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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묵지/책 더하기 · 리뷰

[나무] 굴레를 벗어나 미래를 그리는 기발한 상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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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양장)
국내도서>소설
저자 : 베르나르 베르베르(Bernard Werber) / 이세욱역
출판 : 열린책들 2008.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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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작가 베르베르. 기발한 상상력을 곁들인 그의 단편에서 영락없는 장난꾸러기로 그는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한번씩 상상해 봤음직한 이야기들이 줄기차게 펼쳐진다. 이 모든 이야기를 통해 베르베르는 현실을 교묘히 꼬집으면서도 독자를 위한 재미를 잊지않는 센스를 보여준다.

       기계로 점령된 미래 세계 - 내겐 너무 좋은 세상
       시간여행자와 그 여행자를 상대로 영업을 펼치는 여행자 보험社 - 바캉스
       발칙한 상상으로 투명피부를 가진 과학자 - 투명 피부
       외계의 악취나는 공을 진주를 빚어내는 지구 - 냄새
       CDPD 반란자로 내몰린 노인들 - 황혼의 반란
       애완 인간에 대한 관찰 - 그들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자
       내 의지를 벗어나 주인의식을 가진 왼손 - 조종(操縱)
       미래를 내다보는 사람들의 작업 - 가능성의 나무
       17보다 높은 수를 알아내기 위한 신관과 10의 수호자들의 싸움 - 수의 신비
       뇌로 살아가는 귀스타브 - 완전한 은둔자
       조물주에게 버림받은 장난감 우주와 예양이 - 취급 주의: 부서지기 쉬움
       작가와 명작에 대한 평가, 그리고 100년 후 - 달착지근한 전체주의
       모든 사물의 글과 실체가 보이는 - 허깨비의 세계
       누트의 이상형&편집자 - 사람을 찾습니다.
       눈 먼 노인의 시선 - 암흑
       애완 사자와 동물농장 - 그 주인에 그 사자
       아나이스를 사랑한 나무 조르주 - 말 없는 친구
       인류와 문명을 창조한 - 어린 신들의 학교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길수록 그의 관찰력에 경외를 표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그들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자'에서 놀라우리만치 인간종에 대한 관찰을 해박하고 재미있게 풀어냈다. 절대자의 시점으로 우리를 속속들이 해부한 그의 시선에 속내를 들킨 여인의 심정일 수 밖에. 더군다나 암컷의 군.것.질. 미학을 깨치는 그야말로 타고난 관찰자이자 천재 작가가 아니겠는가.

사람을 찾던 이집트 여신 누트. 그를 대변하여 사람을 찾던 편집자에게선 2010년 대한민국의 삶을 살고 있는 20대 후반 이상 (30대 포함)미혼 여성을 보았다. 조건으로만 사람을 찾고 평가하는 공상소설 단편에 등장하는 얘기가 지금 우리의 현실인 것이 한편으론 씁쓸했다. 누구나 진심과 사랑을 꿈꾸며 화려한 20대를 시작한다. 그런데 20대를 마감하는 시점까지 진정한 사랑을 찾지 못했다면 조건으로 모든것을 대변해버리는 주변에 자꾸만 등떠밀리게 된다. 그런 주변의 등떠밀림을 내 이상형으로 착각해서 몹쓸 망상을 펼치게 되는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안타까울 밖에... 우리는 조금 더 진정한 사랑을 그리는 것을 부끄러워 하지 말아야 한다. 그 나이 먹도록 사랑 타령만 한다고 쏘아 붙인들 어떠하랴. 여기 조르주와 같은 사랑이 언제 나타날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묵묵히 아나이스를 사랑하고 그의 친구였던 조르주를 통해서는 든든한 우정을 보았다. 가히 사람의 영역을 침범할 만큼 불가항력의 힘을 발휘했던 조르주는 말 없는 친구로 아나이스를 지지하고 사랑했고, 전설이 되었다. 다이아몬드 도둑이라는 비뚤어진 친구를 바라볼 때도 조르주는 한결같았고 변함이 없었다. 우정의 '버팀목'이란 말이 아나이스를 향한 조르주의 마음에서 유래된 단어는 아니었을까 의심이들 정도였다. 누구에게나 그런 우정 하나쯤은 있다. 동경의 대상으로 그저 멀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실은 은근하게 항상 우리 곁에 머무는 버팀목 우정이 어디에나 존재한다. 생각만으로도 베시시 웃음이 베어나오는 그런 존재말이다.


# 그들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자 - 106p.
인간의 수컷이 자기 둥지에 돌아와서 가장 먼저 하는 행위는 대개 오줌을 누는 것이다. 아마도 자기의 페로몬을 방출하기 위해 그러는 듯하다. 암컷이 둥지에 돌아와 가장 먼저 하는 행위는 군것질을 하는 것이다.

# 달착지근한 전체주의 - 212p.
어떤 표현들은 그 자체만 놓고 보면 충격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앞뒤 문맥을 빼고 그것들만 부각시켜서는 안 됩니다. 보나시외가 사용한 표현들은 우리 사회에서 통용되는 언어입니다. 마침내 모두의 인정을 받는 작가 한 사람이 독자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스스로를 표현하기 위해 용감하게도 그런 언어를 사용한 것입니다.

# 말 없는 친구 - 291p.
이미지들이 뭉게뭉게 피어나고 내 생각도 뭉게뭉게 솟는다. 
나는 너를 잊어 본 적이 없다. 너는 내 기억의 가장 깊은 곳에 간직되어 있다.
아나이스, 내가 널 얼마나 사랑했는지.


<나무>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뫼비우스 그림, 이세욱 옮김
열린책들,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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