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암묵지/책 더하기 · 리뷰

[고요함이 들려주는 것들] The book of awakening

반응형


고요함이 들려주는 것들

저자
마크 네포 지음
출판사
흐름출판 | 2012-11-13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매일의 일상을 만들어내는 건 순간의 시간들이다!『고요함이 들려주...
가격비교



■ 리뷰


어느 평온한 주말이었다. 약속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주차장에 있는 차로 향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앞 범퍼 부분이 주욱 긁혀 있는 것이 아닌가. 최근 야근으로 바빠 거의 한 달이나 차를 사용하지 않고 주차장 한 자리에 방치해 놓았다. 이 정도로 긁었으면 상대방 운전자가 모르지 않았을 텐데, 메모 하나 남겨두지 않고 사라져버린 범인(?)이 야속했다. 그러다가 이내 화가 났다. 

'수리하려면 돈이 적잖이 들텐데...', '양심도 없는 사람이잖아...', 

'블랙박스를 달아야겠어...', '정말 믿을 수 없는 세상이야...' 등등 갖가지 야속한 생각들이 머릿속을 휘감았다. 


그리고는 이내 관리실에서 CCTV를 확인해서 범인을 잡아내고야 말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기분 좋게 좋은 사람을 만나 시간을 보내려던 계획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친구를 만나서도 내 차에 일어난 일을 설명하고, 화를 쏟아내느라 시간을 다 보내버렸다. 


그 날 저녁 관리실에서 한달 분량의 CCTV를 확인했다. 그런데 CCTV가 설치된 위치에서는 내 차의 긁힌 부위가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울며 겨자 먹기로 수상하게 주차하는 차들을 모조리 확인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세 시간 가량을 투자해서 한달 분량의 녹화된 CCTV를 모조리 확인해보았지만 누가 범인인지 도무지 알 길이 없었다. 내 예상과는 달리 CCTV의 화질도 좋지 않았다. 결국은 포기하고 내 돈을 들여서 수리하기로 했다. 결국 소중한 주말은 분노와 허탈로 채워졌다.


남은 주말이나마 망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책을 읽으며 고요히 보내기로 한다. 마크 네포의 <고요함이 들려주는 것들>을 꺼내 들었다. 마크는 두 번의 암을 이겨내고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 돌아 온 이였다. 죽음을 이겨낸 이들에게는 알 수 없는 힘이 존재한다. 그들의 영은 특별한 힘이 있다. 그는 지혜의 글들을 모아 독자들의 영혼을 어루만지고 싶다는 일념 하에 1년, 365일을 위한 치유의 글을 이 책에 담아냈다. 마크의 이야기는 나의 오늘, 지난 주말, 지난 해, 지난 날들을 되돌아 보게 했다.


그저 편리함을 위해 이용하는 차에 생긴 흠집 때문에, 다시 돌아오지 않을 친구와의 소중한 시간을 분노로 채웠다. 차는 소중한 사람을 만나러 가는데 편리하기 위해 이용하는 그저 도구이다. 상처난 도구 때문에 오히려 자신을 옭아매고 말았다. 누구인지 모를 범인(?)을 향해 온갖 원망을 쌓는 동안 그 원망은 어디로도 분출되지 않고 오롯이 내 안에 쌓이고 말았다. 망가진 도구는 고치고 수리하면 그만이지만 내 안에 쌓아놓은 원망은 쉽사리 날아가지 않는다.


조금 전까지 스스로 어쩌지 못하는 상황에 화를 쏟아내던 내가 어리석게만 느껴졌다. 그의 글은 나의 가슴 깊은 곳을 어루만졌다.

망쳐버린 주말을 치유해주는 것뿐만 아니라, 최근 바쁘다는 핑계로 혹은 이런저런 이유로 현재의 상황에 집중하지 못하는 내 영혼을 두들겼다. 한시라도 놓칠세라 아등바등 계획 속에 스스로를 가두던 내 삶을 다시 되돌아 보게 한다. 이론적으로는 조급증을 버려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늘 삶 속에서는 떨쳐버리지 못한 내 자신을 다시 일깨워 주었다.

삶의 고통과 경이를 견뎌낸 그의 글은 치유다. 생명이다. 아니 나 자신이다.



■ 본문 중에서


# 08 January 저절로 알게 되는 길 - 31p.

아무리 어두워도 손은 언제나 입으로 가는 길을 알고 있다. - 나이지리아 이도마(Idoma)족의 속담

앞이 보이지 않아도 먹을 줄은 안다. 길이 분명하지 않을 때도 심장은 변함없이 고동친다.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을 때도 공기는 여전히 폐 속으로 들어왔다. 나간다. 구름이 갈수록 두터워져도 태양은 변함없이 지구를 향해 햇살을 퍼부어댄다. (중략)

손은 어둠을 제거하지 못한다. 하지만 입으로 가는 길은 찾아낸다. 마찬가지로 삶에 대한 믿음으로 고통을 없앨 수는 없지만 가슴을 살찌우는 길은 찾아낼 수 있다.


# 10 January 온전하게 나 자신이 되는 것 - 34p.

인간은 텅 빈 가슴과 불안으로 인해 고통과 어려움을 겪는다. 스스로를 무가치한 존재로 느낀다. 이렇게 공허하고 고통스러울 때는 어쩔 수 없이 허세를 부리기도 한다. 자신이 대단한 사람이 되면 고통에서 멀어질 것 같기 때문이다. 실수도 잘 안 하고 더욱더 사랑 받을 것 같기 때문이다. 그리 놀랄 일도 아니지만, 자신이 고통보다 더 대단한 존재라는 착각을 유지하려면 필연적으로 타인들을 하찮은 존재로 만들어야 한다.


# 30 January 순례자의 길 - 61p.

유목민은 여행을 하면서도 변화하지 않고,

카멜레온은 여행을 하지 않으면서도 변화하고,

순례자는 여행을 통해 변화한다.

처음에는 누구나 순례자다. 여행을 꿈꾸고, 여행을 통해 변화하기를 갈망한다. 오케스트라 연주를 들을 때는 피아노나 바이올린 소리에만 매료되는 순간을 경험해야 오래도록 교향악 전체를 감상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삶에 집중하지 못하면 사람이나 장소를 경험하면서도 그것의 완전함을 느끼지 못한다. 


# 08 February 탐욕 - 75p.

탐욕스러운 사람은 체리를 전부 따고 

단순한 사람은 한 번에 체리를 전부 먹는다.

우리는 흔히 한 번에 두 가지 일을 하거나,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것보다 더욱 많은 경험을 하고 싶어 한다. 이로 인해 자기 자신도 모르게 고통을 당한다.

무언가 부족하고 나만 소외됐다는 느낌에 전부를 원하는 것은 일종의 탐욕이다. 하지만 인간인 이상 모든 것을 가질 수는 없다. 이 모든 긴장에서 지칠 줄 모르는 갈망과 삶의 열정이 일어나지만, 결코 충족되지 않는다. 이런 사고방식에 갇히면, 아무리 여행을 자주 하고, 넘치게 사랑을 하고, 많은 성공을 거둬도 부족하기만 하다.

그렇다고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한 탐구나 미지로의 모험을 그만두라는 말은 아니다. 나는 세상을 경험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더할 나위 없이 좋아한다. 내가 말하려는 것은 결핍감의 씨앗이 남아 있으면 어떻게든 보상받기 위해 한쪽 눈은 내가 가진 것에, 다른 쪽 눈은 내게 없는 것에 고정하고 삶을 질주하듯 살아가게 된다는 점이다.


# 26 February 현실의 속도와 내 삶의 속도 - 102p.

말을, 생각을 멈춰라. 그러면 이해 못 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 - 승찬 선사

내가 아는 많은 사람들처럼 나도 너무 많은 일을 떠맡고, 너무 많은 일을 하고, 너무 분주하게 돌아다니고, 너무 많은 약속을 하고, 너무 많은 계획을 세우면서 힘들게 살아왔다. 현실의 속도에 맞춰 아주 단순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배웠기 때문이다. 이 속도는 물론 각자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눈 앞의 것들을 느끼지 못할 만큼 삶의 속도를 높이면, 삶은 공허하게 축소되어 버린다.

우리는 마치 기차처럼 다른 사람들이 놓은 철로를 따라 빠르게 질주한다. 그래서 스쳐가는 풍경들을 흐릿하게 밖에 보지 못한다. 그러면서도 그 곳에 가본 적이 있다고, 그 일을 해봤다고 자랑한다. 실제로 경험하는 것과 흐릿하게 보는 것은 다른데도 말이다.

멋진 기회가 아무리 많이 찾아와도, 내가 가장 아끼는 사람들이 이 기회들을 아무리 중요하게 생각해도, 스쳐 지나가는 것들을 보고 만지고 느낄 수 있을 때까지 기차(나)의 속도를 늦출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모든 것은 계속 우리를 지나쳐간다. 이 모든 것을 이력서에 적어 넣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실제로 체험하거나 살아내지는 못한다.


# 13 March 믿음에 이르는 길 - 125p.

누구나 고통에서 도망치려 한다. 하지만 이런 태도는 아직 상처를 받지 않았을 때만 효과가 있다. 이미 고통 속에 있을 때는 온전히 겪어내야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보트에서 떨어진 사람처럼 물 위에 뜨기 위해 버둥거리면 상황만 더욱 악화된다. 깊은 바닷물이 우리를 인도하도록 바다에 빠졌음을 인정하고 마음의 안정을 되찾아야 한다. 이렇게 우리보다 더욱 큰 흐름에 기꺼이 자신을 맡기는 것이 믿음의 시작이다. 호수에 떠 있는 낙엽들은 이런 순응이 우리를 어떻게 떠 있도록 해주는지 분명하게 보여준다.


# 15 March 감정 공부 - 129p.

바람이 그쳐도 나무는 여전히 움직이는 것처럼,

내 가슴은 휘어진 후에도 오래도록 삐걱거리며 갈피를 잡지 못한다.

무언가가 마음을 깊숙이 건드리고 나면 그 후유증으로 언제나 힘들었다. 그래서 상처를 받거나 실망하거나 사랑의 온기를 느끼거나 잠깐의 작별로 살짝 마음이 흔들리면, 얼른 다른 문제에 몰두했다. 이런 이유로 내 감정들을 좀처럼 완벽하게 소화해내지 못했다. 그러다가 내가 다음 문제에 너무 빨리 주의를 돌린 탓에 완벽하게 소화하지 못한 감정의 찌꺼기들로 새로운 경험을 포장한 데서 삶이 혼란스러워졌음을 깨달았다. (중략)

깊은 배움에는 깊은 흔들림이 수반된다. 다가옴과 충격 그리고 특히 반향 속에서 우리는 흔들린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이런 흔들림을 경험한다. 생각과 감정의 보이지 않는 여파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더더욱 그렇다. 활기를 되찾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 07 April 타인의 영향 - 162p.

우리는 살아가면서 타인들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진리와 사랑에 우리의 내면을 맡길 때만 진정한 존재가 될 수 있다. 사랑 받고 싶은 욕구나 갈등을 피하고픈 욕구, 이해 받고 싶은 욕구 같은 것들은 우리를 농락해서 내면의 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하게 한다.

지구는 살아 있는 모든 것에 영향을 받으면서도 그 내핵의 불길을 중심으로 끊임 없이 회전한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이방인들의 이야기나 바람에 길을 잃은 새들의 아련한 노랫소리에 흔들리면서도, 내면 가장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영혼의 소리에 따라 갈 길을 찾는다. 누군가 나타나 가슴을 울리는 것이 진실임을 가르쳐줄 때까지 기다린다면, 너무 많은 것을 잃게 된다.


# 19 April 구름보다 오래 - 178p.

가슴에 먹구름이 끼었을 때는 판단을 유보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 회의주의는 해가 보이지 않을 때 내린 결론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이해하고 넘어가면 다시는 구름이 끼지 않을 것처럼 말이다.

어떤 구름도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는다. 대지와 여기에서 자라는 것들은 이 점을 안다. 가슴과 여기에서 자라는 것들도 모두 이 점을 잘 안다. 이해하고도 남을 만한 우리의 온갖 고통과는 상관없이.


# 27 April 자기 믿음 - 189p.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할 때 가장 먼저 한 일은, 눈에 보이지 않는 전류를 빛으로 바꾸는 과정을 머릿속에 그리는 것이었다. 많은 사람처럼 그도 상상을 먼저 한 것이다. 그러나 머릿속에 떠오른 과정을 이해한 후 필라멘트로 쓸 적절한 물질을 찾는 데는 시간이 걸렸다. 실망하거나 시간을 낭비했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냐는 질문에 에디슨은 그렇지 않았다고 했다. 시도를 할 때마다 쓸 수 없는 물질을 하나씩 알아냈기 때문이다. (중략)

자신이 어디에 속하고 누구를 사랑할지 아직 모를 때도 마찬가지다. 더불어 효과적인 것을 정확히 찾아내는 과정에서 인내심을 발휘하는 것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에디슨의 인생 여정에서 가장 감동적인 점은 그가 많은 시도를 실패로 보지 않고 발견의 불가피한 과정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 03 May 여성적 에너지와 남성적 에너지 - 199p.

남자든 여자든 자신의 감정에 쉽게 흔들리는 사람들은 표현을 잘하지 않는 이들을 답답하게 여긴다. 반면에 억눌려 있고 조심성이 많은 사람들은 표현을 잘하는 직관적인 이들에게 두려움을 느낀다. 하지만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며, 인내심이 많은 사람들도 신경질적으로 바뀌고, 열정적인 사람들도 많이 괴로워한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를 발견하고 끌어당긴다. 이것이 삶의 한 모습이다. 급회전에는 언제나 회전을 위한 정지점이 필요하고, 고요는 드럼 소리를 잠재운다. 격정적인 사람들은 조각상 같은 이들을 유혹해서 춤추게 만든다.


# 30 May 오늘의 연속 - 235p.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 이르자 미래에 대한 생각들이 다 타버렸다. 물론 오래 살고 싶은 마음이나 계획했던 일들이 이뤄지기를 바라는 마음은 여전했다. 하지만 현재를 꿈꿀 수 밖에 없었다. 예전처럼 아직 오지 않은 가공의 시간 속에 나의 최대치를 쏟아 붓다가도 불현듯 내면의 목소리를 듣곤 했다. "지금이 아니면 언제?" 이 소리에 나는 다시 진실로 알 수 있는 유일한 시간, 즉 현재 속으로 나의 최대치를 되돌렸다.


# 23 June 평화를 선택할 것인가? 명예를 선택할 것인가? - 271p.

관심을 주기보다 받는 데 집중하면 불행은 깊어만 간다. 언제나 유명해지기를 꿈꾸면서 세상을 살아가고 인정받거나 사랑 받기만을 갈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변의 삶을 인정해야만 합일의 느낌이 축복처럼 다가온다. 우리가 해야 할 유일한 일은 사랑을 베푸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성공을 꿈꾸면서도 외로움을 느끼는 이유는 분명하고 진실한 것을 찾기보다 크고 강력한 것을 갈망하기 때문이다. 평화와 동 떨어져서 살아가는 이유는 뭐라 설명할 수 없는 영혼의 기쁨을 즐겁게 찾아가기보다 명성이 우리를 달래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명성을 꿈꾸면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이, 깨달음과 베풂, 사랑에 대한 욕구는 질식하고 만다. 


# 09 July 위와 아래 - 292p.

하루하루가 혼란스럽고 힘들 때는 파도가 바다는 아님을 기억한다. 파도가 아무리 두드려대도 이 두드림은 곧 지나간다. 파도가 아무리 우리를 뒤흔들어도, 저항하지 않으면 이 또한 지나간다. 

우리는 두려움 때문에 해변 가까이에 머무르려 한다. 도달할 수만 있다면 심해야말로 가장 안전한 장소인데 말이다. 수영하는 사람은 누가나 알 듯, 해변에 너무 가까이 있으면 밀려오거나 물러가는 파도에 난타당하기 쉽다. 심해의 침상을 알고 싶으면, 부서지는 파도를 넘어 앞으로 헤엄쳐 나가야 한다.

육지에 머물거나 아니면 바다 깊은 곳으로 들어가야 한다. 정말로 위험한 곳은 이 중간지대다.


# 01 August 되어감의 고통 - 324p.

흔히들 최종 목적지와 비교해서 현재의 자리를 판단하곤 한다. 자신이 갈구하는 가상의 모습과 비교해서 현재의 성취 단계를 판단하다 보면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 언제나 목적지에 더욱 가까워지고 있는데도 현재의 위치에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소박한 장미는 천천히 꽃을 피워내면서 매 순간 자신을 최대한 연다. (중략) 그럴 수도 없겠지만, 꽃이 더 빨리 피어나기 위해 자신을 다그치면 꽃잎은 찢어지고 만다. 하지만 인간은 자신을 다그칠 수 있다. 실제로 그렇게 하기도 한다. 그래서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는 곳이 찢어지기도 한다. 이렇든 억지로 더욱 빨리 깊게 펼쳐 보이기 위해서 자신을 다그치는 것은 스스로를 무너뜨리는 짓이다. 자연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우리의 의지가 일으키는 문제는 대부분 조급함에서 비롯된다.


# 09 September 너무 많이 아는 당신 - 380p.

정보는 지혜와 다르다. 두뇌는 분명 대체할 수 없는 훌륭한 도구다. 하지만 두뇌는 느끼는 대신 저장하고, 이해하는 대신 분류하며, 비버처럼 귀중한 것들로 댐을 만든다. 미처 씹지 못한 음식들이 입 안에 가득 차면 말을 하기가 힘들다. 마찬가지로 소화되지 않은 정보들이 두뇌에 꽉 들어차 있는데 어떻게 분명하게 사고할 수 있겠는가?

그럼 어떻게 머릿속을 비워야 할까? 지나치게 생각하지 않으면 된다. 저장도 분류도 멈춘다. 두려움이나 꿈, 의심, 칭찬도 되새김질하지 않는다. 수없이 많은 일이 나열된 목록 가운데서 가장 중요한 한 가지만 고르고 목록을 찢어버린다. 그리고 그 한가지 일에만 전념한다.


# 08 November 슬픔이 기워낸 옷 - 461p.

살아 있는 가지는 휘어진다. 죽은 가지는 딱 소리를 내며 부러진다. 슬픔은 우리를 겸허하고 부드럽게 해준다. 그렇지 않으면 상처 입기 쉬운 시기에 우리는 또다시 슬픔에 사로잡힌다.


# 16 November 동이 트는 순간 - 472p.

모든 사람의 내면에는 태양이 있다. 

바로 그대. 우리는 그를 친구라 부른다. - 루미

누구도 내 삶의 여정을 대신해주지 못한다. 하지만 나는 혼자가 아니다. 이 역설을 깨닫고 받아들이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누구나 같은 여정에 올라 있기 때문이다. 모두가 같은 고통과 혼란과 두려움을 경험한다. 이런 감정들을 몰아내면 날카로운 모서리들도 사라져서 상처도 줄어들 것이다.

탈무드에 나오는 아주 감동적인 이야기는 이 부드러운 역설을 잘 설명해준다. 사람들이 같은 여정을 어떻게 홀로 헤쳐나가는지 가르쳐준다. 어느 랍비가 제자들에게 물었다.

"여명이 밝은 첫 순간을 어떻게 알 수 있지?"

침묵이 흐른 뒤 제자 하나가 말했다.

"양과 개를 구분할 수 있을 때가 여명이 밝은 첫 순간입니다."

랍비는 틀렸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러자 다른 제자가 답했다.

"무화과나무와 올리브나무를 구분할 수 있을 때입니다."

랍비는 다시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저었다.

다른 대답이 없자, 랍비가 침묵하고 있는 제자들 뒤로 빙 돌다가 그들 사이를 걸으며 이렇게 말했다.

"다른 사람의 눈을 들여다보고 그 안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때가 여명의 첫 순간이다."



■ 차례


01 January  멈춤

02 February  삶의 속도

03 March  관계

04 April  용기

05 May  진정한 나

06 June  소통

07 July  받아들임

08 August  포용

09 September  깨어 있음

10 October  깨달음

11 November  성장

12 December  되짚어



■ 지은이 _마크 네포(Mark Nepo)


30년 넘게 영성과 시 분야에서 강의를 한 철학자이자 스승, 영혼의 스승. 암을 두 번이나 겪으며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돌아온 후 내면의 변화에 대한 글을 쓰거나 가르치고 있다.

이 책은 <Spirituality & Health Magazine>에 의해 최고의 영성 관련 책의 하나로 선정되었으며, 마크 네포는 2010년과 2011년에 <오프라 윈프리 쇼>의 '소울 시리즈'에 두 번이나 출연했다. 오프라는 그녀의 고별 시즌에서 이 책을 '가장 좋아하는 것들' 가운데 하나로 선정했으며, 이를 계기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또 그녀는 자신의 잡지 <오 매거진(O! Magazine)>에 두 차례나 마크 네포에 관한 글을 직접 싣기도 했다.

그녀는 그를 "암을 이겨낸 후, 순수하게 가슴으로 글을 쓰는 작가이자 철학자"라고 소개했다. 이 책을 생일 선물로 받고 아치마다 그의 가르침을 하나씩 읽고 있는데,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한다면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살게 될 것"이라고 극찬했다.




<고요함이 들려주는 것들 ; The book of awakening>

마크 네포 지음, 박윤정 옮김

흐름출판, 2012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