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가 왜 그렇게 느린지 알고 싶어요." 달팽이가 속삭이듯 말했지.


그러자 수리부엉이는 갑자기 눈을 휘둥그렇게 뜨더니, 달팽이를 유심히 살펴보았단다. 잠시 후, 부엉이는 다시 스르르 눈을 감았지.


"네가 느린 이유는 너무 무거운 짐을 지고 있기 때문이야." 수리부엉이가 말했어.


그런데 달팽이는 아무리 생각해도 부엉이의 말뜻을 알아차릴 수 없었단다. 그도 그럴 것이 달팽이는 한번도 자기 껍질이 무겁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거든. 껍질을 등에 지고 다닌다고 피곤한 적도 없었을뿐더러, 다른 달팽이들이 무겁다고 불평하는 소리를 들은 적도 없었기 때문이야. 그래서 수리부엉이에게 자기가 생각한 대로 말을 했지. 제발 머리를 그렇게 빙글빙글 돌리지 않기를 바라면서 말이야.


- 20p.



<느림의 중요성을 깨달은 달팽이>

루이스 세풀베다 지음, 엄지영 옮김

열린책들, 2016


느림의 중요성을 깨달은 달팽이
국내도서
저자 : 루이스 세풀베다(Luis sepulveda) / 엄지영역
출판 : 열린책들 2016.07.20
상세보기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