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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묵지/책 더하기 · 리뷰

[어밴던, ABANDON] 페르세포네스와 하데스, 21세기 판타지로 다시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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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밴던

저자
멕 캐봇 지음
출판사
에르디아 | 2012-09-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지옥으로 갔다 되살아난 소녀!판타지 로맨스 『어밴던』. 죽은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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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


페르세포네와 하데스, 21세기 판타지 로맨스로 다시 만나다.

죽은 자들이 지나는 지하세계의 통치자 '존 헤이든'과 그가 사랑에 빠진 15세 소녀 '피어스 올리비에라'. 21세기에 만나는 판타지 <어밴던>. 이 로맨스(Romance)는 지하 세계에서 죽은 자들을 지배하는 죽음의 신 '하데스'와 그가 반한 아름다운 여인 '페르세포네'의 신화와 닮았다. 비록 존이 하데스처럼 죽음의 신은 아니지만… 하데스가 페르세포네를 선택했던 것처럼 존은 피어스를 선택했다.


죽음에 관하여, 그녀는 죽는 게 어떤 것인지 알고 있다.

죽음은 당연한 이치이자 순리이다. 그러나 사람이라면 누구나 죽음을 두려워하기 마련이다. 여기 죽음이 두렵지 않은 소녀 '피어스'가 있다. 죽음에 이르러 지하세계에 이끌려온 피어스는 그 곳에서 존을 만난다. 일곱 살 어린 시절 할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존을 만났던 적이 있는 소녀는 지하세계에서 존을 다시 기억해낸다. 그러나 존에게 도망쳐 피어스는 현실과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다. 사후 세계에 대한 기억 때문에 가끔은 미친 사람 취급을 받기도 하고… 사랑하는 친구 '해나'를 잃고, 괴로워하고… 현실에서 피어스가 위험에 처할 때마다 존이 나타나, 소녀를 구해내기도 하고… 모든 이야기가 철저히 소녀의 시각으로 전개된다.


이후 우에소스 섬으로 거처를 옮긴 그녀는 엄청난 비밀을 알게 된다. 그녀를 죽이려는 분노의 신과 그녀를 사랑하는 존 사이에서 앞으로 그녀에게는 무슨일이 일어날 것인가…

 

단테의 신곡과 만난 1846년, 키 웨스트 섬을 집어삼킨 허리케인과 그에 얽힌 전설. 

<신곡>은 단테가 로마 시인 비르길리우스의 안내를 받으며 지하세계를 여행하는 이야기이다. 맥 캐봇은 <어밴던>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들이 어떤 식으로든 '버림받은' 존재이기 때문에 <어밴던>의 각 장은 단테 알리기에리의 <신곡-지옥편>에서 따온 구절로 시작했다고 한다. 


맥 캐봇은 현재 키 웨스트 섬에서 남편과 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 살고 있다. 그녀는 그 곳 키 웨스트 섬(키웨스트 섬의 스페인어 명칭은 '카요 우에소'인데, '카요'는 작은 섬을 '우에소'는 뼈를 뜻한다.)의 전설 같은 이야기를 세 권의 책으로 옮겨냈다. 그 중 첫번째 이야기가 <어밴던, ABANDON>이다. 1846년 허리케인 그레이트 하바나는 키 웨스트 섬의 거의 모든 건물을 파괴했고, 수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묘지의 대다수 관이 바다로 휩쓸려 갔으며, 그때부터 '관의 주'라는 축제가 연례행사로 자리 잡았다는 설이 있다고 한다. 이 전설은 2부 <언더월드, UNDERWORLD>, 3부 <어웨이큰, AWAKEN>로 이어질 것이다. 맥 캐봇, 그녀의 다음 이야기가 기대된다.



■ 본문 중에서


- 45p.

그때만 해도 미쳤다는 말을 얼마나 자주 듣게 될지 몰랐다.

그들은 상황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적어도 그때는 알지 못했다. 모래밭을 가로질러 그에게 달려가는 동안에도 모두 말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이 두려워하는 건 거대한 말이라고 짐작했다.



- 110p.

그래서 나는 악을 알아보지 못했다. 악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공포영화나 유령이야기에 등장하는 그런 모습이 아니었다. 가장 착하고 순진한 희생양을 찾아 웨스트포트 여학교의 복도를 배회한 진짜 악은 따로 있었다.

왕자님은 존재하지 않으며 모든 게 내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너무 늦었다.

해나가 죽었다.

그리고 해나는 나처럼 다시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 162p.

"요즘 누가 책임감을 갖고 살아? 남 탓하기 바쁘지. 피해자가 욕먹는 세상이야."

거짓말쟁이, 걸레, 암캐.

아빠의 논리대로라면 나는 해나에게 일어난 일의 책임을 뮐러 선생님에게 전가하고 있는 셈이었다.


- 209p.

"그건 말이다, 어떤 삶도 결코 잊혀서는 안 된다는 의미란다. 특히 바른 삶을 살았던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렇지. 옛날에 한 군인이 있었는데, 친구라고 생각했던 사람들로부터 배신을 당했어. 배에서 내던져져 바다 한가운데로 버려진 거야. 그의 가족은 무슨 일이 생긴지도 모른 채 평생을 살아가야 했지. 그가 살아 있는지, 잘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지. 가족에겐 그 자체로 이미 끔찍한 지옥이 아니겠니?"


- 220p.

"영원이란 정말로 긴 시간이지. 그렇기 때문이 네가 누군가와 영원한 시간을 함께 보내야 한다고 했을 때, 네 스스로 그걸 원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겠다만…… 그래도 흥미롭긴 하구나."


- 241p.

"왜? 뭐가 문제지?"

뭐가 문제냐고? 모든 게 문제다. 아니, 아무것도 아니다. 모르겠다.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머리 위 떠 있던 은하수가 하늘의 주전자를 기울여 내 입 속으로 해와 별을 마구 쏟아부어 준 것 같았다. 내 손끝 발끝 머리끝에서 별들이 뿜어져 나오는 것 같았다.



■ 지은이 _맥 캐봇(MEG CABOT)


성인 분야와 청소년 분야 모두에서 뉴욕타임스 베스트 셀러 시리즈를 펴낸 작가로 유명하다. 전 세계에서 1천5백만 부가 넘게 팔린 책들도 있다. 전작인 <프린세스 다이어리>는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38주간 머물렀으며, 전 세계 38개국 이상에서 번역 출간되었고, 디즈니사에서 앤 해서웨이와 줄리아 앤드류스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져 크게 히트를 쳤다.

<어밴던> 역시 아마존 판타지 로맨스 분야 장기 베스트셀러를 기록했으며, 최근 2편 <언더월드>를 펴낸 데 이어 현재 마지막 편을 집필 중이다. 이밖에 지은 책으로는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시리즈물인 <메디에이터>, <에어헤드>, <앨리 핑클의 여성 법칙>, 소설 <탐욕>, <올 아메리칸 걸>, <아발론 고교> 등이 있다. 현재 키웨스트에서 남편과 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 살고 있다.





<어밴던, ABANDON>

멕 캐봇 지음, 이주혜 옮김, 황혜현 그림

에르디아,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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