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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묵지/책 더하기 · 리뷰

[Easy Drawing Note] 이지 드로잉 노트 : 사람그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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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 드로잉 노트: 사람 그리기

저자
김충원 지음
출판사
진선아트북 | 2012-08-21 출간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책소개
연필 한 자루로 떠나는 드로잉 라이프~!『이지 드로잉 노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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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 


누구나 초등학교 시절 백일장이나 사생대회에서 몇 차례 상을 받곤 한다. 나 역시 종종 입선을 하고 상장을 받아 부모님께 자랑을 하곤 했다. 그 때에는 국민학교라고 불렀는데, 그 시절 나와 내 어머니는 내가 그림과 글짓기에 소질이 있다고 믿고 있었다. 그런데 중학교, 고등학교 주입식 교육으로 꽉 찬 학창시절을 보내면서, 언제가 부터는 그림을 그릴 기회가 많지 않았다. 자연스레 나는 그림에 소질 없는 아이로 자랐다. 


성인이 되면서도 그림을 일상 생활에서 접할 기회는 별로 없었다. 가끔씩 예술 작품으로 갤러리와 전시회를 통해 만날 뿐이었다. 작년 유럽을 여행하던 중이었다. 예술의 도시 파리에 도착했을 때 나는 잠시 일행과 떨어져 홀로 몽마르뜨 언덕에 올라 시간을 보낸 적이 있다. 그곳의 화가들 옆에 서서 한참을 그네들이 그리는 선들에 매료되었다. 몽마르뜨 언덕에서 초상화 하나, 캐리커처 하나, 이렇게 그림 두 점을 선물로 안고 돌아왔다. 스스로에게 하는 선물이었다.


여행을 다닐 때면 늘 카메라와 수첩을 지니고 다닌다. 때로는 사진 만으로는 그때의 감성을 다 담기 어려울 때가 있다. 그래서 수첩에 일기처럼 느낌을 끄적이곤 하는데, 사진과 글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것들을 그림으로 그리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럴 때면 생각을 쓱싹쓱싹 스케치해내는 사람들이 어찌나 부럽던지. 나는 여행의 실루엣을 스케치로 담고 싶었다.


그런데 막상 그림을 배우자니 쉽사리 결단이 서지 않았다. 직장엘 다니며 빠듯하게 시간을 쪼개 쓰는데 언제 미술학원에 간단 말인가. 또 미술학원엔 학생들만 많지 않겠는가. 내 나이 또래 사람이 어디 있겠어. 갖은 핑계를 둘러대며 용기를 내지 못하던 중, 김충원 교수의 이지 드로잉 노트를 추천 받았다. 처음엔 얼굴을 그리기 위한 선 두어 개에서 시작해서, 며칠 안되어 이제는 제법 사람다운(?) 사람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한 번에 30초씩 하루에 30개, 30일 동안 그리기를 반복해 나가고 있다. 하얀 도화지 혹은 수첩 위에 내 마음대로 자유롭게 선을 휘두르게 될 날이 머지 않았음을 기대하며! :)









■ 본문 중에서


# EASY or NOT? - 5p.

당신이 느슨하게 풀어야 할 것은 당신의 단단해질 대로 단단해진 왼쪽 뇌이다. 왼쪽 뇌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당신의 즐겁고 자유로운 드로잉을 방해할 것이며, 당신의 드로잉 자체를 포기하도록 만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 THE FACE - 8p.

연애와 드로잉의 공통점! 시작은 단순하고 유치하지만 뒤로 갈수록 복잡하고 심각해진다.


# THROW YOUR EARASER! - 24p.

오래 전 피아니스트인 친구가 내게 말했다.

"당신이 늘 부러워. 나는 건반을 단 한 번이라도 잘못 누르면 연주가 엉망이 되지만, 당신은 지우개가 있잖아."

그 이야기를 들은 나는 그 친구가 정말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강박에 늘 시달려야 하는 음악가가 되지 않은 게 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오랜 세월 지우개는 연필과 찰떡궁합으로 붙어 다니며 연필이 최고의 도구로 자리 잡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지우개는 당신의 드로잉 수준을 높이는 데에는 큰 기여를 하지 못할 게 분명하고 때로는 독이 될 수도 있다.


# PABLO PICASS - 56p.

존경합니다. 선배님! 선배님에게 여자란?

나의 동물적 본성을 일깨워 주는 가장 강력한 에너지의 원천이지. 너한테만 살짝 얘기해 주는 건데, 남자들이 예술을 하는 진짜 이유는 여자를 꼬시기 위해서야. 여자가 없으면 예술도 없어.


# What's Your STYLE? - 78p.

자신을 드러내는 모든 행위에는 '카타르시스'라는 보상이 따른다 비록 자신의 창피한 모습일지라도...


# HENRI MATISSE - 120p.

"내가 남자라면 저렇게 못생긴 여자 하고는 차 한 잔도 나누고 싶지 않을 것 같네요."

마티스가 대답했다. "저기요. 이건 여자가 아니고요, 그냥 그림이거든요."

부인이 다시 물었다. " 어쨌든 여자를 그린 그림이잖아요."

마티스가 다시 "그건 맞아요. 그렇지만 당신은 지금 그림 속의 여자와 여자를 그린 그림을 혼동하고 있는 거예요."


# HAVE A NICE DRAWING! - 150p.

한 마디로 말해서 나는 '그냥' 태어났을 뿐이었다.

인생에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것을 깨닫는 데 60년이 걸렸다는 어느 선배 작가의 말씀을 듣고 그렇게 결론 짓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구 이곳저곳에서 '발광'을 고루고루 떨다 보니, 다 가지려면 사람이 몹시 피곤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성공과 실패를 구분하는 것이 부질없다는 것도 짐작하게 된 나는, 한 걸음 물러서서 세상을 바라보는 꾀를 터득하게 되었다.



<이지 드로잉 노트 : 사람 그리기>

김충원 지음

진선아트북,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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