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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묵지/책 더하기 · 리뷰

[쉴드] 우리 모두의 가슴 속에 그려진 '인생의 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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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드 (양장)
국내도서>소설
저자 : 무라카미 류 / 이영미역
출판 : 문학수첩 2011.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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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

어린시절 고지마와 기지마 두 소년은 절친한 친구였다. 어느날 숲속에서 만난 노인이 '쉴드'라는 인생의 비밀을 전해듣는다. 어린 두 소년은 '쉴드'의 의미를 도통 알 수가 없었다. 세월이 흐르고 언제나 모범생 이미지로 칭찬을 독차지하고 사랑받는 아이였던 고지마는 취업에 실패하고 자신감마저잃어버린 채 방 안에서 두문불출하며 지내게 된다. 반면 기지마는 복싱을 통해 본인을 수련하고 내면의 '쉴드'를 찾기에 이른다. 그 이후 기지마는 굴지의 자동차 회사에 취직하여 허울좋은 인생을 살아간다. 

또 다시 세월은 흘러 두 소년이 인생의 후반부에 이르렀을 때, 기지마는 회사가 어려워진 후 퇴직금도 받지 못한채 회사에서 쫓겨나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대출을 받은 후 빚쟁이들의 독촉에 가족들마저 떠나가게 된다. 반면 고지마는 셰퍼드 훈련소에서 지내며 독일 출장길에 자주 오르고 그 곳에서 평생의 동반자를 만난다. 또 자신만의 '쉴드'를 찾고 고향에 돌아와 아내와 함께 그간 배운 노하우를 기반으로 셰퍼드 훈련소를 운영하게 된다.

두 소년이 노인을 만났던 산길에서 그 둘은 다시 재회하며 이야기는 마친다. 절친한 두 소년의 우정을 통해 모든 이들에게 작가가 전하고 싶었던건 '희망'이다. 그러나 단순히 희망만이 메시지의 전부는 아니다. 현실에 안주하고 지금 나의 안락함에 정체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고지마와 기지마의 인생을 통해 들여다 볼 수 있었다. 또 본인 스스로가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감을 잃지 않는 것 또한 중요하다. 스스로 불행하다는 자괴감에 빠지거나 행복은 나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온 정신을 휘감는 순간 인생은 곧 나락으로 추락할 수 있다. 타인에게 보여지는 삶이 아닌 진정한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아내기 위해서 내가 나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해야 한다.

무라카미 류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같은 구성으로 거친 세상에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쉴드'의 필요성을 일깨워 주고자했다. 따뜻하고도 애절한 두 소년의 우정을 통해 두 소년이 인생을 살아가는 방식을 통해 삶의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우리도 스스로의 가슴 속에 담고 있는 '쉴드'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진정한 자아를 찾아보아야 한다. 그리하야 마침내 참된 '인생의보물'을 깨닫게 되는 순간, 인생의 의미와 더불어 그 순간의 희열을 맛볼 수 있게 될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인간의 몸 중심에도 아주 중요한게 있지. 그것은 마음이라고도 불리고 정신이라고도 불리지. 호칭이야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과일과는 반대로 너무나 부드럽고 약해. 무슨 기쁜 일이 생기면 가슴 언저리가 따뜻해지면서 기분이 좋아지지. 반대로 슬픈 일이 생기면 가슴이 아프고, 불안한 일이 생기면 가슴이 갑갑해지지. - 28p.

이 세상의 아름다운 것, 훌륭한 것, 보다 좋은 것들은 모두 자기와는 관계없는 곳에 있고, 자기는 그것들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듯한 감각이었습니다. - 36p.

회사 안에는 대학에서 하는 공부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있었습니다. 기지마는 채 반년도 지나지 않아 그것이 무엇인지 파악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다른 직원들과의 원만한 인간관계였습니다. 특히 중요한 것은 부장이나 과장 그리고 주임 같은 상사와의 관계였습니다. 상사의 눈 밖에 나면 제아무리 노력한들 칭찬도 못 받고 지위도 오르지 않았습니다. 얼마나 노력했고 얼마나 일을 잘했는지 결정하는 사람은 상사였기 때문입니다. - 74p.

기지마의 생활은 언제부터인가 똑같은 일들의 반복이었습니다. 기억조차 애매했습니다. 회사에 갓 들어갔을 무렵, 술자리에서 야단을 맞은 기억은 또렷한데, 그 후 결혼해서 아이가 태어난 무렵부터는 마치 한 장면씩 휙휙 스쳐 가는 비디오 화면처럼 단편적인 기억뿐이었습니다. 나는 왜 하루하루가 똑같은 일들의 반복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했을까. - 144p.


<쉴드>
무라카미류 지음, 이영미 옮김
문학수첩,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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