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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연 시집]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 사랑의 형태 - 36-37p. 버리려고 던진 원반을 기어코 물어 온다쓰다듬어달라는 눈빛으로숨을 헐떡이며 꼬리를 흔드는 저것은 개가 아니다개의 형상을 하고 있대도 개는 아니다 자주 물가에 있다때로는 덤불 속에서 발견된다작고 노란 꽃 앞에 쪼그려 앉어다신 그러지 않을게, 다신 그러지 않을기울먹이며 돌아보는 슬픔에 가까워 보이지만 슬픔은 아니다온몸이 잠길 때도 읐지만겨우 발목을 찰랑거리다 돌아갈 때도 있다 물풀 사이이 숨은 물고기처럼도망쳤어도 어쩔 수 없이 은빛 비늘을 들키는 풀리지 않는 매듭이라 자신했는데이름을 듣는 순간 그대로 풀려버리는 깊은 바닷속 잠수함의 모터가 멈추고눈 위에 찍힌 발자국들이 소리 없이 사라진다 냄비 바닥이 까맣게 타도록 창밖을 바라보는 사람에게는언제나 등 뒤에 있는이 모든 것# ..
[스토너, from STONER] 나는 그가 진짜 영웅이라고 생각합니다. #1 - 31-32p. 그는 부모에게 반드시 해야 하는 이야기를 생각하다가, 자신의 결정을 이미 돌이킬 수 없음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이 결정을 무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슬그머니 들었다. 경솔하게 선택한 목표에 도달하기에는 자신의 역량이 부족하다는 생각도 들고, 자신이 버린 세계가 매력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그는 자신과 부모가 잃어버린 것을 슬퍼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자신이 그 세계에서 점점 멀어지는 것을 느꼈다. 그는 졸업식 내내 이런 상실감을 느꼈다. 이름이 불리자 그는 연단을 가로질러 걸어가서 연한 회색 턱수염 때문에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남자에게서 두루마리를 받았다. 자신이 이 자리에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손에 쥔 두루마리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생각나는 것이라고는 수많..
[소년이 온다] 당신들을 잃은 뒤, 우리들의 시간은 저녁이 되었습니다. #2장 - 검은 숨 - 67p. 어스름이 내리자 새들이 울음을 그쳤어. 낮에 울던 풀벌레들 보다 가냘픈 소리를 내는 밤의 풀벌레들이 날개를 떨기 시작했어. 완전히 어두워지자, 간밤에 그랬던 것처럼 누군가의 그림자가 내 그림자에 닿아왔어. 어른 어른 서로의 언저리를 어루만지다 우리는 흩어졌어. 어쩌면 우린 낮 동안 뙤약볕 아래 꼼짝 않고 머무르며 비슷한 생각에 골몰해 있었던 것 같았어. 밤이 되어서야 몸의 자력으로로부터 얼마간 떨어져나올 힘을 얻은 것 같았어. 그들이 다시 오기 직전까지 그렇게 우리는 서로를 어루만졌고, 서로를 알고 싶어했고, 결국 아무것도 알아 내지 못했어. -74p. 썩어가는 내 옆구리를 생각해. 거길 관통한 총알을 생각해. 처음엔 차디찬 몽둥이 같았던 그것,순식간에 뱃속을 휘젓는 불덩..
[여행의 이유] 나는 그 무엇보다 우선 작가였고, 그다음으로는 역시 여행자였다. 얼마전 회식자리에서 우연히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우리는 왜 여행을 떠나는지에 대해 한참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때의 기걱이 떠올라 김영하 작가의 산문집 『여행의 이유』를 읽었다. 나 역시 작가처럼 일상으로 돌아올 때보다 짐을 꾸려 여행을 시작할 때 마음이 더 편안해지는 사람이다. 도대체 우리는 왜 자꾸만 여행을 떠나려 하는 걸까. 흔히들 안정을 위해 정착해야만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나는 가끔 안전한 일상이 오히려 버겁게 느껴질 때가 있다. 작가의 말처럼 집은 '의무의 공간'이자 '상처의 쇼윈도'이기 때문이다. 집안 곳곳에는 내가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쌓여 있고, 타인에게 받은 고통의 기억들이 벽지의 얼룩처럼 들러붙어 있다. 작가의 말마따나, 우리는 행복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어쩌면 "자신..
[우리들의 블루스] 소원들어 주는 달 100개, 춘희와 은기 너는 이제 할망이랑 살거라.느네 아방 흙 될거여. 병원서 못 나온다게.느네 어멍은 너 없이 혼자 살련 할망이 놔줄켜. 너 아방 어멍 안 올거라.제주 왕갈치 배 탄댄 허는 말도, 나랑 살러 온댄 하는 말도, 병원서 나와 너 대령간댄 하는 말도 다 거짓말이라. 다 거짓말이라.나 이 더러운 년 팔자에, 무신 자식을 끼고 며느리를 끼고, 손주를 대령 살거니. 이 더러운 년 팔자에. 아이고 내 새끼 만수야.목놓아 불러보라. 오나 아니온다. 아니온다. 아니온다... 연출 - 김규태, 김양희, 이정묵극본 - 노희경tvN/Netflix, 2022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봄날의 햇살 최수연 너는 봄날의 햇살 같아.로스쿨 다닐 때부터 그렇게 생각했어.너는 나한테 강의실의 위치와, 휴강 정보와, 바뀐 시험 범위를 알려주고.동기들이 날 놀리거나 속이거나 따돌리지 못하게 하려고 노력해.지금도 너는 내 물병을 열어주고 다음에 구내 식당에 또 김밥이 나오면 나한테 알려주겠다고 해.너는 밝고, 따뜻하고, 착하고, 다정한 사람이야.봄날의 햇살, 최수연이야. 연출: 유인식 / 극본 : 문지원출연 : 박은빈, 강태오, 강기영 外에이스토리/KT스튜디오지니, 2022
[나의 아저씨] 사람에게 감동하고 싶다. 요란하지는 않지만, 인간의 근원에 깊게 뿌리 닿아 있는 사람들. 동훈_ 인간이 그렇게 한 겹이야? 나도 뒤에서 남 욕해. 욕하면 욕하는 거지, 뭐 어쩌라고.. 뭐 어쩌라고 일러. 쪽팔리게.. 동훈_ 니가 대수롭지 않게 받아 들이면, 남들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니가 심각하게 받아 들이면, 남들도 심각하게 생각하고. 모든 일이 그래. 항상 니가 먼저야. 옛날 일. 아무것도 아니야. 니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야. 이름대로 살아. 좋은 이름두고 왜. 지안_ 고마워요. 다 털게 해줘서. 고마워요. 나 한테 잘해줘서.동훈_ 너 나 살리려고 이 동네 왔었나보다. 다 죽어가는 나, 살려놓은 게 너야지안_ 난 아저씨 만나서 처음으로 살아봤는데동훈_ 이제 진짜 행복하자 제작: 김상헌, 조형진..
[경제금융용어] 공공재 (公共財, Public goods) 공공재 (公共財, Public goods) 용어정의공공재는 모든 개인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재화 또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국방·경찰·소방·공원·도로 등과 같이 정부에 의해서만 공급할 수 있는 것이라든가 또는 정부에 의해서 공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사회적으로 판단되는 재화 또는 서비스가 이에 해당한다. 공공재에는 보통 시장가격은 존재하지 않으며 수익자부담 원칙도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공공재 규모의 결정은 정치기구에 맡길 수밖에 없다. 공공재의 성질로는 어떤 사람의 소비가 다른 사람의 소비를 방해하지 않고 여러 사람이 동시에 편익을 받을 수 있는 비경쟁성·비선택성, 대가를 지급하지 않은 특정 개인을 소비에서 제외하지 않는 비배제성 등을 들 수 있다.  개요공공재(Public Goods)는 비경합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