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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묵지/책 더하기 · 리뷰

[천국에서 돌아온 소년] 기적의 소년 알렉스의 죽음과 삶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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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 상태에서 의식 혼란 상태로 돌아온 나는 무질서에서 질서를 찾으려고 애쓰고 있었다. 어렴풋이 떠오르기 시작한 생각이 점차 분명해졌다. 내가 왜 이 도랑 속에 누워 있지? 생각의 속도가 빨라졌다. 어떻게 된 거지? 여전히 흐릿한 머릿속에서 처음으로 빛이 번쩍했다. 나는 어리둥절해서 벌떡 일어나 앉았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왜 내가 여기 있는 거지? 그래, 알렉스! 나랑 같이 있었는데, 알렉스는 어디있지? 내 아들은 어디 있는 거지?
네 아이를 둔 아이의 아빠 케빈 말라키는 2004년 겨울 6살 아들 알렉스와 함께 교회로 향한다. 다녀오는 길에 그는 큰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었고, 다행히 그는 큰 부상이 없었다. 하지만 그의 아들 알렉스는 척추에서 목이 분리되어, 즉 몇몇의 근육과 피부의 힘으로 머리가 몸에 붙어있는 상태인 정도로 큰 손상을 입어 혼수상태에 빠지고 만다. 그의 아들은 의학적으로는 생명을 유지하기 힘든 상태로 결정이 났지만, 그와 아내 그리고 주변의 많은 이들이 알렉스를 위해 함께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케빈은 www.PrayforAlex.com 을 통해 알렉스의 근황을 알리기 시작했고, 많은 도움의 손길과 기도가 알렉스와 함께했다. 알렉스 역시 사랑하는 가족들과 많은 이들의 염원을 알았던 것인지 기적적인 모습으로 회복했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알렉스는 사람들에게 천국에 다녀온 아름다운 이야기를 전한다. 책에 함께 동봉된 약 50여분의 DVD를 먼저 보고 책을 읽은 터였지만 알렉스가 전하는 감동이 전혀 상쇄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책을 먼저 읽고 영상을 나중에 보시길 권장한다. ^^ (또 한가지, 이 책의 인세는 모두 알렉스의 치료를 위해 사용된다고 한다.)

무엇보다 칭찬하고 싶고 높게 평가하고 싶은건 알렉스의 어머니 베스이다. 어렵고 힘든 상황에 처하면 사람들은 무너져 내리거나 절망을 하게 된다. 사랑하는 아이가 아플 때 그 절망감과 두려움이 오죽했을까. 그런데 베스는 달랐다. 강인하게 그 모든 감정을 억누르고 알렉스를 지키는, 남편을 지키는,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는 어머니였다.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그 힘든 모든것들을 이겨내고 극복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알렉스가 아름다운 삶을 살기위해 돌아온 데에는 이런 엄마의 힘도 크게 작용했으리라 믿는다.

현재 알렉스는 크리스토퍼 리브(영화 '슈퍼맨'의 주인공) 수술을 받은 세계 최초의 어린이가 되었고 이제 인공호흡기 업이도 숨을 쉴 수 있게 되었다. 또 본인의 입을 통해 자유롭게 의사표현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이 되었으며 선교사의 꿈을 꾸고 지금도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책의 매 챕터마다 알렉스로부터 전해듣는 이야기가 함께 적혀있다. 알렉스는 천국에서 천사를 보고 왔다고 했지만 이렇게 어린 소년이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이야기를 전하는 걸 보면, 오히려 알렉스가 천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는 기독교는 아니지만 알렉스의 기적과 같은 아름다운 삶의 이야기를 읽고 그 동안 너무 감사하지 못한 삶을 산 건 아닐까 반성도 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선물과 같은 이 이야기를 읽고, 독실한 크리스천인 동기 언니에게 이 책을 선물하기로 했다. 크리스마스가 지난 지금까지 아직 전달은 못했지만 분명 알렉스의 이야기에 감동하고 함께 눈물흘리고 기뻐할거라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흐뭇하다~ :)

마지막으로, 세상 모든 아픈 아이들과 아픈 아이들의 엄마와 가족들이 알렉스의 이야기를 듣고 희망을 잃지 않고, 건강하게 회복했으면 한다. 그게 알렉스의 가족이 이 책을 펴낸 이유이리라.


# 곤경 속에서의 강인함 - 41p.
많은 사람들이 곤경에 철하면 그냥 무너져내린다. 그런데 베스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녀는 아무리 긴박한 상황에서도 굉장히 침착했다. 마음속에선 거친 감정의 불길이 활활 타오를지 모르지만, 내가 아는 그 누구보다도 그녀는 그런 자연적인 감정들을 완전히 가라앉히고, 그녀에게 닥친 충격을 조금도 내색하지 않은 채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었다. 그런 자질들을 갖고 있다는 게 얼마나 놀라운 축복인가!

# 집과 벽난로 - 178p.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의 저자, 빅터 프랭클은 나치 포로수용소에서 살아남았던 인물이다. 그는 사람들이 고통에 반응하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관찰하고는 이렇게 썼다.
"인간에게서 빼앗을 수 없는 것이 딱 한 가지 있다: 그것은 인간의 최후의 자유이다. 바로 주어진 상황에서 자신의 태도를 선택할 자유, 곧 자신의 길을 선택할 자유이다."

# 끝과 시작 - 231p.
당신이 그 아이의 눈을 보고, 그 아이의 목소리를 듣고, 그 어리고 순수한 소년을 에워싼 천국의 향기를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그 아이에게서 나오는 단순한 몇 마디와 그 아이가 말하는 태도 안에 모든 진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천국에서 돌아온 소년; The boy who came back from heaven>
케빈.알렉스 말라키 지음, 유정희 옮김
크리스천석세스,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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