰나 동안.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방문은 오후 내내 머무를 만큼 길어진다. 그것이 악의적으로 다가오는지, 얼마나 날카롭게 파고들어 상처를 주는지는 매번 다르다. 그 감각은 카붐에서의 밤과 연결되어 있다. 자동차들이 하나하나 떠나는 것을 바라보고 있던 순간. - 123p.

 

소외(alien-ated)라는 말에는 이유가 있어요. 나는 외계인(alien)이고, 그래서 혼자거든요. 혼자일 때는 아무도 말해줄 사람이 없죠. 후-웨어-라-후 하고 우는 새가 있대! 네 머리 위에 거미가 앉았어. 이런 말들을요. 그래서 스스로에게 말해요. 내 머리에 거미가 내려앉았어. 다른 데로 가야겠어.

혼자라는 건 탁 트인 들판 위로 슬픔이 먹구름처럼 몰려오는 걸 지켜보기에 가장 알맞은 장소예요. 당신은 의자에 앉아 그것을 맞이할 준비를 할 수 있죠. 먹구름이 당신을 통과할 때면, 손을 내밀어 그 구석구석까지 느껴볼 수도 있어요. 그렇게 먹구름이 지나가고, 당신이 다시 커피를 마실 수 있게 되면 심지어는 그 슬픔이 그리워지기도 해요. 왜냐하면 그건 연인처럼 내 곁은 지켜줬거든요.

잘하고 있다. - 124p.

 

남의 차를 얻어 타는 건 불편한 일이지만, 아디나는 차에서 내리기 직전의 순간을 좋아한다. 그녀가 자라오며 만난 내성적인 사람들은 차를 세우고 내리기 전에만 유독 편안하게 속내를 털어놓곤 했다. 솔직함을 허용하는 그 짧은 시간은 운전하는 사람 - 친구의 부모님, 오빠, 언니 또는 선생님 - 의 일상을 이루는 거짓을 깨뜨리는, 심지어는 여태 그들이 살아온 삶의 방식을 부정하는 말을 종종 내뱉게 하곤 했다. 어쩌면 그 순간이 곧 끝날 거라는 확실함이, 나중에 서로가 그 얘기를 꺼내게 될 때 발뺌할 수 있는 여지를 주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가령 다른 곳, 거실이나 부엌 식탁처럼 좀 더 트인 공간에서는 감히 꺼내지 못할 말도 그 순간에는 흘러나왔다. 이야기를 털어놓은 쪽은 나중에 아디나가 잘못 들었다고, 혹은 나는 절대로 한 적이 없다고 말할 수도 있다 - 그런 말들을. 아이를 키우는 건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좋지 않아.내 남편 말고도 다른 남자가 있었어. 그렇게 그들이 속마음을 털어놓자마자 서둘러 부정하려 하거나, 오히려 아디나가 그들을 계속 붙잡고 있었던 것처럼 군다고 해도 그녀는 개의치 않았고, 손을 차 문손잡이에 올린 채 언제나 그래왔듯 온 마음을 다해서 이야기를 들었다. 아디나는 이렇게 누군가의 현관이 열리는 듯한 순간들이 주는 비밀스러움에 잘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오히려 그런 순간들 - 어른들이 인간으로서의 자신을 자각하며 스스로를 또렷하게 드러내는 유일한 순간들 - 을 위해서 살아간다고 할 수도 있었다. 이 순간들은 마치 그들이 이렇게 말해주는 것만 같아 묘한 위안이 되었다. 괜찮아, 아디나. 우리는 살아 있고, 너와 함께 여기에서 이 세상을 걷고 있어. 가끔 현관이 열리는 듯한 순간이 한 번도 없을 것 같을 때면, 아디나는 일부러 차에서 내리는 시간을 끌곤 했다. 그 순간이 찾아오기만을 바라면서. - 135~136p.

 

인간이 심장보다 더 집착적으로 숭배하는 기관은 없어요. 이건 언어에도 드러나 있어요. 심장이라는 말에는 고유한 쓰임새가 있거든요. 누군가를 좋아하면 사람들은 이렇게 말해요. 저기 내 심장을 훔쳐 간 여자가 있어. 사랑하는 사람의 옆에 설 때나 앉을 때는 심장 가까이 있으려 해요. 네 심장에 축복이 있기를. 내 심장을 걸고 맹세해. 슬플 때면 이렇게 말해요. 내 심장이 부서졌어. 스스로 믿지도 않는 말을 여러 사람들 앞에서 하곤 하죠. 하지만 심장은 단지 중요한 일을 하는 하나의 근육일 뿐이에요. 몸속의 특정한 한 장소일 뿐. - 141p.

 

인류 사회에서 가장 위험한 요소는 단연코 남성의 자아예요.

이미 충분한 증거가 아주 많이 쌓인 사실이다. - 158p.

 

세상에 인간이 의견을 갖지 못하는 대상은 없는 것 같아요.

이것도 뭔가 부족하다.

취미는 시간을 보내고 정신을 환기하는 기분 좋은 방법이에요. 우표 수집, 빵 굽기 같은 거요. 마음을 향해 거기 말고 이쪽을 봐, 라고 외치는 방식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불가피한 걸 피할 수는 없어요. 취미가 인간을 현재에 머물도록 만들어, 죽음에 대해 생각하지 않게 할 수는 있죠. 그러나 불가피한 것은 그림자를 드리우며 슬며시 나타나 서서히 자라나요. - 191p.

 

고통을 겪을 때, 인간은 〈놀라운 은총(Amazing Grace)〉을 불러요. 이 노래는 종교적, 문화적, 인종적 배경을 초월해 인류 문화에서 가장 근본적인 것, 즉 고통에 관한 거예요. 우리는 살아갈수록 더 자주 잃고, 더 자주 길을 잃었다고 느끼게 돼요. 노래는 당신이 우아함을 잃지 않는다면 길을 발견할 거라고 말하죠. 그 과정이 조금 길 수는 있다고. 생각했던 것보다 더 오래 비참함 속에 머물러야 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견디면 은총을 받게 될 거라고요. 은총은 정당한 이유 없이 우리에게 주어지는 다정함이에요. 정당한 이유 없이 주어지는 이유는 우리가 비참한 존재이기 때문이고, 비참한 존재는 인간 자체를 의미하는 말이죠. 또한 인간은 결함 있는 존재라는 말과 동의어이기도 해요. 그래서 은총은 상실을 보관하는 장소예요. - 210p.

 

아디나의 삶에서 로맨스 프로젝트는 끝이 났다. 슬픔과 안도감이 함께 밀려온다. 그녀는 그에 대한 사랑을, 집에서 거미를 내보내듯 서서히 다른 곳에서 옮길 것이다. 결국 그들은 평범한 인간적인 이유로 헤어진다. 서로를 믿지 않았기 때문에. - 230p.

 

모든 인간은 죽어요. 하지만 그보다 더 나쁜 일은, 매일 자신이 살아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행동한다는 거예요. 그들은 거짓말을 하거나, 배려 없이 대하거나, 누군가를 속이며 살아가죠. 그런 행동 하나하나가 작은 죽음이에요. 인간은 마지막 죽음이 오기 전까지 계속해서 작은 죽음들을 겪어요.

응답 없음. - 243p.

 

결국 슬픔은 주변을 살피려는 아디의 욕망을 무디게 만든다. 그녀는 더 이상 자신의 광대뼈나 베이글, 아파트 입구 계단에 앉아 있는 거위들에, '예를 들어(e.g.)'라고 써야 할 곳에 '즉(i.e.)' 이라고 쓰는 동료의 습관에 대해 메모하지 않는다. 그녀는 구분하고 이름 붙이려는 인간적 충동을 깊숙이 접어둔 채, 자신의 인지 범위 내에 있는 모든 사람, 의식, 사물을 그녀의 언어로 수집하지 않고 자유롭게 떠돌도록 내버려둔다. - 265p.

 

인간의 수명은 본래 덧없도록 설계되었지만 때로는 끝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몇 년이 1분처럼 순식간에 지나가기도 하고, 어떤 오후는 영원과도 같다. 하지만 서로 다른 기류가 만나 토네이도를 만들어내듯, 덧없음과 영원함의 대립 (모든 것에 적용되는 밀고 당기기)은 낭만적인 사랑, 슬픔, 배신, 기쁨이 생겨나는 조건이 된다. 한없이 무의미하면서도 깊고 오묘한 교류들. 아디나는 닫혀가는 문을 향해 솟아오르는 고통스러운 희망을 이해한다. 그녀는 더 많이 여행을 했어야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아디나도 집에 머물며 같은 일상을 반복했다. 인생의 끝에 다다랐을 때, 당신은 다른 길들을 걸어볼 시간이 남아 있기를 바라게 된다 - 이보다 더 인간적인 일이 있을까? 한 번의 삶은 그녀가 사랑해보고 싶은 모든 것을 사랑하기에는, 사랑하는 모든 것을 가능한 한 많이 사랑해보기에는 너무 짧았다. 아디나는 영화 속의 낭만적인 사랑도, 보다 현실적인 영화에서 나오는 사랑도 경험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는 곁에서 함께 성장해온 엄마를 사랑했고, 지구를 떠날 때까지 함께한 친구를 사랑했다. 개를 사랑했고 자신의 일을 사랑했다. 심지어 알지 못하는 인간들을 사랑하기도 했다. 이 사랑들은 초월적인 것이었다. 그녀를 변화시켰다. 대부분의 일이 그렇듯, 그건 좋은 일이면서 나쁘기도 한 일이다. - 282p.

 

 

< 외계인 자서전 >

마리-헐린 버티노 지음, 김지원 옮김

은행나무,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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