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078) 썸네일형 리스트형 [사람과산 OCT 2019] 하쿠나 마타타! 우리 같이 등반할래요? [원문] 사람과산 2019 10월호 (Vol. 360) 케냐 헬스게이트 국립공원 암벽 등반 글·사진 차승준 (Liah Cha) 킬리만자로 등반을 마치고, 탄자니아에서 국경을 넘어 케냐의 나이로비로 이동했다. 유일한 일행이었던 신차원정대 대원 하섭이는 업무 일정으로 먼저 귀국을 했고, 홀로 남은 내게 나이로비에서 하루의 시간이 주어졌다. 고민할 여지도 없이 나이로비 인근의 등반지와 함께 암벽등반을 함께할 수 있는 현지인을 수소문했다. 운이 좋게도 나이로비 시내에는 동아프리카 유일의 실내 클라이밍 센터인 클라임 블루스카이(Climb Bluesky)가 있었다. 곧 바로 센터에 연락을 넣어 센터의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나오미(Naomi)와 등반 약속을 잡았다. 등반지로 정한 곳은 주상절리 크랙이 매력적인 헬스게.. [걷는 사람, 하정우] 걸어서 출퇴근하는 배우, 하정우 ■ 본문 중에서 #서문_ 웬만하면 걸어다니는 배우 하정우입니다 - 8p. 글쎄, 언제부터였을까? 돌아보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오직 걷기밖에 없는 것만 같았던 시절도 있었다. 연기를 보여줄 사람도, 내가 오를 무대 한 뼘도 없었지만, 그래도 내 안에 갇혀 세상을 원망하고 기회를 탓하긴 싫었다. 걷기는 가진 게 아무것도 없는 것만 같았던 과거의 어느 막막한 날에도, 이따금 잠까지 줄여가며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지금도 꾸준히 나를 유지하는 방법이다. 이 점이 마음에 든다. 내가 처한 상황이 어떻든, 내 손에 쥔 것이 무엇이든 걷기는 내가 살아 있는 한 계속할 수 있다는 것. - 10~11p. 사람마다 보폭이 다르고, 걸음이 다르다. 같은 길을 걸어도 각자가 느끼는 온도차와 통점도 모두 다르다. 길을 .. [꿈속의 알프스]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산사람들의 이야기 몇 해 전 인수봉 등반을 마치고 내려오던 도선사 입구 주차장에서 화려한 색의 바지를 입은 한 산악인을 만났고, 주변의 선배님들께서 '꿈속의 알프스' 임덕용 선배님이라고 알려주셨다. 멀고 높게만 느껴지는 선배님께 멋쩍은 인사를 드리고는 기회가 되면 얼른 책을 찾아보아야지 마음먹었다. 그리고는 서점에서 책을 찾으려는데, 절판된 오래된 산서는 구해 읽기가 마땅치 않았다. 스마트폰 메모 앱 구석에 '산서 구매 목록'을 만들어 두고, 틈나는 대로 책들을 검색해보곤 했는데, 오래된 헌책방에서 어렵사리 '꿈속의 알프스'를 찾을 수 있었다. (95. 6. 12. 미선) 이란 메모와 함께 '내 좋은 山 친구에게'라는 선물 메시지가 담겨있었다. 아마도 80년대 출판되었던 이 책은 95년 선물이 되어, 95부터 20여 년을.. [히든 피겨스] 천재성에는 인종이 없고, 강인함에는 남녀가 없으며, 용기에는 한계가 없다 Katherine : There's no bathroom for me here. 여기엔 제가 쓸 화장실이 없어요. Harrison : What do you mean there is no bathroom for you here? 여기 자네 화장실이 없다니? Katherine : There is no bathroom. 여기엔 화장실이 없어요. Katherine : There are no colored bathrooms in this building or any building outside the West Campus, which is half a mile away. Did you know that? I have to walk to Timbuktu just to relieve myself. And I can.. [사람과산 SEP 2019] 7대륙 최고봉 등정을 위한 첫걸음, 킬리만자로! [원문] 사람과산 2019 09월호 (Vol. 359) 해외등반_ 아프리카 최고봉 탄자니아 킬리만자로(5,895m) 킬리만자로 신차원정대 "누나... 춥고 배고프고 졸려요..." "하섭아, 안 되겠다. 우리 그냥 버스 탈까?" 새벽 4시, 35km 지점을 막 지난 지점이었다. 터덜터덜. 발걸음이 너무 무거웠다.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눈꺼풀도 연신 감겼다. 엎친 데 덮친 격, 몇 해 전 부상이 있었던 발목까지 시큰거려오니 더는 버티지 못하고 두 손을 들고 회송 차량에 몸을 실었다. 킬리만자로 원정을 한 달여 앞두고 마지막 훈련 및 단합을 위해 참가한 '신라의 달밤 165리 걷기 대회(66km 코스)'에 나간 우리는 보기 좋게 나가떨어지고 말았다. 마지막 훈련에서 삐끗한 이후, 우리는 결의를 더욱 굳건하게 .. [사람과산 SEP 2019] 창공을 가로질러 붉은 벽으로 가라 [원문] 사람과산 2019 09월호 (Vol. 359)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4168370&memberNo=39582715 레드페이스와 함께하는 아웃도어 파라다이스 _ 설악산 적벽 글 · 문예진 기자 사진 · 주민욱 기자 협찬 · 레드페이스 그것은 위압감이었다. 하늘 높이 치솟은 100여 미터의 검붉은 벽을 처음 마주했던 순간, 나는 분명 그런 것을 느꼈다. 때는 지난해 8월, 등반 차 설악산을 찾았다. 옛 비선대 산장 건너편의 가파른 사면을 따라 10여 분 오르니 이내 머리 위로 조망이 트이고 적벽에 다다랐다. 가까이서 보니 적벽은 위로 오를수록 경사가 심해지는 오버행이었다. 턱을 높이 치켜들어 고개를 한껏 뒤로 젖혀야만 그 자태.. [행복한 하루는, 기적에 가까우니까] 여행자 헤이쥬의 퇴사 후 스위스 트레킹여행 스위스 알프스 전통 트레일로 일컬어지는 비아 알피나(Via Alpina). 30명의 알파인 중에서 비아 알피나로 향하는 최종 다섯 명을 선발한다고 했다. 처음엔 자못 경쟁으로만 치달을 수 있다고 의심했던 관계들이었는데, 어느덧 막바지에 이르러 함께한 지난 시간을 톺아보니 '행복'이었다. 여느 여름보다 뜨거웠던 지난 7~8월. 두 달여의 시간 동안 우리는 매주말이면 조금씩 가까워졌다. 배려와 이해가 더해가며 서로를 북돋웠다. 어느새 우리 사이에는 끈끈한 무언가가 자리 잡았다. 그중에서도 매번 웃는 얼굴로 유독 살갑게 다가와 내 마음을 녹인 은주 언니. 그녀는 이 여름, 누구보다 뜨겁게 열정을 불살랐다. 불의의 사고로 부상을 입어 모두가 안타까워했는데, 채 아물기도 전에 언제 다쳤냐는 듯 밝은 얼굴로 다시 .. [사막을 달리는 간호사] 소아암 환우들을 위해 250km 사하라 사막을 달린 간호사 이야기 폭염 경보가 내린 무더운 여름, 물을 마셔도 갈증이 잘 해소되지 않던 날, 우리는 함께 그늘 한 점 없는 한양도성 길을 걷고 있었다. "사막도 달렸는데, 이 정도 더위는 아무것도 아니지?" "더운 건 더운 거예요" 장난스러운 대답 너머로 아련하게 사막 마라톤의 추억을 떠올리는 듯했다. 함께 산행을 하던 동반 인원들이 연신 '덥다'라는 말을 연발할 때에도, 입 밖으로 덥다는 표현을 내뱉지 않던 그였다. 부정적인 말 한마디가 주변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을 아는, 어른 같은 눈치였다. "힘들지 않았어?" 훈련이 되어 있으면 상대적으로 조금 덜 힘이 들 수는 있지만, 누구나 힘이 들고 덥다고 했다. 다만 극한의 고통, 이 순간만 넘어서면 결승선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마라톤을 경험했던 이들이라면 한.. 이전 1 ··· 31 32 33 34 35 36 37 ··· 135 다음