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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묵지/추억의 책장 · 메모

[코끼리에게 날개 달아주기] 이외수의 감성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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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에게 날개 달아주기 (양장)
국내도서>비소설/문학론
저자 : 이외수
출판 : 해냄출판사 2011.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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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코끼리는 물을 마시기 전에 자신의 흉한 모습을 볼 수 없도록 발로 물을 휘젓는다고 한다. 이것은 특히 움푹 들어간 눈과 핼쑥한 볼, 그리고 주름 잡힌 얼굴을 가진 늙은 코끼리들에게 더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한다.

38
아프냐. 더 아픈 것들을 굳게 끌어안으라. 그러면 지금 아픔은 저절로 사라져버릴 것이다. 슬프냐. 더 슬픈 것들을 굳게 끌어안으라. 그러면 지금 슬픔은 저절로 사라져 버릴 것이다. 

55
여자란 누구든 독약 같아서 가슴 안에 잠시만 간직해 두어도 반드시 그 가슴 밑바닥에 치명적인 상처를 내는 법이다. 

171
현명한 자는 명주실 한 가닥처럼 가느다란 인연만 스쳐도 그것을 붙잡아 성공의 실마리로 삼고, 어리석은 자는 동아줄같이 믿음직스러운 인연을 곁에 두고도 그것을 하찮게 여겨 실패만 거듭하게 된다.  

226
꽃필 때 사랑하던 나무를 잎 진다고 외면할 수는 없는일이다. 사랑을 시작한 지 1년도 넘기지 못하고 헤어지기로 작정했다니 그런 지리멸렬한 감정도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 

233
인간이 길이라는 것을 만들어놓기 이전에는 온 천하가 모두 길이었다. 인간은 어쩌면 길을 만드는 순간부터 길을 잃어버렸는지도 모른다.  

248
이 비 그치면 그때는 겨울. 가슴속 못다한 말들은 모두 하늘로 가서 밤이면 함박눈으로 쏟아지겠네. 쏟아져 이세상 모든 길들을 지우겠네.  

257
여자들은 속상하는 일이 있으면 곧잘 머리를 자른다. 그리고 머리를 자른 다음 십중팔구는 후회를 한다. 그러니까 여자가 머리를 자르는 행위는 후회할 줄 뻔히 알면서도 저지르는 일종의 자학이다.

태양은 어제 그대로의 태양이지만 당신은 어제 그대로의 당신이 아닙니다. 새롭고 아름답고 행복하소서.


<코끼리에게 날개 달아주기>
이외수 지음
해냄,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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