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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서태후 원문작성 [2008/07/07] "오, 얘야...." 태후는 흐느꼈다. "그토록 갖고 싶어 하던 기차 장난감을 사 주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갑자기 그녀는 몇 년 전 아들에게 사 주지 않았던 기차 장난감을 떠 올리고는 비통함 속에서 흐느꼈다. 그 순간 태후는 자식을 잃어버린 어미일 뿐이었다. 태후는 모두가 잠든 깊은 밤까지 죽은 아들의 옆에 앉아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때 방문이 열리며 누군가가 들어왔다. 그의 발자국 소리는 가볍고 조용해서 태후의 울음소리에 묻혀 버렸다. 잠시 후 그녀는 누군가 자신의 어깨를 잡는 것을 느끼고는 벌떡 일어났다. 태후는 고개를 돌려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접니다." 영록이 고개를 끄덕였다. "세 시간이 넘도록 밖에서 마마를 기다렸습니다. 이렇게 지체하셔서는 안 됩니..
이외수가 전해주는 마음의 열쇠, 뼈 원문작성 [2008/05/10] 스승은 말한다. '꿀맛이 어떠냐.' 우리는 즉시 대답한다. '단맛입니다.' 그러면 꿀맛을 아는 것으로 간주했다. 꿀을 한 번도 먹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도 그렇게 대답할 수만 있으면 꿀맛을 아는 것으로 간주했다. 꿀을 한번도 먹어 본적이 없는 사람이 단지 꿀맛이 달다고 말할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진정한 꿀맛을 안다고 간주할 수 있을까. 우리는 대부분 진리의 겉껍질을 잠시 매만져 보고는 먹고사는 일에 바빠지기 일쑤였다. 하루 종일 우리는 같은 일을 기계처럼 반복하면서 꿀맛 모르는 인생들을 살아가고 있었다. 우리는 시간을 끌고 다니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시간에 끌려 다니면서 살아가고 있었다. 이외수 지음 동방미디어, 2004
임백준의 소프트웨어 산책 원문작성 [2008/05/05] 그러다가 어느 시점에서 특정한 조건이 충족되면 주어진(자바 언어에서 ArrayList로 선언된) 리스트의 내용을 모두 비워야 하는 순간이 있었다. 필자를 포함한 두 사람은 급히 다음과 같은 코드를 작성했다. for (int index = 0; index < list.size(); index++){ list.remove(index); } 필요한 내용을 모두 구현한 다음에 테스트를 수행했는데, 결과가 원하는 대로 나오는 것 같더니, 어느 순간 엉뚱한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그래서 두 사람은 디버거(debugger)를 돌리면서 변수의 상태를 하나씩 검사하다가 위의 루프에서 오류를 발견하게 되었다. … … 버그를 발견한 두 사람은 서로 마주보고 웃으면서 루프의 내용을 다음과 같이..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원문작성 [2008/05/04] 사람들은 아버지를 난장이라고 불렀다. 사람들은 옳게 보았다. 아버지는 난장이였다. 불행하게도 사람들은 아버지를 보는 것 하나만 옳았다. 그 밖의 것들은 하나도 옳지 않았다. 나는 아버지, 어머니, 영호, 영희, 그리고 나를 포함한 다섯 식구의 모든 것을 걸고 그들이 옳지 않다는 것을 언제나 말할 수 있다. 나의 '모든 것'이라는 표현에는 '다섯 식구의 목숨'이 포함되어 있다. 천국에 사는 사람들은 지옥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우리 다섯 식구는 지옥에 살면서 천국을 생각했다. 단 하루도 천국을 생각해보지 않은 날이 없다. 하루하루의 생활이 지겨웠기 때문이다. 우리의 생활은 전쟁과 같았다. 우리는 그 전쟁에서 날마다 지기만 했다. 그런데도 어머니는 모든 것을 잘 참았다..
백만불짜리 습관 원문작성 [2008/05/01] ... 상사나 동료들에게 "하나를 꼽는다면 어떤 한 가지 기술이 내게 가장 도움이 될까요?" 라고 물어보라.언젠가 청중들에게 "어린이들이 무리를 지어 산책을 간다면 어떤 어린이가 전체의 속도를 결정할까요?" 라고 물었다. 그러자 그들은 항상 정확히 "가장 느린 어린이요" 라고 정답을 말했다. "가장 느린 어린이"는 당신의 가장 약한 고리인 셈이다. 이 약한 고리가 당신이 앞으로 나아가는 속도를 결정하며 도달할 수 있는 최고 높이를 결정한다. 당신은 좋아하지도 즐기지도 않는 분야에서 거의 예외 없이 약한 존재다. 그러나 당신이 좋아하지도 즐기지도 않는 이유는 아직 그 분야를 정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브라이언 트레이시 지음, 서사봉 옮김 용오름, 2005
배려 원문작성 [2008/04/19] 올해 크리스마스이브는 허탈하게 넘어갔다. 혹시 우리를 부르지 않을까 해서 집 청소까지 해놓고 온 나 자신이 미웠다. 아무리 떨어져 지내지만 아이를 위해 예전처럼 촛불을 켜고 크리스마스 파티는 할 것 같았는데. 백화점에 가서 산 선물을 미리 알려주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다. 작년에 백화점에 갔을 때 그가 진열장 안의 만년필을 물끄러미 구경한 적이 있다. 나중에 값을 물어봤다가 기겁을 했지. 무슨 만년필이 그렇게 비싼지. 내가 왜 무리를 해서 그 만년필을 샀는지 나 자신도 모르겠다. 이별 선물이라도 하려는 것이었을까? 그가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했나보다.연휴가 지나도록 전화 한 통 없었다. 연락을 기다린 건 아니었지만. 역시 그렇지. 그 사람은 원래 그런 사람이었지. 내가 ..
도마뱀 원문작성 : [2008/04/15] 제각기 다른 몸을 가지면서 공유할 수 있는 것, 생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 수많은 것들의 물컹물컹한 무게를 견디며 여기까지 왔다. 생각해 보면 죽 아주 오랫동안 그렇게 해온 듯한 느낌이 든다. 어릴 때부터. 태어나기 전부터. 그것을 알아버린 듯한 느낌이 든다. 그걸 앞으로도 계속해 갈 듯한 느낌이 든다. 싫더라도. 죽을때까지. 죽고 나서도. 하지만 지금은 휴식할 때가 왔고, 많은 일들이 오래 끌기도 했고 피곤해서 이제 졸리다. 오늘 하루가 끝난다. 다음에 눈뜨면 아침 해가 눈부시게 비치며 또 새로운 자신이 시작된다. 새로운 공기를 마시고 본 적도 없는 하루가 생겨난다. 어릴 때 시험이 끝난 방과후나, 특별활동 대회가 있었던 날 밤에는 언제나 이런 느낌이 들었다. 새..
외뿔 원문작성 : [2008/04/13] ' 나한테는 외형적으로든 내면적으로든 금붕어 아줌마보다 나은 점이 물벼룩의 눈곱만치도 엄따. 나는 아무리 발버둥질쳐도 한평생 저 열등의 토굴 속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 마리 물벌레에 불과한 거시다. 괜히 금붕어 아줌마의 자화자찬에 심통이 나서 그냥 한번 장난을 쳐보아쓸 뿌니다. 하지만 금붕어 아줌마는 지금쯤 속이 몹시 상해 이쓸 거시다. 담에 만나면 아줌마라고 부르지 말고 꼭 누나라고 불러야게따.' 인간들 중에서도 자신의 외모에 지나친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여자들이 공주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 공주병 환자들은 한결같이 백마를 타고 오는 왕자를 기다린다. 그러나 공주병 환자들이 나중에 결혼해서 같이 사는 남자를 보면 거의가 마부들이다. 아무리 지체 높고 교양 있는 남자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