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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를 지배한 여인들] 중국의 역사는 모두 은밀한 달빛 속에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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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를 지배한 여인들
국내도서>역사와 문화
저자 : 시앙쓰 / 강성애역
출판 : 미다스북스 2012.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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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

여인들이 눈뜨게 한 황제의 애욕
한대 궁에는 남녀 성생활을 묘사한 방중서가 많았다고 한다. 황제와 소녀의 문답 형식으로 쓰여진 방중서(房中書) 중에는 체위가 상세히 그려진 것도 있었고, 심지어 여성들이 시집을 갈 때 가져가는 물건 중에 이 책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한다. 
어린 황제와 태자들도 성교육을 받았는데, 교육을 담당하는 자들은 가까이서 시중을 드는 환관들이었다. 때때로 태후가 자신들의 시녀를 보내 사춘기에 접어든 황제나 태자를 직접 몸으로 가르치게도 했다. 이런 시녀들은 종종 임신을 하기도 하였다고 전해진다.
또 명대(明代)의 황제들은 황후와 수많은 비빈들을 거느렸는데, 안타깝게도 이들은 황제가 죽으면 대부분 순장되거나 죽은 뒤 황릉에 묻혔다고 한다. 순장되는 수많은 비빈들은 그녀들의 억울한 심사를 글로 쓰는 것밖에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었기에 가슴 아픈 절명사(絶命辭)를 남기기도 했다고 한다.

황제를 동시에 차지했던 아름다운 조 씨 자매
언니 조비연과 동생 조합덕, 조 씨 자매는 한성제의 마음을 사로잡고 총애를 받았다. 조비연은 황후의 자리에 올랐으나 황제를 동생 조합덕에게 맡기고 다른 남자와 사통하여 아들을 낳았다고 한다. 소의로 승급된 동생 조합덕은 언니의 잘못을 숨기기 위해 성제의 마음을 움직여 상주문을 올린 자들을 사형에 처하게 했다. 조합덕의 치마폭에 빠진 한성제는 급기야 다른 후궁에게서 얻은 아들마저 죽이기에 이른다. 이처럼 색을 밝히며 무절제한 생활을 하던 성제는 단명하고 말았고, 문책이 두려운 조합덕은 자살했다고 전해진다.

무시무시한 수완의 절대권력 여황제 무측천
중국 역사에서 여자가 황제의 자리에 있었던 시절이 있었다. 날 때부터 화제가 될 운명을 타고 태어났다던 무측천은 황후를 거쳐 여황후가 된다. 황후에 자리에 오르기 위해 왕황후와 소숙비를 제거해야 했던 무측천(무미)는 갓 태어난 자신의 딸을 죽이기까지 한다. 후에 당고종이 왕황후와 소숙비를 가엾이 여기자 두 사람의 손발을 잘라 뼈까지 흠뻑 취하도록 술독에 넣고 끝내는 독약을 먹여 죽게 했다. 그녀는 여든한 살까지 장수하며 끝까지 권력을 누렸다고 전해진다. 말년의 무측천은 '나에 대한 공적은 후대 사람들이 평가할 것이니 비석에 아무런 글도 남기지 말라'는 유언을 남기고 임종했다고 한다.

천하의 권력을 쥔 황제, 황제를 지배한 여인들!
때로는 잔인하기도, 때로는 한없이 가여웠던 구중궁궐의 여인들. 그녀들은 철저히 황제를 위해 존재하기도 했으며 황제를 휘두르고 권력을 탐하기도 했다. 황제를 차지하기 위한 후궁들의 피비린내 나는 싸움과 아들을 낳지 못하면 죽임을 당하는 황후의 가련한 운명 덕분인지 중국 역사상 황후의 수는 황제의 숫자보다 훨씬 많다고 한다. 그러나 쾌락에 대한 집착은 권력의 상실로 이어지게 마련이라는 것을 역사 속에서 여러 번 확인할 수 있었으며, 어느 나라 어느 시대를 막론하는 불변의 법칙이었다.

천하는 황제가 다스리고, 황제는 여인이 지배한다. 
권력의 정점 황제를 둘러싼 구중궁궐 밤의 스캔들과 그 주인공이 된 여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본문 중에서

# 잠 못 드는 여인들의 권력투쟁이 이루어지는 황궁의 밤 - 15p.
일반 백성과 달리, 하늘이 정해준 최고의 자리인 황제. 이들의 사생활을 이야기하는 것은 당대는 물론이거니와 후세에도 상당히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하나의 성씨로 대를 잇는 것은 황제의 커다란 역할 중 하나였기에, 그들의 성문화는 은밀하게 발달해왔다.
이것을 계기로 황제를 지배하고, 나아가 천하를 거머쥐고자 분투했던 여인들의 노력은 더욱 치열해져갔다. 어린 황태자부터 나이든 황제까지 가리지 않고 기회를 엿보던 여인들은 대부분 밤의 역사를 지배하곤 했다.

# 황제를 지배한 여인들, 황제와 함께 세상을 떠나다: 곽애<절명사(絶命辭)> - 77p.
수단유수혜, 부족교야(修短有수數兮, 不足較也)
생이여몽혜 사칙각야(生而如夢兮, 死則覺也)
실오친이귀혜, 참자지실효야(失吾親而歸兮, 慙子之失孝也)
심처처이불능이혜, 시칙가도야(心凄凄而不能已兮, 是則可悼也)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알기에 비교하기 어렵다지만.
생이 꿈만 같다는 것은 죽은 자만이 알 수 있네. 
먼저 스스로 돌아가려 하니 효를 잃는 것이 부끄러울 뿐이며. 
마음이 괴롭고 괴로워도 어쩔 수 없으니 그저 슬플뿐이네.

# 황제뿐만 아니라 왕태후의 총애까지 - 211p.
"천지에 생사의운명은 모두 하늘의뜻에 달린 것입니다. 선행을 해도 하늘의 은혜를 입기 어려운데 어떻게 무고를 행할 수 있겠습니까? 만약 귀신이 있다면 분명 제 하소연을 들을 수 있을 것이고 귀신이 없다면 저는 억울할 따름이옵니다. 아무것도 말하고 싶지 않으니 하늘의 운명에 따를 것입니다."
이처럼 침착한 모습의 반첩여에 탄복한 성제는 반첩여를 풀어주라는 분부를 내렸다. 하지만 이때부터 재녀 반첩여는 기대와 열정이 모두 사라진 냉담하고 실망스러운 나날을 보냈다.

# 호랑이를 불러들인 왕황후
- 290p.
왕황후는 무미의 운명을 바꾸어준 사람이 바로 자신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무미가 감사한 마음으로 자신에게 순종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무미 또한 왕황후에게 은혜를 입은 것 때문에 마음의 갈등을 겪으며 참을 수 없는 고통을 겪었다. 그녀는 입버릇처럼 "작은 은혜에도 크게 보답해야 한다." 라고 말했다. 왕황후의 바다와 같은 은혜를 어떻게 보답해야 할까? 하지만 두려운 사실은 이미 총애를 받는 몸이라 도처에 위기가 도사리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작은 변고라도 생기는 날에는 목수까지 위태로울 수 있었다. 어떻게 하면 확실하게 자리를 지키고 황제의 총애를 유지할 수 있을까? 유일한 방법은 자신이 황후의 자리에 오르고 아들을 태자로 만드는 것뿐이었다. 무미는 은혜에 보답하는 일 따위는 잊기로 했다. 인정에 끌리는 마음으로는 큰일을 할 수 없었기에 독하게 마음먹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너그러우면서도 식견이 좁아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영향을 받는 고종 이치를 잘 이용하면 일은 순조롭게 될 것이었다.

# 여인이 아니었던 황제의 연인
- 403p.
황제가 남성을 총애한 것은 여인들에 대한 반감이나 무절제한 생활 속에 나타나는 특별한 현상이 아니었다. 그것은 황궁 내 성생활의 일부분이었고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남총이라 불리는 황제의 동성연인은 대개 두 부류로 나뉜다. 한 부류는 궁에서 황제의 시중을 드는 잘생긴 환관들이었고, 또 한 부류는 조정의 신하나 미소년과 같이 궁 밖에 있는 미남들이었다.


<황제를 지배한 여인들>
시앙쓰 지음, 강성애 옮김
미다스북스, 2012


※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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