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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묵지/책 더하기 · 리뷰

[울지 말고 꽃을 보라] 다시, 인생이 꽃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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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말고 꽃을 보라 (양장)
국내도서>시/에세이
저자 : 정호승
출판 : 해냄출판사 2011.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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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

우리의 삶은 보통 아주 어린 시절부터,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을 대입이라는 목표 하나만을 두고 돌진한다. 대학에 입학한다. 대학에서는 또 4년 남짓의 시간을 취업이라는 목표를 두고 달려간다. 늘 다음을 위한 준비로 시간을 보낸다. 드디어 취업이 되고, 사회에 발을 내딛게 되면 끝날 것만 같았던 '다음을 위한 준비로 현재를 죽이는 행위'. 그러나 끝나지 않는다. 결혼을 위해, 승진을 위해, 더 나은 직장을 위해, 끊임없이 미래를 위해 현재는 숨죽인다. 

그렇게 현재를 숨죽이는 동안 나 또한 사라져 간다. 되돌아 보면 후회만이 남는 삶이라고 한탄한다. 그런 우리에게, 지금, 삶의 지혜와 메시지를 전해주는 따뜻한 시인이 있다. 더 깊고 단단한 인생을 위한, 후회하지 않는 삶을 선물하기 위한 정호승의 동화가 가슴속에 스며든다.

<울지 말고 꽃을 보라>는 저자의 시각으로 일상의 평범함 속에서 따뜻한 의미를 발견해내 독자들을 위해 따스한 동화로 풀어낸 이야기로 엮었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짧은 토막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읽어 나갈 때마다 탄식이나 한숨이 흘러나오기도 하고, 나도 모르는 수줍은 미소를 짓게 된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주변의 수 많은 아름다운 이야기에 둘러 쌓여 살고 있었다. 조금만 생각하고 여유를 가진다면 매 순간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감사한 세상과 감사한 사람들이 늘 함께 한다.

현재가 힘들고 지친다고 푸념과 낙담으로 낭비하기엔 너무 아까운 것들이 많다. 나를 사랑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한 걸음 물러서서 나 자신을 바라보자. 나는 지금도 현재를 죽이고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가? 물론 미래를 위한 투자와 준비라면 현재 잠시 엎드리는 것이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다. 한 걸음 한 걸음 자신의 보폭으로 꾸준히 나아간다면 다음을 준비하는 시간 또한 행복으로 가득할 것이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오늘도, 나와 가족과 나의 삶과 나에게 주어진 모든 것들을 사랑하고 감사하며 살아보자. 힘들고 괴로운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자괴감은 훌훌 털고,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며 스스로를 나락으로 밀어내는 아둔함도 털어버리자. 

더 아름다운 내일도 함께함은 물론이거니와, 오늘의 나도 반짝반짝 빛나는 내 삶의 주인공이 되어있을 것이다. 
그(정호승)의 동화 속 주인공들처럼... 



■ 본문 중에서

# 땅 위의 직업 - 67p.
"땅 위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자기들의 직업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를 잘 몰라요."

# 사라져야 향기다 - 92p.
"향기란, 사라져야만 향기야. 무조건 멀리 간다고 해서 진정한 향기가 아니야. 향기란 살짝 스쳐 사라짐으로써 영원히 존재하는 거야. 향기가 사라지지 않고 오랫동안 한 곳에 머물러 있으면 그것은 냄새에 불과해."

# 모래와 바위 - 224p.
바위는 모래가 된 자신을 망연히 바라보았다. 문득 예전에 모래와 다투던 생각이 났다. 모래를 비웃고 질책하던 자신이 부끄러웠다. 그때 그는 모래 속에 바위가 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없었다.
모래는 작지 않다.
모래는 바위다.
고통과 인내의 크기는 바위보다 크다.

# 아버지와 신발 - 252p.
"내가 네 발보다 큰 신발을 사준 것은 다 내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어서였다. 그건 항상 여유를 가지고 살라는 뜻에서였다. 자기 발에 꼭 맞는 신발을 신고 정신없이 뛰어다니며 바쁘게 세상을 사는 것보다는, 조금 헐거운 신발을 신고 좀 여유 있게 걸어다니며 세상을 사는 게 더 낫지 않겠느냐."

# 너를 위하여 나는 무엇이 될까 - 325p.
너를 위하여 나는 무엇이 될까
너의 등불이 되어
너의 별이 되어
달이 되어
너의 마스코트 처럼
네가 마주보는 거울처럼
나는 네가 되고 싶다
우린 서로 지켜보는 사람이 되고 싶다

# 당신의 마음에 창을 달아드립니다 - 329p.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마음에 창을 열 개씩 달고 태어난답니다. 하느님이 사람의 마음을 만들면서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열 개의 창을 만들어 주었지요. 열 개 중에서 하나는 자기 자신을 위해서 쓰고, 나머지 아홉개는 남을 위해서 쓰라고요.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 자신만을 위해 창을 쓰다가 그만 다 망가뜨리고 말았답니다."

# 발레리나를 꿈꾸던 소녀 - 356p.
"울지 말고 이 꽃을 봐라. 그리고 저 바위도. 산다는 것에 의미 따위는 소용없어. 장미는 장미답게 피려고 하고, 바위는 언제까지나 바위답겠다고 저렇게 버티고 있지 않니. 그저 성실하게, 충실하게 하루 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게 제일이야. 그러다 보면 자연히 삶의 보람도 기쁨도 느끼게 되는 거야. 너무 그렇게 절망할 필요는 없어. 이제 또 다른 꿈이 너를 기다리고 있을 거야."
 
 

■ Contents

1장. 기다림 없는 사랑은 없다
2장. 뼈저린 후회
3장, 수평선 너머엔 무엇이 있을까
4장. 완벽하면 무너진다
5장. 겨울의 의미


<정호승의 인생 동화. 울지 말고 꽃을 보라>

정호승
해냄,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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