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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묵지/책 더하기 · 리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환상의 세계, 이상한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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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크릿가든에 푹 빠졌다. 나이 서른 다 되어가는데 유치하게 뭔말인가 싶지만 정말 빠진게 맞다. 살찌는게 싫어서 커피도 아메리카노만 먹던 내가 카푸치노로 주종목을 바꿨다. 거품 듬뿍, 시나몬 향 솔솔나는 카푸치노 들고 있자니, 메인 테마 도서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읽고 싶어 못배기겠는 거다. '이 정도면 중증이다' 반쯤 자책하면서도 책을 주문하러 인터넷서점엘 찾아들어가니, 오 마이 갓! 나 같이 잔뜩 감정이입(?)된 사람들이 한둘이 아닌가보네. 드라마 '시크릿 가든' 주원.라임의 테마 도서 셋트를 판매하고 있는거다. 혼자 큭큭 웃으면서 어린시절에도 안 읽었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주문했다.

앨리스는 어느 따분한 날, 언니의 무릎을 베고 잠이 들었다가 기괴한 꿈을 꾸게 된다. 꿈에서 돌아온 앨리스는 기억나는 대로 이상한 모험에 대해 언니에게 몽땅 얘기해 준다. 앨리스는 키가 끊임없이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하며 많은 동물들과 대화를 나눈다. 풀과 본인의 눈물이 만든 웅덩이의 쥐와 공작부인, 3월의 토끼, 모자장수 등. 그리고 드라마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체셔고양이와 닥치는대로 목을 베라던 여왕까지. 작가는 동심의 판타지를 빌려 현실의 많은 인물들을 풍자한다. 이 말장난과 같은 아름다운 이야기가 전세계 많은 어린이들의 꿈속에 빛날 아름다운 동화로 탄생한다.

드라마 속의 주원의 세계가 환상의 세계, 이상한 나라다. 꿈에서 그 이상한 나라를 다녀온 앨리스가 라임인건가? 알듯말듯. 드라마는 진행중이고 결론은 아직이지만 모든 동화같은 이야기가 그러하듯 해피엔딩이리라 확신한다. 현실은 아닌데 말이다. 어제도 드라마를 보면서 참 많이 울었더랬다. 촌스럽게 TV나 영화를 보면서 자주 울지만 어젠 뼛속까지 같이 아팠던것도 같다. 좌우당간 앨리스의 언니가 꿈에서 깨어나 모든것이 단조로운 현실로 바뀔 것처럼, 동화같은 이야기는 언제나 동화속에서만 아름다울 수 있는게 아닐까. :)


#06 돼지와 후춧가루
* 체셔 고양이: 치즈로 유명한 영구 체셔 지방에서 치즈 가게 간판에 웃고 있는 고양이의 얼굴을 그려 넣은 데서 유래한 말. 
                     항상 웃는 사람을 뜻한다.
- 89p.
앨리스는 먼저 말을 거는 것이 실례가 아닐까 싶어 약간 머뭇거리며 말했다.
"저, 고양이가 왜 저렇게 웃고 있는지 말씀해 주시겠어요?"
공작 부인이 말했다.
"체셔 고양이니까 그러지. 그게 이유야, 이 돼지야!"

- 96p.
"내가 여기서 어느 길로 가야 하는지 말해 줄래?"
"네가 어디로 가고 싶은지에 달려 있지."
"어디든 별로 상관없는데......"
"그렇다면 어느 쪽으로 가든 무슨 문제가 되겠어."
앨리스가 설명을 덧붙였다.
"내가 어딘가에 도착할 수만 있다면야......"
"아, 넌 틀림없이 어딘가에 도착하게 돼 있어. 걸을만치 걸으면 말이지."

#09 가짜 거북 이야기 - 140p.
'식초는 사람들을 눈꼴 시게 만들고, 약은 사람들을 씁쓸하게 만들어. 사탕 같은 것은 아이들을 달콤한 성격으로 만들어 주지.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면 좋을 텐데. 그러면 사탕 같은 것에 그렇게 엄하게 굴지 않을 거야. 또......"

#12 앨리스의 증언 - 201~202p.
언니는 먼저 동생 앨리스 꿈을 꾸었다. 다시 한 번 앨리스는 작은 손을 언니의 무릎 위에 깍지 낀 채 올려놓고 반짝거리는 눈으로 언니의 눈을 올려다보았다. 언니는 앨리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가끔씩 눈을 찌르며 휘날리는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려고 머리를 이상하게 살짝 쳐드는 앨리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여전히 동생의 말을 듣고 있을 때, 혹은 듣는 것 같을 때 주위의 모든 장소에서 동생이 꿈에서 봤다는 이상한 생물들이 우글거렸다.
... ...
그렇게 언니는 눈을 감고 앉아서 자신이 이상한 나라에 와 있다는 사실을 얼마쯤 믿게 되었다. 눈을 뜨기만 하면 모든 것이 단조로운 현실로 뒤바뀐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지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Alice's Adventures In Wonderland>
루이스 캐럴 글, 존 테니얼 그림, 김경미 옮김
비룡소,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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