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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서재에서 딴짓한다] 나다운 삶을 선택한 열두 남자의 유쾌한 인생 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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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서재에서 딴짓한다

저자
조우석 지음
출판사
중앙 M&B | 2012-09-03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남자들에게, 나다운 삶을 찾는 ‘딴 짓’을 권한다!나다운 삶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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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딴짓(?) 예찬론자들의 이야기를 모두 모았다. 광고인 박웅현, 사진가 윤광준, 가수이자 화가인 조영남, 진화생물학자 최재천, 공간 디자이너 마영범, 수학자 강석진, 전 국회의원이자 발행인 홍정욱, PD 송창의, 배우이자 작가인 차인표, 만화가 이원복, 영화인 김동호, 화가 이왈종. 그들의 속 깊은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만날 수 있다는데 책장을 넘기기 전부터 새삼 설레었다. 


인터뷰는 문화부 기자 출신이자 저널리스트 겸 문화평론가인 조우석이 맡았다. 저자 조우석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남자 열두 명을 만나 그들의 서재를 배경으로 남자의 인생에 대해 진하게 이야기를 나눈다. 또한 저자는 읽는 이의 구미에 맞게 열두 남자의 이야기를 맛있게도 풀어냈다.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듯 술술 읽혀 내려간다. 이렇게 가깝게 열두 남자를 만나니 어찌 설레지 않을 수 있을까.


무엇보다 나를 설레게 했던 것은 그들의 일과 삶이다. 때로는 좋아하는 일만 하며 살 수 없는 것이 인생이다. 누구나 그러하다. 그러나 스스로의 일의 자부심을 가지고 내가 하는 일에서 행복을 찾는 것이 인생이리라.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되었건, 하는 일을 좋아하게 되었건 그건 중요하지 않다. 마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이다. 이 열두 남자는 모두 그들의 분야에서 장인에 반열에 올랐으며 삶 속에서 행복을 누리며 산다. 오롯이 그들만의 삶을 산다. 그저 부럽다는 말로 일축하기엔 무언가 부족하다.


여기 이 열두 남자의 이야기를 읽어 내려가면서 발견한 공통점은 그들은 하나같이 일을 사랑했다는 점이다. 사랑했건 사랑하지 않았건, 각자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했고, 그 분야의 최고의 경지에 올랐으며, 그때까지는 숱한 노력을 동반했다. 그리고 일의 성공 뿐 아니라 삶에서도 늘 여유와 배려를 지니고 산다. 부러움을 받아 마땅하다.


나 역시 나의 일을 사랑하고 삶을 사랑한다.  언제나 나다운 삶을 살고 싶다고 주창하나 실제로 일과 스트레스는 불가분의 관계이며, 때로는 쿨하지 못하고 한없이 소심해지는 것 또한 어쩔 수 없는 내 삶의 한 부분이다. 

나다운 삶이란 무엇일까. 늘 고민하는 난제이나, 늘 미해결인 난제로 남는 문제이기도 하다. 

여기 이 열두 남자의 이야기를 읽고 생각에 잠긴다. 나 다운 삶을 찾아서... :)



■ 본문 중에서


# 프롤로그 - 남자들의 서재 밀단, 그 문제적 수다와 의기투합에 대하여 - 6p.

베스트셀러 <인생 수업>의 저자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말대로 많은 사람들이 가슴 뛰는 직업을 자발적으로 선택하고, 그를 위해 열정을 쏟아 부을 수 있는 행복한 삶을 사는 건 아니다. 대부분은 삶 따로, 꿈 따로인 채로 산다. 잘나가는 남자라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숨겨지 '자기 혁명'의 불씨를 보존하고 키울 수 있는 남자의 1번지로 서재만 한 게 또 있을까?


# 박웅현 - 남자, 차라리 그는 철학자였다 - 25p.

'거짓말했다고 엄마에게 죽도록 맞았다. 눈물이 나오진 않았다. 다음 날 아빠가 내게 말했다. 연아야, 나는 널 믿어. 나는 방문을 닫고 펑펑 울었다.'


# 조영남 - 위선을 버리고 아웃사이더가 되다 - 75p.

"누구나 꿈을 꾸지만 모두 같은 건 아니다. 밤에 꿈을 꾸는 사람은 아침에 그 꿈이 헛된 것이라는 걸 깨닫는다. 반면 낮에 꿈을 꾸는 사람은 위험하다. 눈을 뜬 채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려고 행동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나는 대낮에 꿈을 꾸었다." - 아라비아의 로렌스


# 최재천 - 서재라는 살롱에서 통하다 - 91p.

인간은 특별히 말로 상대를 가르치는 동물이다. 하지만 새끼보다 몇 발짝 앞서 가며 풀숲에 감춰져 있는 지렁이굴을 찾아내는 방법을 가르치는 어미 새는 별 말이 없다. 그저 조금은 과장되게 고개를 좌우로 까닥거리며 굴을 찾는 시늉을 한다." - 여성 시대에는 남자도 화장을 한다.


# 홍정욱 - 조용한 혁명을 꿈꾸다 - 159p.

아시겠지만 예전 사회에서 귀족과 평민을 가르는 잣대가 바로 고전이었습니다. 고전을 읽으면 그게 귀족입니다. 안 읽거나 다이제스트로 아는 사람은 평민에 머물렀죠. 그러나 산업사회 이후 시스템이 무너졌습니다. 교육 자체가 산업 노동자를 찍어내는 과정으로 변질된 겁니다. 모두를 평민으로 만들고, 산업 일꾼으로 길러내는 게 교육의 목표가 된겁니다.


# 송창의 - 남자는 파격으로 부활한다 - 170p.

몰카 아이디어는 주병진의 아이디어라고 해도 됩니다. 왜냐? 저는 tvN을 개국할 때 막내 작가, 막내 PD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중에 우리 채널이 잘된다면, tvN은 너희들이 다 만들었다고 말해라." 왜냐고요? 프로그램 제작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했다면, 뿌듯한 성취감을 얻었다면 그렇게 말하는 건 자연스럽죠.


# 이왈종 - 비워라, 단순함이 답이다 - 259p.

'물 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잇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의 전문인데 그러고 보니 이왈종이 말한 '신외신' 이론과 닮았다.


■ 열두 남자의, 내 인생의 책


 박웅현

 1. 에리미 마리아 레마르크, <개선문>
 2.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죄와 벌>

 3.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 열린책들

 4. 에른스트 곰브리치, <서양미술사>, 예경

 5. 프리초프 카프라, <현대 물리학과 동양사상>, 범양사

 윤광준
 (음반)
 1. 조공례, <대지의 창>
 2. 비발디, <사계>
 3. 톰 웨이츠, <블루 밸런타인>
 4. 키스 자렛, <쾰른 콘서트>
 5.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조영남

 1. 샤를 보들레르, <악의 꽃>, 민음사

 2. 콜린 윌슨, <아웃사이더>, 범우사

 3. 톰 울프, <현대 미술의 상실>, 열화당

 4. 만 레이, <나는 Dada다>, 미메시스

 5. 움베르토 에코,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열린책들

 6. 함석현, <뜻으로 본 한국 역사>, 한길사

 7. 리처드 파인만 지음, 랠프 레이턴 엮음, <파인만!>, 사이언스북스 

 최재천

 1. 리처드 도킨스, <이기적 유전자>, 을유문화사

 2. 리처드 도킨스, <눈먼 시계공>, 사이언스북스

 3. 이러드 도킨스, <확장된 표현형>, 을유문화사

 4. 에드워드 윌슨, <인간 본성에 대하여>, 사이언스북스

 5. 로버트 라이트, <도덕정 동물>, 사이언스북스

 6. 제프리 밀러, <연애>, 동녘사이언스

 7. 매트 리들리, <붉은 여왕>, 김영사

 8. 최정규, <이타적 인간의 출현>, 뿌리와이파리

 9. 전중환, <오래된 연장통>, 사이언스북스

 10. 최재천, <여성 시대에는 남자도 화장을 한다>, 궁리

 마영범

 1. 정용선, <장자, 마음을 열어주는 위대한 우화>, 간장
 2. 다니자키 준이치로, <음예공간예찬>, 발언
 3. 후카사와 나오토 외, <디자인 생태학>, 세종출판사

 4. 탁석산, <한국의 정체성>, 책세상

 5. 웨인 다이어, <행복한 이기주의자>, 21세기 북스

 강석진

 1. 프랑수아즈 말레 조리스, <종이로 만든 집>, 어진소리

 2. 박인환, <목마와 숙녀>

 3. 이현세, <공포의 외인구단>, 학산문화사

 4. 알베르 카뮈, <시지프 신화>

 5. 은희경, <소년을 위로해줘>, 문학동네 

 홍정욱

 1. <성경>

 2. 공자, <논어>

 3. 한비자, <한비자>

 4. 플라톤, <국가>

 5. 로트레아몽, <말도로르의 노래>

 송창의

 1. 칼 세이건, <코스모스>
 2. 생 텍쥐페리, <어린 왕자>
 3.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백치>

 4. 지그문트 프로이트, <꿈의 해석>

 5. <반야심경>

 6. 오경웅, <선학의 황금시대>, 천지

 7. 마셜 매클루언, <미디어의 이해>, 민음사

 차인표

 1. <성경>
 2. 클리브 루이스, <시편사색>, 홍성사
 3. 메리 호프만, <가족백과사전>, 밝은미래
 4. 최민식, <HUMAN>, 눈빛

 이원복

 1. 알렉상드르 뒤마, <몬테크리스토 백작>
 2. 루이제 린저, <생의 한가운데>, 문예출판사
 3. 기소르망, <원더풀 월드>, 문학세계사

 김동호

 1. 잭 엘리스 지음, <세계 영화사>, 이론과 실천사

 2. 이어령,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문학사상사

 3. <두시언해>

 4. 헤르만 헤세, <싯다르타>

 5. <박정희 대통령 연설문집>(총 17권)

 이왈종

 <시경>



<남자는 서재에서 딴짓한다>

조우석 지음

중앙M&B,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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