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마운틴저널

- http://www.mountainjournal.kr/news/articleView.html?idxno=248

코오롱등산학교 암벽 연수반 1기 수료기

 

처음이란 단어는 사전적으로는 단순히시간적으로나 순서상으로 맨 앞을 이르는 말이지만, 처음이라면 뭇사람들에게 오래도록 기억에 남겨지는 만큼 그 의미는 배가된다.


1969년 인류 처음으로 달 착륙에 성공한 퍼스트맨 닐 암스트롱은 인류의 대부분이 기억하지만, 암스트롱보다 20분 뒤, 두 번째로 달에 도착한 버즈 올드린(Buzz Aldrin)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에베레스트를 가장 처음 오른 에드먼트 힐러리와 셰르파 텐징 노르가이는 우리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아있지만 두 번째로 에베레스트 등정을 성공한 에른스트 쉬미드(Ernst Schmied)와 유르그 마멧(Juerg Marmet)을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산악인에게 처음이라는 의미는 역시 남다르다. 남들이 가지 않은 새로운 길을 개척하거나, 가장 먼저 앞장서 나아가 위험을 극복하고자 하는 도전의 마음이 처음을 좇는 열정의 근원이리라.


작지만 처음을 꿈꾸는 예비 산악인들과 고급 암벽등반 기술을 습득하고자 하는 클라이머들을 위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정통 등산 교육기관인 코오롱등산학교는 지난 9월 암벽 연수반을 신규 개설하고, 6주간 주말 동안 1기의 첫 교육을 진행했다.

 

여러 암벽등반 루트를 오르고 난 후, 인수봉 앞에 모인 암벽 연수반 1기 교육생들 ©코오롱등산학교

 


처음 진행한 암벽 연수반 1기 교육, 전원 수료하며 성공적 운영


첫 주 차 등반 실력 테스트를 시작으로 교육생들은 실력에 맞추어 5개 조로 배정되어 교육을 받았다. 강사 1명당 3인의 교육생이 배정되어 4인 등반 시스템으로 이동 시간을 최소화하고, 하루 평균 3개 이상의 멀티 피치 루트를 등반하는 등 다양한 코스의 암벽 등반 실습을 진행했다. 조별로 담임 강사의 지도 아래 족집게 식 과외라고 할 만큼 철저하게 교육생에게 맞춤 교육이 이루어졌다. 슬랩 등반 실력을 높이고 싶은 교육생을 위해서는 슬랩에서의 무게 중심을 잃지 않고 밸런스를 유지하며 이동하는 방법 및 등반 중 발을 사용하는 기술에 대해 집중 교육을 진행했다. 등반 실력이 뛰어난 교육생 일부는 선등으로 루트를 오르며 안전하게 선등을 하는데 필요한 기술뿐만 아니라 집중력을 높이는 등반 방법도 익혔다.

 

인수봉 써미트 길을 오르며 확보물(BD) 설치 위치를 교육 중인 배대원 강사 ©최원일


 

아두면 데 많은 반 중에 만나는 문제 해결


토요일 실습 교육에는, 등반 중에 만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에 대한 지식을 습득했다. /간접 확보 중 부상자를 내리는 방법, Z 풀리로 부상자를 끌어올리는 방법, 하강 중 로프의 매듭을 통과하거나 다른 로프로 이동하는 방법 및 다양한 방식의 주마링 기술 등을 직접 체험하는 실질적인 교육이 이뤄졌다.


대다수의 교육생은 다양한 멀티 피치 등반을 많이 경험할 수 있어 만족스러워했으며, 소규모로 구성된 조별 인원으로 이동과 교육 진행이 빠르고, 수준별로 진행한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 또한 연수반이라 하여 자연 암벽 등반에만 치중하지 않고, 주말 이틀 중 토요일은 등반 중 마주할 수 있는 여러 상황들에 대한 교육들이 있었기에 경험만이 아닌 지식도 쌓을 수 있다며 만족했다.


후등자 확보 중 부상자가 발생한 경우의 문제 해결 기술을 교육 중인 최원일 강사와 직접 실습 중인 교육생들 ©차승준



5시 퇴근 종이 울리면


주말 이틀 중 일요일에는 이른 새벽부터 인수봉과 선인봉에 올라 오후 5시 무렵까지 빈틈없이 조별로 암벽 등반 실습이 진행되었다. 비가 오는 악천후에도 위험을 극복하는 방법 등 다양한 교육 진행 후, 예외 없이 5시에 끝난 덕분에 교육생들은 가족과 통화를 할 때 일요일에는 5시 전에 퇴근을 못한다는 우스개 농담을 하기도 했다.


하루 평균 3개 이상의 멀티 피치 코스를 등반하고, 많게는 예닐곱 개의 루트를 등반하며 실력을 단단히 다졌다. 실력만큼이나 우애도 단단히 다지며 6주간의 주말 합숙 교육을 무사히 마친 15명의 교육생은 한 명의 낙오자 없이 모두 벅찬 마음으로 과정을 수료했다.

 

인수봉 의대길을 오르고 있는 윤명섭 씨 ©차승준

 

인수봉 써미트 길을 오르고 있는 기자 ©배대원

 

 

암벽 연수반 1기 교육을 성공적으로 마친 코오롱등산학교 양유석 교무는 2019년부터는 봄 시즌으로 확장 운영을 고려하는 등 지속적으로 교육 과정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연수반 교육을 위해 코오롱등산학교 강사진은 기존 숨은벽 루트의 노후화된 체인 및 볼트를 신규로 교체 및 위험 구간에 볼트를 추가했고, 2개의 슬랩 신루트를 개척하여 연수 1, 연수 2길로 명명했다. 돌아오는 봄 시즌에는 인공 등반(일명 볼트 따기) 슬랩 교육을 위한 루트를 추가로 개척할 예정이다.


 

암벽 연수반을 처음으로 수료한 교육생들 또한 각자의 등반 정을 이어가며, 산을 향한 꿈을 계속 키워나갈 것이다.

 


Information. 북한산 숨은벽 암장 - 연수1, 연수2길 개념도

- 연수 1: 길이 30m, 난이도 5.10d

- 연수 2: 길이 25m, 난이도 5.10b, 필요장비 BD C4 0.5~0.75


북한산 숨은벽 연수1, 연수2길 개념도 ©코오롱등산학교


기존 숨은벽 개념도에 연수1, 연수2길을 함께 표기한 개념도 ©코오롱등산학교


Information. 코오롱등산학교 암벽연수반 개요

- 교육 내용 : 북한산 인수봉, 도봉산 선인봉 등지에서 다양한 암벽루트 실전 등반 및 선등 기술, 등반 중 만나는 문제 해결 기술 습득 (6주간 주말 합숙교육)

- 교육대상 : 고급 암벽등반 기술 습득을 원하는 만 19세 이상의 남녀

- 문의처 : 02-3677-8519 (이메일 : kolon_school@naver.com )

- 웹사이트: http://www.kolonschool.com/

 


등반 중에 만나는 문제 해결 기술 7가지

- 코오롱등산학교 암벽연수반 1기 실습내용中 (SEP-OCT 2018)


 1. 고정 선등자 고정 탈출

 2. 직/간접 확보 중 부상자 내리기 : 후등자 내려주기

 3. 직/간접 확보 중 부상자 내리기 : 선등자 내려주기

 4. Z 풀리

 5. 하강 중 매듭 통과

 6. 하강 중 로프 갈아타기

 7. 주마링




1. 고정 선등자 고정 탈출


• 상황 : 뮌터히치(Munter hitch)로 후등자 확보 중 후등자가 추락/돌발 상황이 발생하여 상단의 확보자가 후등자를 고정/확보 시킨 후, 확보자가 탈출

(단둘이 등반하여 먼저 확보점에 도착한 선등자가 확보를 보던 중 후등자를 구출하러 가는 등의 경우) 

• 제동 손: 오른손, 반대 손: 왼손으로 가정


1) 확보를 보던 제동 손(오른손)의 반대 손(왼손)으로 등반줄과 제동줄 두 줄을 동시에 잡는다 


2) 자유로워진 기존 제동 손(오른손)을 이용하여 뮬 매듭(Mule knot)을 만든다

- 이때 주의할 점 : 매듭을 확보점(뮌터히치)에 최대한 가깝게 하여 만약의 슬립(Slip, 미끄러짐) 거리를 최소화한다


3) 뮬매듭 바로 아래에 두 줄로 옭매듭(Overhand Knot)으로 고정한다


4) 옭매듭을 만들고 난 후, 매듭 위 고리와 로프를 카라비너로 연결하여 백업(Back-up)을 만든다


5) 이후 두 손이 모두 자유로워진 확보자는 탈출하여 후등자를 구조하러 이동한다





2. 직/간접 확보 중 부상자 내리기 : 후등자 내려주기 (뮌터히치, 자동 확보 기구)


• 상황 : 오토블록(Auto block)으로 후등자 확보를 보던 중, 후등자 내려주기


1) 자동 제동(Autoblocking)이 된 상태에서, 코드 슬링을 이용하여 등반줄에 푸르지크 매듭(Prusik Knot)을 만든다


2) 푸르지크 매듭을 만든 코드 슬링을 카라비너를 이용하여 볼트/고정 확보점 등에 연결한다

- 이 때 주의할 점 : 확보 기구가 설치된 카라비너와 다른 확보점에 푸르지크 매듭 연결 카라비너를 설치한다


3) 자동 제동된 하강기의 고리에 거스 히치(Girth hitch)로 슬링을 연결한다


4) 다른 확보점에 카라비너 하나를 걸고 카라비너 사이로 위 3) 번의 슬링을 통과시킨 후, 퀵드로우(Quickdraw) 등을 이용하여 확보자의 하네스 빌레이 루프에 연결한다

- 이때 주의할 점: 슬링이 걸린 카라비너는 자동 확보 기구보다 높게 설치한다


5) 위 4)로 설치된 슬링보다 확보자의 확보줄을 짧게 만든다


6) 위 4)에 확보자의 몸 체중을 실어 자동 확보 기구를 살살 들어주며, 줄을 풀어준다. 이때 반대 손으로 푸르지크 매듭을 반복 이동시키며 적당한 속도로 후등자를 하강시킨다





3. 직/간접 확보 중 부상자 내리기 : 선등자 내려주기 (뮌터히치, 자동 확보 기구)


• 상황 : 선등자 확보를 보던 중, 선등자가 추락/돌발 상황으로 확보자가 선등자를 내려준다

- 제동 손: 오른손, 반대 손: 왼손으로 가정


1) 제동 손(오른손)의 반대 손(왼손)으로 확보기를 움켜쥔다 


2) 자유로워진 제동 손(오른손)을 이용하여 뮬 매듭(Mule Knot)을 만든다


3) 뮬매듭 위로 옭매듭(Overhand Knot)를 만든다


4) 옭매듭 윗부분의 고리를 로프에 연결하여 백업(Backup) 한다


5) 자유로워진 두 손으로, 코드 슬링을 이용하여 제동줄에 푸르지크 매듭(Prusik Knot)을 만든다


6) 푸르지크 매듭을 슬링, 퀵드로우 등을 이용하여 고정 확보지점에 연결한다


7) 위 4) 백업, 3) 옭매듭, 2) 뮬매듭 순으로 제거한다

- 이때 주의할 점: 마지막 2) 뮬매듭 제거 시, 확보 기구를 반대 손(왼손)으로 잘 움켜쥐고 로프가 빠지지 않도록 하며, 제동 손(오른손)으로 강하게 당겨 매듭을 제거한다. 매듭을 제거한 후 제동 손은 로프를 놓지 않아야 한다


8) 반대 손(왼손)으로 푸르지크 매듭을 반복 이동시키며, 제동 손(오른손)으로 로프를 살살 풀어주며, 선등자를 천천히 하강시킨다


• 이때, 4) 번까지만 수행한 후, 확보자가 탈출하여 구조요청을 할 수도 있다






4. Z풀리 (자동 확보 기구, 푸르지크 매듭, 마이크로 트랙션)


• 상황 : 자동 확보(오토블럭)으로 (아주 무거운) 후등자 확보를 보던 중, 후등자 추락/돌 발상황으로 확보자가 후등자를 끌어올린다


1) 등반줄에 도르래, 롤링락, 마이크로 트랙션(Petzl, Micro Trazion) 등을 설치한다

- 이 때 주의할점: 제동 방향을 잘 확인하여 기구를 설치한다. 모든 기구에는 등반자 모양, 손 모양이 있어 로프를 설치할 때 참고할 수 있다


1-1) 기구가 없을 경우, 코드 슬링을 이용하여 푸르지크 매듭(Prusik Knot)을 짧게 설치한다


2) 위 1)에 카라비너를 이용해 (제동 방향) 로프를 연결한다


3) 위 2)에 연결된 로프를 연결된 카라비너를 이용해 반대편(위쪽)으로 꺾은 후, 위쪽의 확보점에 다른 카라비너를 이용해 연결한다


4) 위 3)에 연결된 로프를 연결된 카라비너를 이옹해 반대편(아래쪽)으로 꺾은 후, 아래쪽 방향으로 나오게 한다


5) 아래쪽 방향으로 로프를 당겨 적은 힘으로 무거운 등반자를 끌어올릴 수 있다

- 이때 주의할 점: 로프를 Z 모양이 되게 꺾되, 각도가 벌어지면 힘이 많이 소모되어 소용이 없으므로, 로프의 꺾이는 지점이 180도가 되도록 방향을 잘 설치한다






5. 하강 중 매듭 통과


• 상황 : 로프 손상으로 손상된 부분을 매듭 (또는) 긴 하강을 위해 로프 연결부위 매듭이 있어, 하강 중 로프의 매듭을 통과해야 하는 상황


1) 로프의 매듭 윗 부분까지 하강한다

- 이때 주의할 점: 너무 매듭에 가깝지 않도록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다


2) 매듭 아랫부분 로프를 다리에 3-4번 감아 하강기를 고정한 후, 두 손을 자유롭게 한다. 


3) 로프 중간 매듭의 상단부 + 하강기 윗부분에 코드 슬링을 이용하여 푸르지크 매듭을 설치한 후, 잠금 카라비너를 이용하여 안전벨트(하네스)의 빌레이 루프에 연결한다. 이후 매듭을 적당히 올려준다. 

- 이 때 주의할 점: 푸르지크 매듭으로 연결한 슬링이 너무 짧거나 길면 탈출이 어렵다


4) 다리에 감아 둔 로프를 풀어준다. 위 3) 번에 설치된 푸르지크 매듭으로 더 이상 아래로 하강하지 않고 고정된다. 


5) 로프 중간 매듭의 하단부에 코드 슬링을 이용하여 또 하나의 푸르지크 매듭을 설치한 후, 슬링을 연결하여 딛고 일어날 발 스텝을 만든다. 


6) 위 5) 번에 설치한 발 스텝을 딛고 일어나 위 3)에 설치된 푸르지크 매듭을 적당히 내려준다. 

6-1) 위 6) 번을 반복하여 위 3) 번에 설치된 푸르지크 매듭을 로프 중간 매듭에 닿을 정도로 내려준다. 


7) 위 5) 번을 제거한다. 


8) 로프 중간 매듭 하단부에 하강기를 설치한 후, 하강기를 밀어 올려 체중이 하강기에 실리도록 이동한다. 

8-1) 이때 오버행에 위치하여 발을 딛고 하강기를 밀어올리기 어려울 경우, 위 3) 번의 푸르지크 매듭에 연결된 잠금 카라비너에 슬링을 이용하여 발 스텝을 만들어 이용한다. 


9) 하강기 아랫부분에 뮬매듭 또는 로프를 다리에 3-4번 감아 고정시킨다. 


10) 자유로워진 양손으로 위 8-1), 3)을 차례로 제거한 후, 고정을 풀어 이어 하강한다. 





6. 하강 중 로프 갈아타기


• 상황 : 하강 중 다음 하강 로프의 쌍볼트(확보점)을 지나쳐서 옆 로프로 이동하여 하강을 지속해야 하는 경우


1) 하강기를 뮬매듭으로 고정한다. 


2) 적당한 반동으로 몸을 움직여, 이동할 로프를 손으로 잡는다. 


3) 이동할 로프 쪽에 코드 슬링을 이용하여 푸르지크 매듭을 만든 후, 잠금 카라비너로 안전벨트(하네스)의 빌레이 루프에 연결한다. 이후 푸르지크 매듭을 올려주어 체중이 이동할 로프에 실려 고정되도록 한다. 


4) 기존 로프(하강기가 걸린 쪽)의 뮬매듭을 제거한 후, 하강기와의 연결을 해제한다. 


5) 하강기를 이동할 로프에 연결한 후, 위로 밀어 올려 하강기에 체중이 실리도록 이동한다. 


6) 위 3) 번을 제거한 후, 하강을 계속한다. 

6-1) 3) 번 제거를 위해 양손을 이용할 경우, 뮬매듭 또는 로프를 다리에 3-4번 감아주어 하강기를 고정시킬 수도 있다. 






7. 주마링 (Jumaring, jugging)


• 주마링 : 인공등반에서 프루지크 매듭과 같은 역할을 하는 어센더를 사용해서 고정된 로프를 타고 오르는 기술. 저깅(jugging) 이라고도 함


1) 요세미티 방식


- 주의할 점 : 주마가 로프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반드시 백업용 잠금 카라비너를 설치한다. 

- 팁 : 팔힘을 쓰지 않고 주마 스텝(슬링)에 연결된 발로 딛고 일어서서 이동한다




2) 텍사스 방식


* 상세 주마링 방법은 동영상 참조


<요세미티 방식과의 차이점>

- 텍사스 방식은 두 발을 동시에 이용한다. 요세미티 방식은 한 발씩 걸어 전진하듯 이동한다. 


- 텍사스 방식은 수직 상승에 용이하다. 즉 오버행 등, 발을 전혀 쓸 수 없는 곳에서 이용하며, 이용하는 주마도 직벽용으로 상이하다. 요세미티 방식은 어느 정도 슬랩(90도 이하 각도)에서 발을 디딜 수 있는 경우 유리하며, 고산 등반(픽스 로프용) 주마를 이용한다. 




OCT 2018



# 독서, 공부, 글쓰기 - 17~18p.


먼저, 공부가 뭘까요? '인간과 사회와 생명과 우주를 이해함으로써 삶의 의미를 찾는 작업'입니다. (중략)

독서는 공부하는 여러 방법 중에서 효과가 특별히 빠르고 확실한 방법입니다. 책에는 글쓴이가 파악한 인간과 세계의 본질, 그 사람이 찾은 삶의 의미와 살아가면서 느낀 감정이 들어 있습니다. 우리는 책에서 글쓴이의 생각과 감정을 읽고 이해하며, 공감을 느끼거나 반박하고 싶은 욕구를 느낍니다.

자기 자신과 세상과 우주에 대해서 무엇인가 새로 알게 되거나, 삶에 대해서 특별한 의미를 발견하거나 어떤 강력한 감정에 사로잡히는 경우, 우리는 그 모든 것을 표현하고 싶은 욕구를 느낍니다. 글쓰기는 '생각과 감정을 문자로 표현하는 행위' 입니다. 감정은 쉼없이 생겼다 스러지고, 생각은 잠시도 그대로 머물지 않습니다. 글로 적어 붙잡아두지 않으면 그게 무엇인지 알 수 없게 됩니다. 언어는 단순히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이 아닙니다. 무엇인가 생각하고 느끼려면 언어를 알아야 합니다. 말과 글의 도움을 받지 않는다면 우리는 자신의 생각과 감정이 무엇인지 스스로 정확하게 인지하지도 못하니까요. 감정과 생각은 언어로 표현해야 비로소 내 것이 될 수 있어요.

공부는 결국 독서와 글쓰기를 이어나가는 과정입니다. 물론 독서와 글쓰기가 공부의 전부라는 건 아니에요. 직접 경험이나 영화 같은 다른 미디어를 통해서도 우리는 무엇인가 배우고 깨닫고 느낍니다. 문자뿐만 아니라 그림, 영화, 노래를 비롯해 다른 방법으로도 생각과 감정을 표현합니다. 그렇지만 공부 방법으로 따지면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보다 나은 게 없어요.



# 어휘: 건축자재가 없으면 집도 없다 - 80~84p.


인지혁명의 핵심은 언어입니다. 사람들은 보통 생각이나 감정이 먼저고 언어는 그것을 표현하는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언어는 단순한 수단이 아닙니다. 생각하고 감정을 느끼게 만드는 전제조건이 기도 합니다. 언어가 없으면 생각 자체를 할 수가 없어요.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스스로 인지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감정을 느끼는 데도 언어가 필요합니다. 분노, 사랑, 연민, 복수심, 어떤 것이든 마음속에 어떤 감정이 일어날 때 그게 뭔지 인지하려면 그 감정을 나타내는 말을 알아야 하니까요.

자기의 생각과 감정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인지해야 글로 그것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먼저 그 생각과 감정을 나타내는 어휘를 알아야 합니다. 글을 잘 쓰고 싶어서 문장 공부를 하는 분들이 흔히 있는데, 구사할 수 있는 어휘가 빈약하면 아무리 문장 공부를 해도 글이 늘지 않습니다. 사용할 수 있는 어휘의 양을 늘리는 것이 글쓰기의 기본이에요. 아무리 멋진 조감도와 설계도가 있어도 건축자재가 없으면 집을 지을 수 없는 것처럼, 어휘가 부족하면 생각과 감정을 글로 쓸 수 없어요. 그래서 글을 잘 쓰고 싶다면 먼저 어휘를 늘리라고 권하는 겁니다. 

구사할 수 있는 어휘의 양이 생각의 폭과 감정의 깊이를 결정합니다. 자기 자신과 인간과 사회와 역사와 생명과 자연과 우주에 대한 이해의 수준을 좌우합니다. (중략)


어휘를 늘리는 사실상 유일한 방법이 독서입니다. 글쓰기를 주제로 한 모든 강연에서 저는 이것을 강조합니다. 『토지』, 『자유론』, 『코스모스』, 『사피엔스』, 『시민의 불복종』 처럼 풍부하고 정확한 어휘와 명확하고 아름다운 문장을 구사한 책을 다섯번 열번 반복해서 즐기며 읽는 거예요. 읽고 잊고, 다시 읽고 잊고, 또 읽고 잊어버리고, 그렇게 하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끝없이 집을 지을 수 있는 건축자재를 끌어모으게 됩니다.



# Q) 위로가 중요한 화두인 시대이고, 책에서 위로를 찾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잘 위로할 수 있을까요? - 131p.


야박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진심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너무 자주 위로받으려고 하지 마십시오. 함부로 남을 위로하려고 하지도 마시고요. 삶은 원래 고독한 것이고, 외로움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감정입니다. 견딜 만큼 견뎌보고, 도저히 혼자서 못 견뎌낼 때 위로를 구하는게 좋은데, 요즘은 다들 위로를 남발하는 경향이 있어요. 저는 그런 게 좀 못마땅합니다. 청년단체 같은 데서 강연 요청하면 꼭 '힘들게 사는 청년들에게 위로가 되는 말씀 부탁드립니다' 그러거든요. 그러면 저는 '죄송합니다. 강연 못 합니다' 그래요. 남에게 위로를 구하기보다는 책과 더불어 스스로 위로하는 능력을 기르는 쪽이 낫다고 저는 믿습니다.



# Q) 독서와 글쓰기 외에도 추천하고 싶은 공부법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 148~149p.


경험은 가장 원초적인 공부법입니다. 원래 사람은 오감으로 체험하는 것을 확실하게 배웁니다. 체험보다 강력하고 효과 있는 공부 방법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인생이 너무 짧고 세상은 너무 많은 얼굴이 있기에, 모든 것을 체험으로 공부할 수가 없을 뿐입니다. 그래서 간접 체험으로 배우는 것이죠. 독서가 제일 보편적인 간접 체험 방법입니다. (중략)

고령의 시민들이 북한을 미워하는 것은 6.25전쟁 체험 때문입니다. 제가 독재를 혐오하는 것은 자기 생각을 말했다는 이유로 고문당하고 감옥에 갇혔던 경험 때문이지요. 남자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때 군대에 두번 가는 악몽을 꾸는 것은 군복무 시절 체험이 남겨준 트라우마 때문입니다. 체험은 정말 강력한 공부법이에요.


 


<유시민의 공감필법>

유시민

창비, 2016


유시민의 공감필법
국내도서
저자 : 유시민
출판 : 창비(창작과비평사) 2016.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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